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는 듯이 사는 시간들을 보며, 누군가 대신 나의 시간을 사는 듯한 인상. 그래서 지난 시간들을 다시 걸어가 보며, 어두운 시간들을 조명했다. 샤랄라 한 빛을 비추니 그럴듯한 현재가 되어 생동감 있게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해. 그렇게 시작된 글들이, 시간들이 하나 둘. (중략)
그리고 앞에 놓인 시간들을 풍요로이 쓸 수 있는 이정표가 되길 작게 소망.
들어가는 말을 읽으며, 나의 요즘 상황에 매우 필요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 나갔다. 그리고 나에게 놓인 시간들을 풍요롭게 쓸 수 있는 힌트를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

요즘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지루하고 재미없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다. 하루가 기대되는 게 아니라, 오늘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지루해 미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도 가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며, 친구들도 자주 만나지 못하고 항상 집과 아르바이트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취업을 하고 회사를 다닌다면 그때도 이런 지루함이 찾아오겠지? 이런 지루함을 참을 수 없어서 온종일 유튜브, 웹툰, 예능 프로그램으로 겨우 하루를 지내지만 뭔가 남는 건 없고 허전한 느낌은 숨길 수 없었다.
<시간 블렌딩>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반복되는 일상도 본인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책의 저자는 커피를 마시며 이 책의 글들을 적었다고 한다. 정말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카페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고, 커피의 씁쓸하고 달콤한 향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은 그냥 종이일 뿐인데 이런 감정을 일으키는 게 정말 신기한 것 같다.
나는 커피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원래 카페를 자주 갔었고, 혼자서도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는 걸 좋아했다. 사람들도 구경하고 해가 지는 과정을 느끼면서 음악도 듣고, 커피도 마시고 저녁은 뭘 먹을지 고민하며 집에 돌아가는 길도 좋아했다. 그런데 요즘 코로나로 인해 카페도 자주 못 가고 사람도 잘 못 만나기에 참 아쉽다. 사실 커피는 언제든 마실 수 있고, 요즘은 테이크 아웃으로 커피를 포장해가면 되니까 그 건 괜찮은데, 뭔가 마음이 허전하고 커피도 예전처럼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커피보다는 커피 마시는 그 시간이 더 좋은 거겠지.” 라는 책의 뒤편의 문구에 정말 공감한다. 친구들과 카페에 가서 수다 떨며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그립다. 커피는 사실 언제든지 마실 수 있지만 예전처럼 커피가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사람과 시간의 부재에서 오는 거겠지.
다시 카페에 앉아 도란도란 가족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때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은 그래도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다채롭게 채울 수 있도록 다른 취미를 찾거나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