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른 소리, 같은 뜻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1.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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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에서 화제가 된 동영상이 있다. 일본 어린이 동요 대회에서 ‘이누노 오마와리상(강아지 순경 아저씨, いぬのおまわりさん)’을 부른 무라카타 노노카(村方乃々佳)가 그 주인공이다.

 


노노카 사진.jpg

 

 

2020년 11월 일본 NHK가 주최한 “제35회 동요 어린이의 노래 콩쿠르”에 출전해, 평균연령 8세의 어린이 부문에서 만 2세의 나이로 은상을 받았다. 역대 은상 수상자 중 최연소 기록이라고 한다.

 

1m도 안 되는 조그만 아이가 리듬을 타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넓은 무대, 웅장한 그랜드 피아노에 대비되어 한층 귀여움이 돋보인다. 같은 해 12월 후반, 대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대회 영상은 글 작성 시점에서 조회수 628만 회를 기록하며 큰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공식 인스타그램, ‘노노카와이’라는 팬카페가 개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노노카의 부모님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노노채널(ののちゃんねる)’을 통해 한국 팬의 응원에 감사를 전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는데, 해당 영상에서 노노카는 “안녕하세요, 노노카입니다, 사랑해” 등의 짧은 한국어를 한다.

 

 

한국어 연습.PNG

 

 

물론 외국인이다 보니 발음이 완벽하지는 않다. 이렇게 서투른 실력에도 한국어를 말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친밀감이 생기고는 한다.  노노카 외에도 다른 일본인이 한국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여러 매체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받아들여 호의를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의 서투른 발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댓글에서 그치지 않고 따로 영상까지 만들어 일본 특유의 외국어 발음을 조롱하기도 한다. 반대로 한국인의 일본어, 영어 발음에 대한 부정적인 영상도 분명히 존재한다.

 

외국어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영상을 보면 속상한 마음이 든다. 이것은 특정한 언어가 열등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발음 체계가 달라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1. 음절과 받침


 

한국어와 일본어는 음절의 개념이 다르다. 음절은 소리를 낼 수 있는 발음의 최소단위를 뜻한다. 한국어는 모음 중심으로 음절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음+모음], 혹은 [모음]의 형태가 되어야 소리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ㅏ’는 ‘아’라고 발음하거나 자음이 합쳐져 ‘가, 나’ 등의 소리로 발음한다. 자음은 혼자서 발음할 수 없다. ‘ㄱ’이 혼자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반면 일본어는 문자 자체로 이미 발음할 수 있다. 아(あ), 카(か), 사(さ) 등 자음+모음이 결합한 형태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음과 모음의 구별이 없고 ‘받침’이라는 개념도 없다. 대신 촉음이라 불리는 っ, 발음이라 불리는 ん이 받침의 구실을 수행할 뿐이다. 따라서 한국어나 영어의 받침은 일본어의 체계 안에서는 다음 음절로 밀려나 발음된다. 예를 들어 ‘입니다’는 ‘이무니다’, ‘합니다’는 ‘하무니다’로 소리가 난다.

 

 

 

2. 각 언어에 없는 소리


  

일본어에는 있지만 한국어에는 없는, 그리고 한국어에는 있지만 일본어에는 없는 소리가 있다. 이런 소리를 말할 때는 자신이 쓰는 언어에서 가장 가까운 소리로 발음을 한다. 또한 표기가 가능한 언어도 사실 완벽히 같은 소리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꾸준히 노력해야만 원어민의 발음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일본어에는 된소리 ㄲ, ㄸ, ㅃ, ㅆ, ㅉ 그리고 모음 ㅓ, ㅕ, ㅢ, ㅝ 등의 소리가 없다. 따라서 ‘아빠’를 ‘아파’, ‘여러분’을 ‘요로분’, ‘엄마’를 ‘옴마’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한국어에는 일본어 ざ(자), じ(지), ず(즈), ぜ(제), ぞ(조) 소리가 없다. 한국어의 ㅈ(j)으로 표기하지만 사실 영어의 z 소리에 가깝다. 따라서 감사를 표현하는 ‘아리가토우고자이마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의 경우 자(ざ)의 발음을 통해 외국인임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つ는 한국어 ‘츠’와 ‘쯔’가 섞인 소리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기 때문에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소리 중 하나이다.


언급한 것 외에도 차이점은 많다. 이렇듯 음절 개념부터 받침의 유무, 각자의 언어에만 있는 소리 등 여러 가지 이유에 영향을 받아, 같은 단어라도 발음이 달라질 수 있다.

 

 

 

3. 영어를 발음할 때


 

이러한 발음 차이는 영어로 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그래서인지 검색 몇 번에 각국의 영어 발음 비교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인의 영어 발음을 희화화하는 영상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 예시로 유명한 것은 ‘맥도날드’이다.


맥도날드는 영어 ‘Macdonald’를 한국화한 발음으로, 일본화한 이름은 ‘マクドナルド(마쿠도나루도)’가 된다. 본래 외국어는 다른 나라에서 쓰이기 시작하면서 해당 나라에 편한 형태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마쿠도나루도’는 한국의 ‘맥도날드’보다 변한 정도가 더 크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는 것 같다. 하지만 각 언어의 차이를 안다면 왜 이러한 발음으로 바뀌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Macdonald’는 한국어로 발음할 때 마지막 d가 ‘ㄷ’로 바뀐다. 하지만 자음은 단독으로 발음할 수 없다. 따라서 모음 ‘ㅡ’가 추가되어 [맥+도+날+드], 맥도날드가 된다.


일본어도 마찬가지로 c, l, d라는 자음이 단독으로 올 수 없다. [자음+모음]의 형태가 발음할 수 있는 기본 음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어에 있는 비슷한 소리로 바꾸어 발음하면 [ma+cu+do+na+ru+do], 마쿠도나루도가 된다.


이처럼 언어는 각자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음을 기준으로 우열을 매길 수 없다. 각 언어의 발음 차이에 흥미를 가지고 즐기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소리는 달라도 뜻은 같은 법. 그것이 언어에 대한 조롱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최예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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