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감성을 자극하는 그들의 음악 [음악]

글 입력 2021.02.0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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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도 돋보이지만 함께일 때 더욱 빛나는 파트너들이 있다. 조니 뎁과 팀 버튼, 봉준호와 송강호, 왕가위와 양조위 등이 영화계의 대표적인 콤비다.

 

그렇다면 가요계에는? 프로듀서 테디와 빅뱅, 작곡가 조영수와 티아라 등 그 외에도 수많은 사람이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이들이 함께 작업을 했다 하면 음원차트 1위는 물론이고, 가수를 몰라도 노래는 알 정도로 거리 곳곳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렇게 다양한 콤비에 대해 열심히 늘어놓은 이유는 필자가 사랑하는 가요계 콤비를 소개하기 위해서이다. 바로 가수 아이유와 싱어송라이터 제휘의 만남이다. 어느덧 가요계에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아이유는 완벽한 실력과 퍼포먼스, 그리고 작곡과 작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휘는 고등학생 때 가요계에 등장한 신예 작곡가로서 최근에는 노래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코와 치즈, 첸 등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작곡 및 편곡하고 그 실력을 입증하며 명실상부 대세 작곡가로 자리매김했다. 둘의 작업은 보통 ‘작사 아이유·작곡 제휘’의 형태로 진행된다.

 

 

 

1. 아이유의 곡


 

아이유와 제휘가 함께 작업한 첫 곡은 2014년 5월에 공개된 아이유의 곡 ‘나의 옛날이야기’이다. 앨범 [꽃갈피]가 리메이크 미니앨범이었던 만큼 편곡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원곡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아이유의 색깔까지 녹여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편곡을 해낸 제휘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이 곡을 계기로 제휘는 그의 음악성을 입증하며 아이유의 여러 곡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2015년 5월에 발매된 아이유의 디지털 싱글 ‘마음’을 시작으로 작곡 제휘·작사 아이유의 조합이 탄생한다. 이후 2017년 3월에 공개된 정규 4집 [palette]의 곡 ‘밤편지’, ‘이 지금’, 2019년 11월에 공개된 미니 5집 [Love poem]의 'unlucky' 등 다양한 곡에서 호흡을 맞춘다.


그중에서도 ‘unlucky’에 가장 마음이 간다. 행운을 잡기 위해 노력하다가 오히려 그것에서 멀어지거나 행운에 집착해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아이유는 ‘운이 없다’는 것이 꼭 불행한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행운이 없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삶을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간다.

 

자신이 작다고 느낄 때마다 투박한 위로를 주는 곡이다.

 

 

 

 

아이유가 직접 쓴 ‘unlucky'의 곡 소개에서는 그녀가 이 곡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드러나 있다. 아래의 글은 곡 소개 중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가져온 것이다.

 

 

인터뷰에서도 몇 번 밝혔듯 나의 어릴 적 좌우명은 ‘나는 행운아다’였다. 마냥 어리지 않은 지금은 행운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 또박또박 나름대로 잘 걷다가도 행운이 보이면 잡고 싶은 마음에 손을 뻗고 엇박을 타다가 중심을 잃어 휘청대는 내 모습이 언젠가부터 스스로 멋져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요즘엔,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지난날을 돌아봤을 때. 내가 평생 동안 받았던 행운을 싹 다 골라내고도 다른 남는 게 꽤 많은 인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중략)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Love poem'이 내가 사랑하는 나의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건네는 응원이라면, 앨범의 첫 트랙인 ‘unlucky'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부르는 응원가다.

 

-아이유

 


 

2. 정승환의 곡


  

작곡 제휘·작사 아이유의 조합은 정승환과의 작업에서도 빛을 발했다. 2018년 2월에 발매된 첫 정규앨범 [그리고 봄]에서 일찍이 공개된 ‘눈사람’이 그 첫 곡이다.

 

정승환의 담담하면서도 애절한 목소리, 아이유의 동화적인 가사와 제휘가 작곡한 레트로풍의 포크발라드곡으로 공개 직후 국내의 여러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2019년 12월에 발매된 ‘십이월 이십오일의 고백’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차트 1위에 안착했다.


‘눈사람’이 겨울이 끝나며 옛사랑을 그리워한다면, '십이월 이십오일의 고백'은 속에 담아두었던 마음을 담담히 전하는 노래이다. 두 곡 모두 겨울의 아련함과 쓸쓸함이 잘 드러나 있다. 아이유와 제휘, 그리고 정승환의 조합은 그 감정을 더욱 극대화해 해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이유·제휘 콤비를 알고 나서 가장 놀랐던 노래가 '눈사람'이었다. 발매된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종종 찾아 듣는 노래였는데 이 곡을 작곡·작사한 사람이 저 콤비였다니. 다시 한번 놀란 순간이었다.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다.

 

 

 

 

 

3. 제휘의 곡


  

대부분 작곡 및 편곡을 맡은 제휘는 ‘dear moon’을 통해 처음으로 목소리를 공개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OST로 닿을 수 없는 존재인 달이 주는 빈곤함과 쓸쓸함, 그리고 따뜻함이라는 상반된 느낌을 담은 노래이다.

 

몽환적인 멜로디와 제휘의 보컬, 달을 주제로 한 아이유의 서정적인 가사가 마음을 울린다. 드라마의 내용과도 맞아떨어지며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노래 중 하나이다. 방송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아이유가 부른 적도 있으니 꼭 한번 들어보기를 바란다.

 




 

‘하얀 얼굴 어딘가 너에겐 어울리지 않은 그늘진 얼룩을 본 것만 같아’ / ‘네가 나에게 이리 눈부신 건 내가 너무나 짙은 밤이기 때문인 걸’

 

 

 

4. 아이유 엉망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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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와 제휘가 한 자리에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이 있다. 유튜브 채널 이담엔터테인먼트의 ‘아이유 엉망라이브’다. 시작은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되었던 향후 채널 콘텐츠를 선정하는 간단한 투표였다. 그 결과 ASMR을 제치고 라이브가 다음 콘텐츠로 최종 선정되었다.


이름부터 느껴질 만큼 가벼운 라이브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그래서 너무 많은 준비를 피하고자 방송 촬영 하루 전에 팬들에게 선곡 신청을 받는다. 그리고 정해진 곡에 맞추어 제휘가 기타, 건반 등 각종 악기로 반주하고 아이유가 노래를 부른다.


엉망 라이브가 특별한 이유는 비단 아이유의 곡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의 곡을 부르는 모습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노래를 부르는 것은 원곡자와 비교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마치 제 곡처럼 소화하는 아이유와, 어떤 곡이든 뛰어난 실력으로 연주하는 제휘의 조합은 완벽하게 준비된 공연을 보는 것 같다.


또한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제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촬영하기 하루 전날에 제휘를 섭외했다고 하던데, 아이유의 부탁이라는 이유로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실제로 제휘는 술을 마시고 아이유한테 자주 전화를 건다고 한다. 신청된 노래를 부르기 직전에 음을 맞추고 눈빛을 교환하는 순간마저 자연스러울 정도로 막역한 사이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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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발표하는 것은 쉬워졌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만한 곡을 만드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음원차트 1위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 가는 요즘, 이 둘의 협업은 더욱 빛이 난다.

 

아이유의 ‘밤편지’, 정승환의 ‘눈사람’ 등 곡의 유명세와 더불어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음악이 이들의 작품이다. 앞선 곡들에 비해 유명하지는 않은 곡이더라도, 돌이켜보면 필자가 해당 앨범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도 이 둘이 만들어갈 다양한 감성의 곡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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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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