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너를 사랑해줄 수 있을까, 아몬드 [도서/문학]

글 입력 2021.02.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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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흔히 집단에 소외되거나 튀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멀리 가지 않고도 학교, 직장, 심지어 가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대개 사람들은 그들에게 관심어린 시선보다 피하거나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같을 수는 없다. 결코 그들의 행동과 성격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그들이 정답에 속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소외된 이들에게 당신은 진심어린 손을 건네줄 수 있을까. 아몬드는 윤재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러한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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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표현불능증을 갖고 있다. 일찍이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을 혼자 떠안게 된 윤재의 엄마는 어떻게든 윤재를 '정상'범위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타인에게 어떻게 반응해하는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하는지를 가르쳐준다.'튀지 말아야해. 그것만 해도 본전이야'

 

그리고 하나 더 아몬드를 꾸준히 챙겨준다. 남들의 뇌에서는 정상 작동하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가 혹시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는 않을까하는 바램에서 시작된 의식이다. 미국산, 중국산, 러시아산, 심지어 호주산까지 안 먹어본 아몬드가 없다.

 

이 모든 노력들을 윤재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에게 감정과 공감이라는 단어는 그저 막역한 활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단 한 명. 윤재의 할머니는 윤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늘 윤재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네가 특별해서 그런가보다. 사람들은 원래 남과 다른 걸 배기질 못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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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인정 그리고 사랑


 

윤재에게는 뜻하지 않은 사고가 벌어진다. 윤재의 생일인 크리스마스이브에 엄마와 할머니가 어떤 남성에 의해 묻지마 살인을 당한다.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죽게 되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어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된다. 다행히도 엄마와 친하게 지내던 빵집아저씨 심박사가 윤재를 도와준다. 단지 물질적인 지원만이 아니라 윤재의 고민상담소가 되어준다.

 

엄마의 가르침없이 혼자 학교생활을 시작한 윤재에게는 문제아 곤이가 엮이게 된다. 발달의 원인은 바로 윤교수의 요청때문이었다. 윤교수는 죽어가는 아내의 마지막 순간에 잃어버린 아들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잃어버린 아들이 곤이라는 것을 윤재는 몰랐다.

 

그러나, 윤교수는 얼마 전 찾은 아들이 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교수라는 직함과 명예에 어울리지 않는 문제아 아들이었기에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며,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터이다.

 

초반에 윤재를 괴롭히던 곤이는 결국 반응이 없던 그에 굴복하게 되고, 둘은 친구아닌 친구같은 관계가 형성된다. 문제아 곤이라는 인물도 어릴 적 부모를 잃어버리고, 문제아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사회의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정당화 될 수 없지만, 곤이에게는 곤이만의 아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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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결핍된 아이와 감정은 풍부하지만 사랑이 결핍된 아이.

 

어쩌면,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한 두 아이는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기에 충부한 관계였다.

 

 

 

사랑받기에 충분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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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와 곤이. 비정상적인 범위에 드는 아이들처럼 보이지만, 그저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일 뿐이다. 물론, 문제아 곤이와 같은 아이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외된 아이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사회환경과 관심어린 애정이 아닌 사람들의 부정적시선이다.

 

단순 청소년소설로만 보였던 이 책에서 숨기고 싶었던 나의 편견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나 또한 그들에게 그저 '아몬드'가 아닌 진정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내민 손길과 사랑에 그들은 더 많은 사랑을 돌려줄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조금 더 많은 어른들이 사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그들을 마주하였을 떄, 다가갈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하는 다짐과 함께 글을 마친다.

   

  

[최은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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