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특별전

앙리 마티스 특별전에 우리가 가야하는 이유
글 입력 2020.11.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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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을 그려낸 화가, 앙리 마티스

 

 

사진1 포스터.jpg

 

 

클릭 몇 번이면 손쉽게 세계적인 명화를 전부 감상할 수 있는 오늘날, 왜 우리는 돈과 시간을 들여 전시회를 가야 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아우라 때문이다. 아우라는 발터 벤야민이 만든 예술이론으로, 예술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독한 분위기를 뜻한다.


같은 작품이라도 화면을 통해 보는 것과 직접 가서 원작품을 보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복제품에서는 느껴질 수 없는 원작만의 아우라, 우리는 그것을 보기 위해서 직접 전시회와 박물관, 미술관을 가게 된다. 구글 이미지를 통해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하더라도 예술 작품을 직접 마주하고 나서는 벅차오르는 감동을 만끽할 수도 있다.


오늘날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하나도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인테리어 소품이든, 인터넷에서든 우리는 손쉽게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감성을 필두로 SNS에서 앙리 마티스의 작품이 자주 눈에 띄지만, 만약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의 인생을 알고 작품을 직접 본다면 당신이 갖게 될 감동은 해시태그 그 이상일 것이다.


모르는 작품을 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아는 작품을 보는 게 더 재밌고 관심이 가니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리는 앙리 마티스 특별전에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3월 3일까지 열리며, 10시부터 20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단, 입장 마감은 19시다. 월-금 11시, 14시, 16시, 18시, 토-일 11시, 14시, 16시를 맞춰 간다면 도슨트도 들을 수 있다.

 

 

 

앙리 마티스, 그의 드로잉


 

 

“내게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정물도 풍경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형상이다.”

 

 

사진2 여자 선화.jpg

Lithograph on the theme La Pompadour

퐁파두르 주제의 석판화 1951

work by Henri Matisse ©Succession H.Matisse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직접 가서 봤을 때 솔직히 놀랐다. 그의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색채도 없이 흑백으로 선을 몇 개 긋지도 않았는데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조형적으로 아름다웠다.


앙리 마티스는 회화에서 중요한 세 가지로 화가, 모델, 모델이 화가에게 일으키는 감정을 말했다. 그는 단순히 모델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닌, 모델 개인이 가지는 분위기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잡아내서 그렸다고 한다.

 

새로운 모델을 구하면 그 모델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태도를 보고 그 인물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포즈를 직관적으로 발견해 그림을 그렸다. 같은 모델을 그리더라도 다른 자아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이 가진 시야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재현의 목적이 아닌 인물의 내면으로 본인이 직접 들어가는 것. 이 공간,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이끌리며 그림을 그렸다.

 


사진3 여자선화.jpg

아라베스크, Arabesque

Lithograph on Chinese paper, 63.3 x 46.4 cm, 1924

work by Henri Matisse ©Succession H.Matisse

 

 

오달리스크는 터키 궁정의 궁녀, 하렘의 여자를 뜻하는데 19세기 초 오리엔탈리즘의 주요 테마로 서양 회화에 등장해 근대 나체화의 주요 주제가 되었다. 앵그르, 들라크루아, 르누아르, 마티스 등 많은 화가가 이를 다뤘다.

 

앙리 마티스는 또한 화려한 격자무늬인 아라베스크 배경과 함께 모델을 그렸는데 모델과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며 관객들이 둘 다 관람하길 원했다고 한다.

 

 

 

피카소도 질투한 컷아웃 기법


 

 

“가위는 연필이나 차콜로 선을

그리는 것보다 더 감각적이다.

색채를 곧장 잘라나가는 것은

조각가가 석재를 가지고 하는 일을 연상시킨다.”

 

 

사진4 컷아웃 기법.jpg

The heart 마음 1943

work by Henri Matisse ©Succession H.Matisse

 

 

컷아웃은 물감으로 색종이를 만든 뒤 그 종이를 오려 붙여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앙리 마티스가 시도한 독특한 기법이다. 앙리 마티스는 고령과 암으로 인해 이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것이 힘들어지자 침대나 안락의자에 누워 조수의 도움을 받아 종이를 오린 후 그것을 핀과 못으로 벽에 붙이고 배열했다.


