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중음악 속 스트링 [음악]

글 입력 2021.01.3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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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구들과 비틀즈의 ‘Yesterday’를 듣고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열혈 비틀즈 팬으로 알려진 나는, 무심코 이 곡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 곡이 대중음악 최초로 현악 4중주를 사용한 곡이잖아.”


그냥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이 나와서, 내가 알고 있던 것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별생각 없던 것에 깊은 생각을 덧붙이는 것이 나의 버릇이라면 버릇이다.


클래식으로 처음 음악에 입문해서인지, 지금 즐겨듣는 대중음악들이 클래시컬하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종종 듣곤 한다. 여기서 말하는 클래시컬함은 피아노와 현악기 등 클래식 음악에서 주로 사용하는 악기가 곡의 컨셉을 잡고, 그것이 곡의 극적인 진행을 이끌어내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스트링 사운드가 풍부한 음악을 선호하는 편이다.


스트링 사운드는 정말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날카롭다. 따라서 모든 장르에 잘 어울리고, 아티스트의 성별에 구별되지 않는 음악의 조미료로 사용되고 있다.


스트링과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의 장르는 록이다. 하지만 많은 록 음악 중에서도 곡의 의도에 맞게 부드럽고, 날카로운 사운드를 연출해주고 있다.

 

 

Blur 'The Universal'

원곡보다 스트링 편곡이 더욱 돋보이는 무대이다.

 

 

내가 좋아하는 브릿팝 밴드 중 하나인 ‘블러(Blur)’는 이러한 스트링 사운드로 많은 명곡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오아시스(Oasis)의 라이벌 정도로만 인식되곤 하여 아쉬운데, 이에 평론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블러는 지나치게 영국적이었고, 오아시스는 영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이었다.’


두 밴드 모두 좋아하는 나는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당시 브릿팝의 컬러는 우중충한 분위기 연출이었고, 스트링 사운드는 이러한 분위기 연출에 큰 지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음악적 취향인데 어찌하겠는가. 이번 글에서 블러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저 스트링 사운드가 록에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YB '크게 라디오를 켜고' (원곡 시나위)

MBC 나는 가수다 中

 

 

잔잔한 록 음악 이외에도, 더 하드한 록 사운드에서도 스트링 연주가 잘 어울린다는 것은 이 무대를 통해 알려주고 싶다. 한 방송에서 YB가 커버한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 무대에서 보여준 바이올린 솔로는 더욱 극적인 연출을 해주었다.


스트링 사운드는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웅장하며 때로는 곡에 사용된 모든 악기 중 가장 돋보이는 음색을 갖고 있다. 이 점을 참고하였을 때, 현대 대중음악에서 스트링은 크게 두 가지 역할로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보컬 라인의 비어있는 공간을 채워 넣을 때이다. 현대 대중음악 중 스트링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곡을 찾아보던 중, 칼리 레이 젭슨의 ‘Call Me Maybe’라는 곡이 눈에 들어왔다. 이 곡에서 스트링은 마치 보컬과 대화하듯이 곡의 흐름을 주고받으며 진행하고 있다.

 

비트 위에 리듬감을 더해주는 일부 악기에 얹혀 거의 스트링 사운드만이 곡을 이끌어가며, 언급한 첫 번째 특징이 더욱 눈에 띄는 곡이다.

 

 

Carly Rae Jepsen 'Call Me Maybe'

위 무대에서는 키보드 연주를 통해

스트링 사운드를 구현하였다.

 


두 번째는 곡의 메인 리프가 스트링 사운드인 경우이다. 이 특징은 특히 K-POP 걸그룹의 곡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러블리즈, 에이프릴, 여자친구 등 스트링 사운드가 풍부한 신스 팝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에서,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작곡가로 e.one을 꼽아봤다. e.one의 곡들은, 앞서 언급한 대로 현대 대중음악에서 스트링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e.one 작곡가의 곡을 모아둔 영상.

보컬의 흐름 속에서 숨어있는

스트링 사운드를 찾아볼 순 있지만,

스트링이 사용된 리프를 듣고 싶다면

영상 속 곡들을 찾아듣는 것을 추천한다.

 

 

세상의 주류 음악이 클래식에서 팝으로 바뀌고, 클래식에서 전형적으로 쓰이던 바이올린족이 현대 대중음악에서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롭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실험적인 음악 스타일을 지양하는 요즘, 장르와 스타일의 벽을 허문 악기와 음악의 조합이 새로운 음악사의 유행으로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이호준컬쳐리스트.jpg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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