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미(ARMY)는 아닙니다만, [음악]

글 입력 2020.10.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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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방탄소년단 팬은 아니다. ‘어디서 돌 맞을 소리 하냐’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간단하게 변명 시간을 가져보겠다. 중학생 때부터 소위 ‘아이돌 빠순이’ 었다. 하지만 카시오페아, 핫티스트 등 한 팬덤에 소속되긴 싫었다. 나를 지배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냥 다 좋아하면 안 돼? 왜 한 팀만 골라야 하지?’

 

아이돌을 약 15년 이상 ‘덕질’하며 한결 같이 한 생각이다. 1년에 300팀 이상의 아이돌이 데뷔한다고 한다. 한 팀 평균 4명의 멤버가 있다고 하면 매해 1200명의 아이돌이 눈앞에 나타난다. 평화주의자로 그들을 다 포용하면 안 될까. 각자 매력이 달라서 한 명만 고를 수 없었다. 닭발 VS 족발보다 더 고통스러운 밸런스 게임이었다.

 

결과적으로 팬덤이 주는 안정감과 소속감보다는 자유를 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방탄소년단만의 팬이 아닌, 모든 K-POP 아티스트의 팬이다. 그렇다. 욕심쟁이다. 자기 옹호가 조금 되었을까.

 

다양한 아티스트를 좋아해 왔기에 각 팀을 비교대상으로 두고 그룹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최애, 차애가 있듯 개인적인 취향이 섞이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돌 빠순이’의 입장에서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분석해보겠다. 과연 나는 아미(ARMY)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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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대중의 Five-Sense(오감)를 자극했다."

 

 

 

지(知)각


 

세계관은 일종의 퍼즐이다. 팬은 MV, 가사에 담겨있는 세계관을 해석하고 ‘궁예’한다. 세계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찾을 때, 팬들은 지각(알아서 깨달음)의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세계관을 풀어나가는 것이 팬덤 내에서 놀이문화가 되었다. 마치 [CSI 마이애미], <셜록홈스>를 볼 때 작은 단서를 모아 추리해나갈 때 유사한 재미다.

 

방탄소년단 유니버스(BU)라 불린다. ‘학교 3부작’부터 ‘화양연화’ 그리고 ‘WINGS’까지, 세계관 내에서 각 멤버를 아픔이 있는 캐릭터로 그려냈다. 그리고 그들 간의 관계성에 집중했다. 이는 KPOP 주 소비층인 MZ 세대에게 익숙하다. 이미 그들은 RPG 게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헝거 게임> 등을 소비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관과 인물 간의 관계 그리기는 방탄소년단 ‘입덕’에 진입장벽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수많은 아티스트 사이에서 차별화 전략이 되었고 신선한 포인트가 되었다.

 

현실성 있는 세계관도 경쟁력이다. 여느 영화, 드라마 시리즈물 못지않게 성공한 연작으로 꼽히는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연작’은 10대의 내적 갈등과 고민을 담았다. 자아 성찰, 청춘의 아픔과 성장이라는 각각의 주제가 앨범 전체를 관통하며 현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불안정한 시대에 살고 있는 1020 아미(ARMY)의 공감 버튼을 누른 격이다. 이는 다음 내용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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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각


 

세계관에 녹아있는 메시지에 공감하고 위로받을 때는 공감(共感)각을 느낀다.

 

방탄소년단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단연 ‘현실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 그룹명에서도 드러나 있듯, 방탄소년단은 사회적 편견 그리고 사회가 규정해놓은 틀 안에서 발버둥 치는 1020을 위로하고 대변한다. 그리고 당당히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라고 말한다. 즉, ‘나’의 이야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

 