이러한 컷아웃은 앙리 마투스가 도입한 새로운 기법이며, 피카소는 그의 작품을 보고 경악하고 질투했다고 한다. 마티스는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 컷아웃을 통해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는 컷아웃을 ‘드로잉과 색채 사이의 영원한 갈등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드로잉을 통해 먼저 선을 그려놓고 색으로 면을 채워 넣는 것에 대해 고뇌했는데, 종이에 물감을 통해 색채를 완성해놓고 형태를 가위로 오려내는 것을 해결책이라 생각한 것이다.

 


사진5 마리 앙투스 컷아웃.jpg


 

모든 예술은 작가를 통해 표현되며, 작가가 가진 생각이나 살아온 인생은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앙리 마티스는 아픈 와중에도 끝까지 예술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젤 앞에 앉을 수 없다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자신의 감정을 예술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종이를 오렸다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서커스를 주제로 한 <재즈> 시리즈는 컷아웃 기법의 정점으로 여겨진다. 계획 없이 순간의 감정을 가위로 잘라내 이상적 형태를 발견하는 그의 컷아웃은, 마치 재즈의 연주처럼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하다. 그래서 서커스와 연극, 신화를 다뤘음에도 제목은 재즈인 것이다.

 

 

사진6 이카루스.jpg

이카루스, Icarus

Lithograph after a cut-out gouache, 43.4 x 34.1 cm, 1947

work by Henri Matisse ©Succession H.Matisse

 

 

위 사진은 작품 이카루스로 잘 알려진 해석만 해도 크게 세 가지가 된다.

 

첫 번째는 신화의 이카루스를 표현한 것으로, 파란색 배경은 하늘이나 바다, 붉은 심장은 태양을 향한 열렬한 동경, 노란색은 흩어져버린 날개를 뜻한다. 두 번째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공군 비행사를 묘사한 것이다. 세 번째는 공중그네묘기로, 불빛 속에서 곡예를 부리는 곡예사를 표현했다고 한다.


이처럼 앙리 마티스의 그림은 한 가지 정답만 허용하고 나머지는 전부 오답인 것이 아니라 관객이 보고 느끼는 것이면 뭐든 정답이 된다. 그의 그림은 자유롭다. 관객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자신의 감정을 실을 수 있다. 마리 앙투스의 시선을 마음껏 곡해하고 왜곡해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내도 괜찮은 것이다.

 

*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 외에도 마리 앙투스가 참여한 발레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위한 의상과 무대 미술, 낭만주의 시집의 삽화, 로사리오 성당의 스태인 글라스와 실내 장식 일체를 볼 수 있다. 그의 예술은 이젤 앞에서 그치지 않고 무대 위로, 시집 속으로, 성당 안으로 뻗어 나간다.

 


사진7 성당.jpg

안드레아 세라노, 마티스 채플, 2015

photo by Andres Serrano © Andres Serrano

 

 

그의 그림은 아름답다. 관객은 모델만의 갖는 특별한 분위기를 그의 시선을 통해 읽어낼 수 있게 된다. 그의 그림은 생명력을 가지며, 관객은 그림을 보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코로나 시국에 지친 당신을 위로해줄 앙리 마티스의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힘들고 피곤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사랑해야 한다. 사람이든 취미든,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

 


“나의 유일한 종교는

작품에 대한 사랑, 창조에 대한 사랑,

진심 어린 신실함에 대한 사랑이다.”

 

 

*

 

앙리 마티스 특별전
- 탄생 150주년 기념 -


일자 : 2020.10.31 ~ 2021.03.03

시간
10:00 ~ 20:00
(입장마감 19:00)

*
월요일 휴관 없이 운영
공휴일 정상 개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주관
마이아트뮤지엄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에디터 안우빈.jpg

 

 

[안우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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