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국의 역사를 힙합 뮤지컬로 - 해밀턴 [공연예술]

글 입력 2020.11.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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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대학 영어 교양 수업.

 

원어민 교수님이 나에게 보여준 한 편의 뮤지컬 영상. 어떻게 해밀턴을 모르냐면서 그렇게 교수님이 재생해 준 영상이, 앞으로의 내 <해밀턴>을 향한 사랑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미국의 역사적 위인인 '알렉산더 해밀턴'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해밀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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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 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해밀턴>은 본토에서 누리고 있는 그 명성과 흥행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그 이유도 그럴 것이, 이름 '해밀턴' 에 맞게 실제 미국의 설립자 중 한 명인 '알렉산더 해밀턴'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깔려 있어야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밀턴>의 경우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은 현재 21세기에 가장 잘 들어맞는 세련된 뮤지컬일 것이다.




역사적 이야기를 '랩'으로 - 해밀턴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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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이 이렇게 뮤지컬로 탄생하게 된 것은 해밀턴의 창작자인 '린 미뉴얼 미란다'가 한 서점에서 해밀턴 전기를 꺼내서부터였다.

 

해밀턴의 생애에 감동한 린 미뉴얼 미란다는 해밀턴을 주제로 한 컨셉 앨범을 작업 중, 백악관 행사에서 짧은 공연을 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인사 앞에서 해밀턴에 대한 랩을 불렀다.

 

'알렉산더 해밀턴'이라는 후렴구를 부를 때 사람들이 웃기도 했지만, 린 미뉴얼 미란다가 열정적으로 노래를 마친 후 찬사를 받았고, 본격적으로 <해밀턴>의 뮤지컬화가 진행되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오프브로드웨이를 거쳐 브로드웨이에 공연이 올렸고, 엄청난 흥행 신화를 거두며 해밀턴은 이어 토니상 시상식에서 11관왕을 차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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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충격과 치밀한 구성을 가진 <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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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이 흥행하게 된 이유는 이러한 영화 같은 뒷배경도 있었겠지만 결국에는 이 뮤지컬의 작품성 때문에다.

 

우선 첫 번째로 <해밀턴>은 '역사 이야기를 배경으로 둔 힙합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이전에 또한 여러 개의 힙합 뮤지컬이 있었지만, 이러한 시대극 배경에서 랩 하는 조지 워싱턴이라니.

 

마치 우리나라의 역사에 빗대자면 정도전과 이성계가 한복을 입고 랩을 하며 조선을 건국하는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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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들고 랩 배틀을 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모습이 걸핏하면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해밀턴>은 그 점을 역이용하여 가끔은 개그 포인트로도 사용, 전체적으로는 사뭇 진지한 분위기를 보여주며 세련된 진행을 보여준다.

 

뮤지컬 넘버들이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매우 다채로운 장르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R&B 장르, 어떤 경우엔 발라드 솔로도 있으며, 뮤지컬답게 앙상블과 함께 노래하는 부분 또한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노래가 빈틈없이 쉴 새 없이 진행되는 sung-through 뮤지컬 (대사 없이 곡으로만 진행되는 뮤지컬) 의 경우 어느 정도의 피로감이 올 수도 있는데, 해밀턴의 경우 랩 파트가 대화를 대신하면서 그 피로감도 덜고 흥미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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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재즈 장르를 차용한 넘버.

 

 

<해밀턴>의 다채로운 인물과 그를 대표하는 넘버 또한 하나의 볼거리다.

 

아마 <해밀턴>을 다 본 관객들이라면 해밀턴도 해밀턴이지만, 사실상 또 다른 주인공이었던 라이벌 '애론 버', 주체적 여성이었던 '안젤리카 스카일러', 해밀턴을 지켜보고 역사에 기록한 아내 '일라이자 스카일러' 등 여러 인물도 뇌리에 남게 된다.

 

각자 인물의 심리를 대표 넘버로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고 있으며, 그러한 넘버의 멜로디가 계속 변주되어 들려오면서 짜임새 있는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보다 더 현대적인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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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해밀턴>은 단순히 역사를 그려내는 것 이상으로 매우 현대적으로 각색해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진다. 계속적으로 해밀턴의 '이민자 출신' 배경을 드러내며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또한 여럿 나오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고전적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매우 세련된 뮤지컬이라는 것이, <해밀턴> 의 매력일 것이다.

 

 

"Immigrants, we get the job done."

우리 이민자들은 제 할 일을 다 하지.

 

- 알렉산더 해밀턴 

 

 

"You want a revolution? I want a revelation
So listen to my declaration:
"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And when I meet Thomas Jefferson,
I'm 'a compel him to include women in the sequel!"

 

혁명을 원해? 나는 새로운 사실을 원해 

그러니 내 선언을 들어봐: 

"우리는 이 진리를 자명하게 여긴다

모든 남자(men) 을 동등하게 여긴다" 

그리고 내가 토마스 제퍼슨을 만난다면, 

 

후속편엔 여자 (women) 을 넣으라고 따질거야!

 

- 안젤리카 스카일러 

 

  

현재 <해밀턴>의 경우 브로드웨이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오리지널 캐스트를 찍어놓은 영상의 경우 디즈니 플러스와 독점 계약을 해 해당 플랫폼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

 

만약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 들어온다면, <해밀턴>은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을 작품이니 꼭 보시길 바란다.

 

 

[백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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