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신나는 영감 엿보기 - 로즈 와일리展

글 입력 2020.12.30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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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와일리는 우리 삶의 사소한 것들에 주목하는 작가이다.

 

사람과 사물 등 주변 환경을 비롯하여, 역사ㆍ뉴스ㆍ광고ㆍ영화 등 자신의 삶을 둘러싼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 그녀. 예술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풋내기 전공자로서, 로즈 와일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각별한 방식은 부럽게까지 느껴진다.

 

평생 동안 일상의 소중함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 열정을 품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대단하기만 하다.

 

 

Joe McGorty 2013 Rose Wylie 1.jpg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86세의 할머니 화가 '로즈 와일리'는 유의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영국을 넘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그녀는 47세에 미술 학위를 받은 후로도 큰 명성을 얻지 못하다가, 76세에 이르러 영국 정통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지에 '영국에서 가장 핫 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되며 세계적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 그렇게 미술계의 슈퍼스타가 된 그녀는 현재 세계 3대 갤러리 중 하나인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전속 작가로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Hullo Hullo, Following on: 로즈 와일리展》는 로즈 와일리의 세계 최초 대규모 개인전으로, 회화, 드로잉, 설치미술, 그리고 최신작 등 원화 150 여 점을 선보인다.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VIP룸(Taste Members Room)에 전시되어 일반인은 관람할 수 없었던 작품들을 최초로 공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더불어 한국인들에게 더욱 반가운 소식이 있는데,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를 그린 작품이 공개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 위에 완성된 스페셜 에디션을 최초 공개하면서, 아트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을 아우르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하고 있다.

 

전시실 한 켠에는 로즈 와일리와 손흥민 선수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성별, 세대, 국적과 문화권을 뛰어넘고 소통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사실 필자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축구를 모티프로 한 그녀의 다양한 작품들을 매우 흥미롭게 감상했다. 로즈 와일리는 잘 알려진 축구광임에도 경기 내적인 것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공을 주고 받는 행위와 각 팀 로고의 상징성, 경기장의 모습을 다각적으로 묘사한다.

 


Six Hullo Girls, 2017, Rose Wylie.jpg

Six Hullo Girls, 2017, Rose Wylie

 

 

로즈 와일리의 대표작 Six Hullo Girls이다. 단순해 보이는 이 여섯 명의 소녀들은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로즈 와일리는 미용실의 '가위'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창작하였다. 가위의 곡선적인 형태, 그리고 사뿐거리는 움직임의 형상에서 소녀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다.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그녀의 작품관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실제로 전시실을 둘러보면 6M가 넘는 압도적인 초대형 작품도 만나 볼 수 있는데, 투박하면서도 장난스러운 작품, 그 세련미에 절로 웃음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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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관. 영감의 아카이브> 전시실에는 재미있는 공간이 하나 있다. 로즈 와일리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장소이다. 권순학 작가가 실제 로즈 와일리의 작업실에서 촬영한 사진의 파편들로 그 공간을 재현하였다.

 

얼핏 보기에는 너저분하고 어지러워 보이지만(공간감을 담아내고자 파노라마 형태로 촬영하였다), 그녀만의 순수하고 독특한 영감의 세계가 잘 느껴지는 듯하다. 덕지덕지 굳어버린 색색깔의 페인트통과 사랑스러운 벽면 그림들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예술가의 에너지가 절로 솟아나는 기분이다.

 

끝도 없는 장기전에 돌입해 버린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사투. 심각한 경제난과 점점 삭막해지는 사회. 예술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당연한 반응조차 사치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세상을 둘러싼 우울 속에서 생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로즈 와일리의 사랑스러운 작품들은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Hullo Hullo, Following on: 로즈 와일리展》는 2020년 12월 4일부터 2021년 3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관람 TIP )

전시가 친절한 편은 아니다. 작품 설명이 매우 적은 편이어서, 오디오 가이드 없이는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꽤나 있었다. 자유로운 해석을 선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오디오 가이드를 꼭 준비해 가도록 하자. 감상이 보다 쾌적하고 편안해질 것이다. 오디오 가이드는 '손흥민' 선수와 아이돌 뉴이스트의 멤버 '민현'의 음성으로 만나볼수 있다.

 

 

*
 
로즈 와일리展
- Hullo Hullo, Following on -


일자 : 2020.12.04 ~ 2021.03.28

시간
10:00 ~ 19:00
(입장마감 18:00)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초, 중, 고 학생 13,000원
유아 11,000원(36개월 이상)
 
주최/주관
유엔씨
 
후원
주한영국대사관, 주한영국문화원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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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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