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변화의 중심에서 출판저널을 읽는 이유 - 출판저널 520호

글 입력 2021.01.1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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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인류는 끊임없는 변화와 혼돈에 맞서고 있다. 바이러스가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침범하지 않았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기 위함이다. 하지만 몇몇 학자들은 바이러스의 범유행 후 인류가 맞이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이전과는 매우 다를 것으로 예측한다. 즉, 코로나 이전으로의 ‘원상복귀’라는 희망을 품기에는 이미 우리의 삶이 너무나도 많이 변화했으며, 그렇기에 미래를 살아갈 삶의 양식이 더욱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무언가가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답이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IT’다. 2010년대 이후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으며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졌고,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거쳐오면서 IT 산업은 더욱 주목받는 분야가 되었다. IT 산업이 언택트(Untact) 시대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해결책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쯤에서 문화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이들이 의아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책 문화’는 현시대와 동떨어진 분야로 여겨질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다채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데, 굳이 아날로그적인 도서와 출판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학’이나 ‘독서’라는 키워드는 이미 새로운 시대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옛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책 문화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웹툰이나 웹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독자들은 온라인 독서 앱이나 오디오북을 통해 생생한 지적 즐거움을 얻는다. SNS에 넘쳐나는, 짧은 자극과 쾌감을 주는 ‘숏폼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오히려 길고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책으로 회귀하며, 활자를 통해 마음을 달래고 위안을 얻는다.


이렇듯 책문화생태계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렇기에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변화하는 인류의 모습에서 빼놓지 말고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책 문화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출판저널>은 현재 한국의 책 문화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잡지다.


이번 <출판저널> 520호의 특집좌담에서는 만화출판과 웹툰 콘텐츠에 관한 전망을 다루었다. 만화 산업이 가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는 것은 만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잘 아는 사실이다. 2017년 만화(웹툰)의 매출액이 1조를 돌파하였고, 10년간 만화 수출액의 880%가 성장했다. 게다가 만화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매체로 재창작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창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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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다음 웹툰)

 

 

나 또한 만화를 읽고 관련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는 것을 좋아한다. 웹툰 <나빌레라>를 읽으며 눈물을 쏟은 후, 뮤지컬 <나빌레라>를 보면서 또 눈물을 쏟았다. 아마 얼마 뒤에 방영할 드라마 <나빌레라>를 보면서도 그럴 것 같다. 이외에도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스위트홈> 등, 내가 접한 콘텐츠 중 많은 것이 만화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본문에서 박세현 만화비평가는 현재 주목받는 만화와 웹툰, 그리고 본인이 발간하는 만화 비평지를 소개한다. ‘이런 소재로도 만화를 만들 수 있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현재 한국에서 출간되는 만화 장르의 스펙트럼은 넓고 다양했다. 과거에는 특정 장르의 만화가 유행했다면, 이제는 장르의 한계를 넘어 대중성은 물론이고 작품성까지 고루 갖춘 만화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그만큼 수많은 창작자가 하나의 만화적 세계를 오롯이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만화 산업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더욱 절실한 것은 창작자의 수고로움에 걸맞은 지원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에 박세현 비평가는 만화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사회적 인식의 필요를 중요하게 언급한다.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하여 생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나는 어떤 문화 콘텐츠든 ‘비평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날카로운 비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평은 콘텐츠 창작자에게는 성찰의 여지와 동기를 부여하며, 콘텐츠 소비자와는 작품을 바라보는 깊이 있는 이해를 공유한다. 그래서 박세현 비평가와 함께한 특집좌담은 만화시장 전반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나아가 내가 만화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곱씹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번 <출판저널>에서는 만화 산업 이외에도 출판사 ‘상추쌈’의 전광진 대표의 이야기 및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도서관이 어떻게 독자와 교류하는지 소개한다. 더불어 해외 통신원들의 생생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깊이 있는 사유를 담은 칼럼을 공유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출판저널>을 처음 읽어봤는데, 그동안 알지 못한 유익한 정보를 넉넉하게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좋은 책들은 노트에 제목을 적어놓은 후 꼭 읽어 보리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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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시대다. 현재가 막막하고 미래가 불안할 때 과거를 들추어 세상을 살아갈 지혜와 용기를 얻는 것은 인류가 지금껏 명맥을 이어올 수 있던 이유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보에 의존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차고 넘치는,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그 깊이에 상관없이 우리의 눈앞을 빠르게 지나가며 뇌리에 박힌다. 책은 다르다. 그 자리에 가만히 존재하면서 독자가 올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를 볼 때면 손짓 한 번에 초와 분을 넘나들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정보만 골라 얻기 편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그것이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며 책의 내용이 주는 무게를 주도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이것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이자 매력이다.


2021년을 맞이한 출판산업은 앞으로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출판저널>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바람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문화를 넘어 구조적 생태계를 이룬 ‘책’에 관해 논한다. 결론적으로는 출판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안한다. 앞으로도 <출판저널>이 한국 출판산업의 든든한 기둥이자 현명한 나침반으로 존재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이남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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