방탄소년단 노래에 ‘꿈, 노력, 열정 페이’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것을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처음엔 ‘아이돌이 왜 현실의 어두움을 말해야 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는 행복, 사랑을 노래한다는 아이돌의 편견에 ‘의외성’이 되었다. ‘아이돌이 사회에 대해서 뭘 알겠느냐’라는 비판은 존재할 수 없다. 방탄소년단 멤버가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하며, 본인이 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을 한다. 메시지에 진정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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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서사, 그리고 다수가 겪는 인생의 과도기를 스토리텔링하며 아미(ARMY)는 본인이 겪는 것이 나만의 아픔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공감하고 몰입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1020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양극화 사회, 예측 불가한 사회를 사는 전 세계 1020의 이야기가 된다. 특히, 비아시아권의 주류 음악인 흑인음악을 소비하던 해외 팬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흑인음악은 보통 마약, 섹스 등을 노래한다. 참고로 필자는 대학시절 흑인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때 노래로 성에 눈을 떴다. 그 정도로 비아시아권의 주류음악은 전세대가 공감할 수 없다. 이와 비교하여 방탄소년단은 현실의 이야기, 자기계발서보다 와 닿고 접근성이 놓은 음악이라는 수단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건전’한 매력을 전한다.

 

 

 

통(通)각


 

팬과의 소통은 ‘아이돌판’의 핵심이다. 팬덤이 주는 소속감, 팬과 가수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팬덤전략이다. 빅히트는 위버스,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로 아미(ARMY)와 24시간 연결되어있다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를 소통하는 감각인, 통(通)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 창궐 전부터 이미 언택트 전략을 펼쳤다.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를 노출하는 전략보다는 SNS에 자체제작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멤버들은 직접 팬과 소통했다. 2018년, ‘트위터 최다 활동’ 남성 그룹 부문 기네스 세계기록에 오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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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방탄소년단은 왜 지금까지의 K-POP 아티스트와 다른 길을 선택했을까. 소셜미디어, 온라인 마케팅은 ‘한 수’ 앞을 내다본 전략이었다. 트위터는 한국 아미뿐만 아니라 콘서트, 행사 등 직접 만날 기회가 적은 해외 팬들의 일상에 스며들기 좋은 수단이었다. 트위터는 한국어로 내용을 업로드하면 자동번역 기능으로 각 해외 팬들의 모국어로 전달된다. 때문에 해외아미들에게 ‘언어장벽’은 K-POP을 소비하는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트위터가 오히려 접근성이 높여준 셈이다. 이렇듯 방탄소년단은 언택트로 해외 인지도를 쌓아왔고 아미는 막강한 팬덤으로 성장했다.

 

 

 

시각&청각


 

K-POP은 ‘보고 듣는 음악’을 구현했다. 가창력, 퍼포먼스, 비주얼을 망라한 종합 문화다. 방탄소년단도 이를 충족한 아티스트다.

 

댄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무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방탄소년단 무대는 <불타오르네>이다. 후반부에 댄서가 다수 등장하는데, 특이점은 ‘압도’할만한 수라는 것이다. 육안상 20명 이상의 댄서는 무대의 빈 부분이 없게끔 채운다. 그리고 그동안의 연습량을 증명하듯 댄서와 방탄소년단의 호흡에는 흐트러짐이 없고 댄서, 방탄소년단 둘 중 어느 한 쪽도 묻히지 않게 상생하며 무대를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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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BANGTANTV

 

 

방탄소년단의 댄서 활용법은 전략적이다. 최근 발매된 도 마찬가지다. 뮤직비디오 첫 장면부터 광활한 장소에 댄서들이 5열로 각을 맞추고 서있다. 그리고 그들을 가르며 멤버 지민이 등장한다. 지금까지 댄서는 ‘백댄서’로 인식되며 그야말로 아티스트의 뒤(BACK)에 있는 사람에 불과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첫 장면부터 댄서를 앞세우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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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Big Hit Labels

 

 

방탄소년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어울린다.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는 난도가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라이브는 흔들리지 않는다. KPOP 아티스트의 AR, 립싱크 논란에서도 살아남았다. 더하여 아이돌에도 유행 작곡가, 작사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은 프로듀싱이 가능한 멤버들로 직접 노래를 만들어왔다. 다른 아티스트와는 다른, 기시감을 주지 않는 노래로 방탄소년단만이 할 수 있는 장르를 구축했다.

 

 

 

나가며


 

‘국뽕’이 아니라, 어느 면에서 봐도 방탄소년단은 전무후무한 KPOP 아티스트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 UN 연설, 그래미 어워즈 공연까지. 심지어 국회의원이 나서서 그들의 병역에 대해서 걱정하고 고민한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궁금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 ARMY 1일차가 되어볼까 한다. 이미 1일 1곡, 1일 1콘텐츠 중이다.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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