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사람들에게 [사람]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글 입력 2020.11.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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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7월 코로나로 인해 구직활동을 거의 포기하고 있던 찰나에 얼떨결에 취업에 성공했다. 반신반의하며 지원한 곳에 덜컥 합격하여 한 아트페어의 사무국에서 프리랜서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이와 같은 행사들의 단순 스텝이나 통역 봉사를 해 본 적은 있지만 보다 깊숙이 현장에서 체험할 기회가 마땅히 없었기에 합격했다는 말을 유선 상으로 전해 들었을 때 내심 기뻤다. 비전공자인 나에게 문화예술계 진입 장벽이 턱없이 높게만 느껴져 좌절하던 찰나에 찾아온 세렌디피티, 뜻밖의 행운이었다. 그래서 더욱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성심껏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매일을 마냥 흘려보내지 않으려 고군분투했고 너무 마음이 앞섰던 탓일까, 번아웃이 오고야 말았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의욕적으로 어떤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사람은 개개인마다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다르기에 잘하고 싶은 마음, 열의, 간절함 같은 것들이 과도하게 커져 자신의 마음을 짓누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하고 내면세계를 들여다봐야 한다. 마음이 주는 신호들을 계속해서 외면할 경우 질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내 경험이기도 하며 현재 불면증으로 인해 잠들지 못하는 새벽이 늘고 있다.

 

그러므로 나와 같은 사람이 더는 생겨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나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있을 사회초년생들에게 몇 가지 애정 어린 말들을 전하고 싶다. 이는 나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토닥임이기도 하며 무너지지 않으려는 일종의 의식적인 방어기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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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는 ‘마음챙김’의 자세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마음챙김이란 불교 수행 전통에서 기원한 심리학적 구성 개념으로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하는 것이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마음챙김의 본질을 잃지 말라 당부하고 싶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해내려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된다. 배워나가는 과정임을 잊지 않은 채 실수를 하더라도 자책하며 확대해석 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할 점을 찾아 조금씩 나만의 속도로 발전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마음에 담아두지 않기’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들을 듣기 마련이다. 물론 좋은 소리를 듣는 순간도 있겠지만 원래 부정적인 이야기일수록 마음에 더 진한 자국을 남기며 쉽게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되고는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듣기 싫은 소리를 차단하려 아예 귀를 닫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그러한 말들이 마음에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이 다치는 상황에 마주할 때마다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내적 체력이 튼튼해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갓 회사생활을 시작한 입장에서 무슨 조언이냐며 누군가는 비웃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평소에 마음속에 품으며 실천하려 노력하던 것을 글로 적음으로써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되뇌일 수 있었다. 그리고 단 한 사람이라도 사회초년생으로서 성장해나가며 겪는 어려움들을 공감하고 혼자가 아님을 실감하며 위안을 얻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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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정신적으로 방전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예전에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글귀가 시사하듯 인생의 디폴트가 당연히 행복이라 생각했고 나의 삶이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로만 가득하기를 원했다. 그러다보니 사소한 불행일지라도 마냥 크게 느껴지고는 했다. 하지만 이제는 힘든 일이 찾아와도 무너지지 않고 헤쳐 나갈 내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고 스스로 믿는다.

 

모쪼록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계약 기간도 무사히 끝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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