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차 한잔에 담긴 위로의 건넴, 월하보이 [공간]

온차를 통해 느끼는 위로의 온도
글 입력 2021.02.0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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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민이 있을 때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

 

정확히 말하면 그저 단순한 티 판매점이 아니라 낯선 누군가와 차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물론 집에서 홀로 평소에 즐겨마시던 익숙한 차를 마시는 것도 편하고 좋지만, 마음이 힘든 시기엔 아예 모르는 타인이 곁에서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 큰 위안이 되고는 한다.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고민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잠시나마 심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기 때문.


Curating. 모두들 한번쯤 이 용어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흔히 수집 및 종합한 정보들을 사람들에게 안내하는 상황에서 쓰이고는 한다. 여기서 정보란 대부분의 업계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내용들을 포괄하며 차 문화업계 또한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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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내가 소개하고 싶은 곳은 티 큐레이팅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26에 위치한 ‘월하보이’이다. 여기에서 60분 가량 진행되는 티 테이스팅 코스를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팽주가 내려주는 2종류의 다른 보이차를 시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맞춤 차를 추천해주시기 때문에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 또한 차에 대한 경험도에 따라 팽주가 능숙하게 코스진행의 완급을 조절해주시기 때문에 보이차를 처음 접한다 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실은 온차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체로 차를 마실 때마다 마음이 답답한 상태이다보니 차의 온도가 너무 높을 경우에는 내가 지닌 슬픔, 짜증과 같은 감정적 불순물이 배출되지 못한 채 방향을 잃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은 목 넘김과 동시에 즉각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냉차를 즐겨 마셨다. 미지근한 차는 그나마 가끔 마시는 정도였다. 그래서 현장에서 아이스로 전혀 제공되지 않는 티 테이스팅 코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점차 나는 온차를 우리는 과정적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팽주는 아무래도 차 공부를 장시간 본격적으로 하신 분이셔서 그런지 차를 우리는 손길에서 전문성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차에 대해 차분히 길지 않게 설명해주시되, 잔잔히 차의 맛을 음미할 시간을 충분히 주셨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중국 차 계열에 대한 경험이 너무 없었어서 그런지 맛에 대한 아련함만이 혀끝에 남았을 뿐 설명의 상당 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도 과정에서 찰나의 즐거움과 그에 대한 잔상이 내게 남은 것만으로 충분히 기쁘다. 그 일부를 공유하고 싶다.


우선, 죄송하지만 차의 맛은 그냥 그랬다. 그러나 결코 팽주의 탓이 아니다. 굉장히 정성껏 차를 우려주셨다. 그리고 차의 맛은 원래 주관적인 영역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성인이라면 무난하게 보이차와 우롱차의 진정한 매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난 평소에 바닐라라떼 조차 써서 안 먹는 사람이라 그런지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어른의 맛이란 이런 것인가 잠시 생각했다. 나는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차에 소량의 꿀을 타서 먹어서 그런지 단맛에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내가 마음을 뺏긴 것은 다름이 아니라 차를 본격적으로 맛보기 전에 찻잔에 향을 입히는 절차이다. 양손에 따뜻한 찻잔을 쥐고 나름의 향을 맡고 있자니 너무 행복했다. 만약 평소의 취향대로 아이스로 진행되었다면 찻잔에 향이 베었다고 해도 감동이 반감 되었을 것이다. 그 당시 속이 시끄러워서 밤을 샌 상태로 해당 공간을 찾았는데 마치 내 모든 상황을 알고 찻잔의 온기가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기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절묘하게 사물과 교감하는 듯한 체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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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주가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 가끔씩 귀여운 오브제에 찻물을 버리셔서 장식물의 정체를 여쭤보니 ’tea friend’였다. 차친구라니, 너무 다정하지 않는가? 차친구와 함께라면 혼자서 차를 마신다 해도 전혀 외롭지 않을 듯 하다.

 

또한 사진 속 차친구와 같이한 시간이 10년이 넘으셨다 하셔서 놀라웠고 나만의 차친구와 쌓아나갈 시간들은 어떤 모양일지 기대가 되었다. 사실 사는 동안 이런 아기자기한 순간들은 최대한 전부 누리자는 주의라 곧장 공예공방에 찾아가 나만의 차친구를 제작한 상황인데,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

 

모두들 월하보이의 티 테이스팅 코스를 통해 보이차와 같은 중국차만의 매력을 알아가길 바란다. 이러한 공간이 부디 많아져서 내 또래 친구들에게 커피만큼이나 차 또한 일상적인 음료로 자리잡을 날을 기다려본다.

 

"월하보이는 중국차의 미식적 낙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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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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