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고궁의 옛 물건

글 입력 2021.01.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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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의 옛 물건
- 북경 고궁박물원에서 가려 뽑은 옛 물건 18 -
 
 

표지 평면_고궁의 옛물건.jpg


 
옛 물건은
훗날 역사라 부르는
모든 사건의 '씨앗'이다






<책 소개>
 
 
북경 자금성 안에 위치한 고궁박물원은 우선 그 방대한 소장품 숫자에서 방문객을 압도한다. 소장품은 186만 점이 넘는다. 한 연구자가 하루에 5점씩 본다고 가정했을 때 전부 보는 데 1,000년이 걸리는 양이며, 매년 바꾼다 해도 전체 소장품의 0.6%밖에 전시하지 못하는 숫자이기도 한다.
 
베이징 고궁박물원에 근무하는 저자가 수많은 고궁의 소장품 중 가장 대표적인 옛 물건을 고르고 골라 18주제로 요약했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면 박물관 전시실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릇과 그림, 가구와 옷들이 '후!' 하고 멈췄던 숨을 쉬고 먼지를 털고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엄정한 학자이면서 다큐멘터리 예술 감독이기도 한 작가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더 이상 박물관이라는 곳이 옛 물건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곳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색과 소리를 회복한 옛 물건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고, 칼과 검을 휘두르고, 이야기를 하고, 손뼉을 치고, 큰 소리로 웃는 것이 보인다.
 
고궁의 소장품을 '유물'이라 부르지 않고 '옛 물건'이라고 부르는 것은 저자가 유물이 품은 시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모든 소장품에는 여러 왕조의 비바람이 수렴되어 있고, 시간의 힘이 응축되어 있다. 그 광대한 물질의 세계에 들어선다는 것은 모래 한 알이 사막에 파묻히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장자는 아침 버섯이 그믐과 초하루를 모르고, 매미가 봄과 가을을 모른다고 했다. 궁전의 옛 물건도 그와 같은 가르침을 준다. 이 책은 중국에서 발간된 '주용의 고궁 시리즈' 9권 중 한 권으로 탁월한 이야기성과 시각적 묘사와 시적 문장으로 유물에 담긴 내밀한 아름다움을 발견해서 들려준다.
  




<출판사 서평>
 
 
여기 소개되고 있는 고궁박물관의 진품들은 그 시대 생명의 요구, 시대의 미학과 공예의 이상을 쏟아 부어 만들어낸 실용적이고 눈부신 증거품들이다. 모든 왕조가 자기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 상나라는 광활하고 야성적이며, 폭력적이고 상상력이 충만한 시대로, 걷잡을 수 없는 힘과 예측할 수 없는 변화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해석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신에게 맡겼다. 그리고 '은허'로 대표되는 많은 물건을 남겼다.
 
한나라 때는 남자가 주인공이었다. <말에 밟힌 흉노> 같은 석조상이 한나라의 강성한 기질을 대표한다면, 당나라 때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여성의 형상이다. <채색한 도기 여성 인형(陶彩繪女俑))>은 중국식 비너스이자 당 제국의 요염한 풍격을 대표한다.
 
당나라의 열렬하고 분방한 성격을 당삼채보다 더 잘 표현한 기물이 없고, 북송 문인의 청아하고 그윽한 기질을 여요 자기보다 더 잘 표현한 기물이 없다. <하늘색 유약을 바른 줄무늬 여요 술잔(汝窯天靑釉弦紋樽)>은 한나라 때 동으로 만든 술잔[樽]의 조형을 모방했지만, 청동기처럼 긴 이빨과 손톱을 휘두르는 장식 문양으로 눈길을 끌지 않는다. 대신 유약으로 기물을 아름답게 했다.
 
청나라 왕조는 중국 역사상 원나라를 제외하면 영토가 가장 넓고, 인구도 가장 많고, GDP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청나라 문화는 (당나라 같은) 포용력과 탄력성이 부족했다. 그래서 오늘날 사람들의 눈에는 낙후된 보수의 상징으로 보인다. 오히려 속세의 골목에서 일어난 경극이나 <홍루몽> 같은 예술이 청나라의 진정한 유산이 되어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오늘날까지 펄떡이고 있다.
 
로마나 아테네의 유적과 유물을 대할 때는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즐기지만, 중국의 문화유산을 볼 때는 항시 그때의 우리나라의 역사적 상황과 이에 연관된 우리의 유물, 유적을 겹쳐 보게 된다. 그래서 한편으로 우리는 문화의 특질 이해하게 되지만 마음 한켠에 은연중에 자리 잡고 있는 중국문화에 대한 비판의식이 드러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 2천여 년 간 끊임없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 그것을 일방적인 수혜로 여기는 건 곤란하다. 거기에는 수용자의 선택과 주체적인 변용이 작용했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 로마와 기독교 문화에 영향을 받은 것에 열등감을 갖고 있지 않듯이 발달된 중국 문명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에 의심을 가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인류 문명의 발상지와 지근거리에 위치하면서 다른 나라에 흡수되지 않고 국가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소중한 자원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이런 한국만이 가지는 독특한 위상은 서양인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우리의 전통 한복에 대한 '한푸(漢服), 한복(韓服)'논쟁이 있었고, 유명 중국 유튜버와 유엔 중국 대사가 김치를 직접 담그는 영상을 올리자 김치 원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질수록 이런 뉴스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문화는 서로 경쟁하고 교류하며 새롭게 해석되고 창조된다. 이런 한국과 중국의 오랜 전통은 새로운 세계로 나가기 위한 하나의 연결망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고궁의 옛 물건
- 북경 고궁박물원에서 가려 뽑은 옛 물건 18 -
 

지은이
주용
 
옮긴이 : 신정현
 
출판사 : 나무발전소

분야
예술사

규격
152*215

쪽 수 : 344쪽

발행일
2020년 12월 29일

정가 : 22,000원

ISBN
979-11-86536-73-5 (03600)





저역자 소개
     
 
주용(祝勇)
 
고궁박물원 시청각연구소 소장, 예술학 박사. 400만 자 이상을 저술했고, <주용 작품 시리즈> 12권을 냈다. CCTV 대형 다큐멘터리 <신강>을 총감독했다. 대표작으로 <옛 궁전> <피의 조정>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고궁의 풍화설월>, <고궁의 숨겨진 모퉁이>, <고궁에서 소동파를 만나다> 이후 선보인 '고궁의 아름다움'에 관한 책이다.
 
 
신정현
 
이화여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대만사범대학에서 공부했다. 중국에서 출판 관련 일을 하다 보이차에 매료되어 윈난(雲南)농업대학원에 입학하여 보이차를 연구했다. 지은 책으로 <보이차의 매혹>, <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 <퇴근길 인문학>(공저)가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보이차의 과학> 등이 있다.
 




표지 입체_고궁의 옛 물건.jpg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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