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나는 좋은 에디터인가?

글 입력 2021.02.2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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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기 싫다...’

 

지난 2년 동안 매주 일요일 저녁만 되면 무의식의 공간에 부유하던 생각이었다. 직장인, 학생들이 겪는 ‘월요병’이었을까. 지난 2년 반동안 도서관, 스터디룸만 가던 취준생이었으니 직장 기피증은 아니고. 그럼 무엇이 나를 ‘월요일 기피증’을 앓는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비판해주세요... 아니 하지마세요



‘피드백 기피증’이었다.


매주 월요일이면 좁은 공간에 5명 내지 6명이 모인다. 한 사람이 자신이 써온 글을 구글 닥스에 올리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 글을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요해진다. 말없이 모두가 글을 읽는다. 그리고 5분 뒤, 한 명이 입을 연다.


“혹시... 다 읽으셨나요?”


소리 없는 끄덕임이 오가면 글에 대한 피드백이 시작된다. 일주일 동안 고민해서 쓴 글이 신랄하게 비판받는 시간이다. 고통의 시간이 시작된다. 공개처형. 물론 나의 글이 ‘까이는’ 시간도 온다. 피드백을 듣는 그 10분은 말그대로 ‘숨 막힌다’.


좋은 글을 위해, ‘비판’ 받기 위해 간 자리지만 비판하지 말아달라고 빌고 싶은 순간이다. 고심해서 쓴 글은 ‘머리로 낳은 내 새끼’ 같았고 ‘까이는’ 순간 마음이 저렸다.

 

 

 

모르겠어요



“이해가 안돼요”


그리고 2년 반 동안 100개가 넘는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이다. 내가 쓴 글의 주제를 모르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분명 글을 써내려가기 전 하나의 메시지로 뼈대를 세웠다. 그리고 그 후 기승전결을 꾸리고 뼈대에 살을 붙여갔다. 하지만 글이 이해가 안 된다니? 뭐가 문제일까.


그 후로 수많은 글을 읽었다. 단편소설, 문학, 칼럼, 뉴스. 글이란 글은 모조리 읽었다. 하지만 내 글이 왜 ‘이해가 안 되는 글’인지 납득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나 둘 비판을 받은 글을 쓰레기통에 넣기 시작했다.


‘해결이 안 되면 보지를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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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개월, 6개월 후 보기 두렵던 내 새끼들을 꺼내 보았다. 그러더니 문제점이 속속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까지 ‘필자’의 입장에서 글을 써왔던 것이다. 내가 많이 쓰는 단어, 상상으로 만든 가상 세계관 그리고 나의 단상과 통찰을 모든 독자가 안다는 가정 하에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은 ‘나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되었다.

 

 

 

좋은 에디터란?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에디터란, 누구나 이해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쓴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의 ‘글쟁이’ 시간을 떠올려보면 수식어, 형용사를 사용해서 글을 수려하게 장식했는가, ‘있어 보이는 단어’를 사용했는가, 맞춤법에는 오류가 없는가, 거창한 가상세계관을 만들었는가, 이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쓴 글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지, 7살이 읽어도, 100살이 읽어도 이해가 되는 글인지가 중요한 것이었다. 현학적으로 쓴 글이 ‘멋있는 글’인줄 알았다. 하지만 글은 방탈출 게임이 아니고, 암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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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쓰기 어려운 글은 ‘쉬우면서도 통찰이 녹아있는 글’이다. 그리고 좋은 에디터는,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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