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코미디 속에서 받는 위로 - 멜로가 체질 [드라마]

글 입력 2021.01.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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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볼 때 정주행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정주행보다는 그때그때 본방송을 챙겨보는 걸 선호한다. 똑같은 걸 보더라도 본방송으로 즐길 때가 더 재밌기도 하고, 한 편을 보고 난 뒤 다음 편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나에겐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의 전개를 상상하기도 하고 다시 보면서 본방송으로 보면서는 미처 몰랐던 부분을 찾기도 하고 두 번 봐도 좋은 장면들이 생기기도 할 때, 그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를 뒤늦게 알아 넷플릭스로 정주행한 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덕분에 내가 그 드라마를 뒤늦게나마 볼 수 있었지만, 본방송으로 한 편 한 편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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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은 수다 블록버스터라고 소개하는 드라마답게 대사에 아주 신경 쓴 드라마이다. 일단 대사량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그 어마어마한 대사 속에는 주옥같은 말들 또한 어마어마하게 많다.

 

“서른 되면 어른 될 줄 알았어?!” 포스터에 적힌 문구마저 내 마음을 정확히 관통했다. 고등학생 때만 해도 스무 살만 넘어도 되게 어른 같고, 어른은 저절로 되는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지는 못하고 어른이 쉽지 않다는 것만 알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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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을 맡은 한주는 PPL을 하지 않겠다는 배우 때문에 애를 먹는다. 드라마 현장에선 감독, 매니저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다들 나 몰라라 한다. 감독들을 찾아간 한주는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빠라고 불러보면 생각해 보겠다’라는 성희롱적 발언만 듣게 된다.

 

다음 날, 한주는 과한 애교와 오빠 소리를 남발하며 복수 아닌 복수를 하며 정면으로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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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은 은정은 몇 년이 지난 이후에도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은정의 주위에 상수가 나타나고, 그 상수의 캐릭터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상수는 촬영현장에선 별명이 ‘야감독’일 정도로 평판이 좋지 않다. 첫 등장 역시 재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팍 든다. 근데 촬영 현장 밖에서 만난 상수는 좀 이상하고 의외다.

 

길에서 시비 거는 취객을 단숨에 제압해 은정을 구해주지만, 촬영 현장에서 말싸움까지 했던 은정을 못 알아본다. 버는 족족 보육원에 기부하고 쌀이 아깝다고 보육원에 와서 밥을 먹는다. 공감 능력 하나 없어 보이는 사람 같지만 의외로 공감 능력도 있다.

 

 

 

 

“무슨 사연 있어요? 뭐 아리고도 먹먹한 종류의 진한 사연”

“나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서 유년 시절 행복하게 보내고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가고 성공했어.”

“내 사연이 이거뿐인 게 얼마나 아리고 먹먹한 건지 알아”

 

 

이런 상수가 나는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라 좋았다. 사람이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고 좋은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안 좋은 행동을 할 때도 있지 않은가.

 

촬영 현장에선 화를 버럭버럭 지르고 막말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지만, 다른 이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면도 가지고 있다. 촬영 스태프들이 그가 보육원에서 김 회장이라고 불릴 만큼 기부 천사라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한주가 일하는 회사의 대표는 강하고 무서울 만큼 정확해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작은 역할마저도 여러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 같고 도구적 요소로 쓰이는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장점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 작품의 특징은 인물들이 겪는 어려움을 굳이 신파로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 극한직업에서 그랬듯 주인공들의 현실을 웃기게 표현하면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담아내는 그 포인트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 유쾌한 포인트가 단순히 웃기고 재밌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위로가 되어 준다는 게 이 드라마를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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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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