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영화과 학생이 뮤지컬 오디션을 심사한다면 - 내가 광이 날 상인가

대한민국 최초 뮤지컬 오디션 콘서트
글 입력 2021.01.26 05:4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완결된 공연이자 미완결의 오디션


 

<내가 광이 날 상인가>는 뮤지컬 배우 서범석의 첫 창작 뮤지컬 <모쏘라웃>에 출연할 배우를 관객이 직접 선정하는 오디션 형식의 뮤지컬 콘서트이다.

 

현장에서 관객들이 보고 듣고 직접 뽑은 배우와 함께, 오는 3월 <모쏘라웃>이 공연하게 되는 것이다. 투박하지만 열정적인 신인 배우들의 모습은, 오늘날의 모든 사회초년생들과 닮아 있어 더욱 인간적이고 매력적이다.

 

사전 1차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24명의 배우를 한 팀에 8명씩 구성하여 매회 공연이 진행된다. 여기서 신인 배우들의 안내자 역할로, 뮤지컬 베테랑 배우인 서범석, 김재한, 윤영석, 이은율, 유성녀, 장대성이 각 팀의 멘토가 되며 본 공연의 무대에도 등장한다. 이렇게 색다른 균형감을 갖춘 공개 오디션을 감상하며, 관객은 공연의 준비 과정과 더불어 완성된 공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105분의 길지 않은 공연 시간 동안 무려 14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Hold Me in Your Heart(<킹키부츠>에서)와 'The Origin Of Love(<헤드윅> 중)'과 같은 유명 해외 뮤지컬 넘버뿐 아니라 '모래시계(<모래시계>에서), '내가 술래가 되면(<귀환>에서)'과 같은, 비교적 생소한 뮤지컬 넘버 또한 등장한다. 그러나 뮤지컬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 관객은 그저 그 상황에만 몰입하면 된다. 이야기의 배경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감정 전달을 하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넘버는 동주, 동기, 정준, 영수 배우가 연기한 나비(<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에서)’였다. 이 곡은 본래 독백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나비ㆍ강물ㆍ바람ㆍ해설자로 파트를 나누어서 부르니 가사 전달이 더욱 뛰어났다. 스토리텔링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버전보다 몰입해서 감상했다.

 

 

[크기변환]!20201229225649_dlgqxhly.jpg

 

 

필자는 연극영화과 재학생으로서, 신인 배우가 무대에 서는 것이 얼마나 명예롭고도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풋내기 대학생이 되고 처음으로 연기와 연극에 도전하면서, 공연 예술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광이 날 상인가>의 주인공 - 신인 배우들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가끔 음정이 떨리고, 호흡이 부족하기도 하고, 표정 혹은 몸짓이 어색한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몰입의 균열'은 이 공연에서 큰 문제가 되는 요소가 아니었다.

 

<내가 광이 날 상인가>는 관객에게 심사위원의 자격을 부여하지만, 그 역할은 평가자로서 절대적이지 못하다. 공연이 끝나고 두 장의 스티커를 붙이는 정도의 의사 표명이 전부이다. 그 배우가 어떤 이유로 좋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의무도, 사실상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다.

 

깐깐한 평가를 내리기엔 <내가 광이 날 상인가>는 너무도 인간적이다. 관객은 '평가자'보다 '동료'에 가까워진다. "사실 관객석에 어머니가 와 계십니다"라는 배우의 솔직한 고백, "할 말 없으면 우리 삼행시라도 할까요?"라는 인터뷰어의 유쾌한 농담. 배우가 노래를 부르기 전 긴장한 모습, 다른 배우의 연기에 감탄하는 모습, 그리고 본인의 노래가 끝나고서야 짓는 안도감의 미소. 관객은 이러한 모든 과정을 살펴보며 배우들을 '평가'하기보다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문화 예술이 위축된 요즘, <내가 광이 날 상인가>는 관객과 배우가 허물없이 소통하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공연이다. 신인 배우들이 만들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오디션을 감상하며, 삭막한 시기에 열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가실 수 있기를 소망한다.

 

 


+ 함께 보면 좋은 영화, Fame(2009)


 

[크기변환]!lt5wv-C2ZTMJAAK15-Full-Image_GalleryBackground-en-US-1561078312253._SX1080_.jpg

 

 

뉴욕 46번가에 위치한 PA 예술 고등학교. 치열한 경쟁률의 오디션을 통과한, 미래의 아티스트가 될 인재들만이 이곳에 모였다. 그러나 '명문 고등학교'로의 입학이 미래의 'FAME', 즉 명예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학생들은 부모님, 재능이라는 각자의 장애물들에 가로막힌다. 불확실한 미래에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먼지를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꿋꿋이 나아간다.

 

뮤지컬 영화 은 공연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다사다난한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학생들은 <내가 광이 날 상인가>의 신인 배우들의 모습과 닮았다. 이들은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루면서도, 자신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려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다듬어지지 않은 열정은 청춘만이 보일 수 있는 순수하고 젊은 패기이다.

 


*

 

내가 광이 날 상인가

- 뮤지컬 모쏘라웃 공개 오디션 -

 

 

일자 : 2021.01.07 ~ 2021.01.31

 

시간

평일 7시 30분

주말 및 공휴일 2시, 6시

화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광나는사람들, (주)퓨리파이

 

주관

타임컴퍼니, 예그린씨어터

 

관람연령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공연시간

105분

 


[한지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