[Review] 존엄성 수업

글 입력 2021.03.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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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태어났는가에 관한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철없는 소리일 수 있지만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이 너무 힘들고 어려운 것 같아서 삶을 온전히 끌고 나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역시 과거보다 삶이 쉬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끌고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초반에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본질을 채워나가면서 찾으라고 한다. 그리고 불합리한 세계에 맞섬으로 본질을 채우는 행위가 이루어 간다라 한다. 갈팡질팡하는 요즘 시기에 뭔가 이 문장이 나에게 참 와닿았다.

 

나에게 사실 세계는 불합리하다. 원하는 것을 쉽게 얻지 못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그러면서 눈물도 흘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세계에 맞섬으로 나는 지구력을 기르고 더 강해지고 도전하는 대담함이 생기기도 했다. 이것이 내가 살아가면서 본질을 채우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챕터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였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취미가 일이 되면 힘들다는 말에 온전하게 공감할 수 없었다. 늘 행복하고 아름다운 생활만 기다리고 있으리라 추측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던 취미가 돈을 벌려는 일이 되어버리는걸 직접 경험하니 저 말을 온전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고 감정적으로 지칠 때도 있다. 그래도 힘듦 속마음을 간질거리게 하는 기쁨이 생길 때 그 힘듦을 털어버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도 행복과 불행이 늘 함께 따른다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끼고 있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 불행을 회피하지 말고 아파한 다음 나중에 올 행복을 더 크게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 챕터를 읽으면서 고등학교 때 시를 사랑했던 한 친구가 떠올랐다. 지금은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아니라 소식은 모르지만, 그 당시 이 친구는 시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했다. 그래서 한시를 읽고 슬프다며 눈물을 흘렸던 날이 자연스레 기억이 났다.

 

당시에 나는 시를 읽으면서 우는 친구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그 당시에도 지금처럼 내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을 때 우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덜 낯설었을 텐데. 그때는 나와 다른 것이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이 챕터를 읽고 나니 표현을 자유롭게 했던 그 친구는 자유로움 덕분에 늘 적극적이고 당찼던 게 아닌가 싶다. 어디서 나왔던 에너지일까 궁금했는데 바로 표현의 자유로움 덕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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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잘 이해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그만큼 처음에 어렵고 힘들다고 느꼈지만, 챕터마다 많은 인용 도서가 삽입되어 친숙한 책들도 많았고 그 책을 통해 챕터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책이다. 올해 막바지에 읽는다면 내가 경험한 것을 생각하며 또 다른 느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늘 책 편식이 심한 나지만 올해는 그 편식을 깨기 위해 선택한 책이 참 어려웠기 때문에 올해는 다양한 책을 읽으려는 도전을 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참 개인적인 사람이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바라면서 책을 읽고 싶었지만, 나의 경험과 나의 가치관을 결국 떠올리게 되었다. 올해에는 이런 개인주의적인 마음을 조금 더 내려놓고 타인을 바라보는 내가 되길 바란다.

 


존엄성 수업
-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 -
 
 
지은이 : 차병직
 
출판사 : 바다출판사
 
분야
인문 교양
 
규격
148*220mm
 
쪽 수 : 456쪽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정가 : 16,500원
 
ISBN
979-11-89932-60-2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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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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