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요즘 노래에서의 자기 치유 방식 [음악]

글 입력 2020.10.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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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기고 즐거움을 주기도 하는 음악은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창작자들도 음악을 만들며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해나가기도 한다.

 

특히 요즘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졌다. 음악에 그려진 화자를 통해 아티스트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어떤 특징이 듣는 이까지 다독이는 음악들의 특징은 어떠한가?

 

가온차트의 최근 몇 년간의 차트를 살펴보고 100위 이내의 곡 중, 연애와 사랑을 다루는 노래를 제외한 것의 가사를 다시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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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스로를 향해 내미는 손


 

싱어송라이터로 분류되는 아이유와 볼빨간사춘기는 20대 초반의 자신에 대한 노래를 내어 좋은 반응을 얻은바 있다.

 

아이유는 23살에 <스물셋>라는 곡을 내어 자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러한 자기 탐구는 다음 발표된 <팔레트>에서 잘 모르겠다던 자신에 대해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하는 수준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로 이어졌다. 이런 식으로 고뇌하고 괴로워하던 자신을 스스로가 위로하는 형식이 만다.

 


A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랬어 /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 아름다운 아름답던 그 기억이 난 아파서 / 아픈 만큼 아파해도 사라지지를 않아서 / 친구들은 사람들은 다 나만 바라보는데 / 내 모습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B

그래도 난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밝은 빛이라도 될까 봐 / 어쩌면 그 모든 아픔을 내딛고서라도 짧게 빛을 내볼까 봐 / 포기할 수가 없어 하루도 맘 편히 잠들 수가 없던 내가 / 이렇게라도 일어서 보려고 하면 내가 날 찾아줄까 봐

 

 

볼빨간사춘기 <나의 사춘기에게>는 2018 가온차트 연간 98위를 달성한 곡이다. A는 화자가 자신의 사춘기를 회상하는 내용이고 B는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 자신이 가졌던 꿈과 희망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과거의 자신의 아픔과 그 극복과정을 시간이 지난 스스로가 부르고 있는 구조이다. 극복의 결과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위로가 있었음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나름의 답을 얻었고 사춘기 시절의 고민과 혼란이 마무리되었기에 이를 분리하여 <나의 사춘기에게>라는 제목을 달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러한 제목은 이 노래가 과거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괴롭고 외롭지만 이 고통은 끝이 있는 것이며, 못나 보이기만 하는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전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곡의 끝에서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바랬을까’라고 외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고민과 그러한 고민을 겪었던 시절을 솔직하게 노래하는 것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고, 비슷한 고민을 겪는 이들에게는 그 끝이 온다는 희망을 알려줄 수 있다. 아픈 시간을 지나고 난 사람이 과거의 자신을 보듬는 손은 다른 누군가에게 내미는 손이 될 수 있다.

 

 

 

2. ‘너’를 향해 내미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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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너’를 향해 손 내미는 노래가 있다. 백예린의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가 바로 그런 노래다.

 

2019년 상반기에 큰 인기를 끈 노래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픔과 슬픔이 찾아오겠지만 함께 그것을 이겨내자는 노래이다. 사랑노래로도 보이고, 듣기에 따라 함께 하는 다른 사람에게 불러주고 싶어지는 노래이기도 하다.


 

나도 모르는 새에 피어나

 

우리 사이에 큰 상처로 자라도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그러니 우린 손을 잡아야 해 /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 끊임없이 눈을 맞춰야 해 / 가끔은 너무 익숙해져 버린 /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도, 그 상처가 너무 클 수도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누군가를 탓하지 말고 손을 잡자고 말한다.

 

익숙해진 서로를 존중하며 소통하면서 그 상처를 보듬어보자고 제안하는 노래다. 자신이 받을 상처와 자신이 줄지도 모르는 상처를 이겨내는 방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우리’라는 범주로 노래를 이끌어가며 ‘나’뿐만 아니라 ‘너’도 노래의 주체이자 연대로 함께 치유하자는 것이 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3. 자기 선언


 

해당 글의 <1.>처럼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지난 과거의 자신을 현재 시점에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에 대해 말한다는 점이 다르다.

 

주로 힙합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근 힙합 관련 방송 프로그램의 유행에 따라 차트 상위권에 오른 노래들이 많다. 우원재의 <시차>는 2017년 가온차트 연간 34위이자 2018년 가온차트 연간 55위이고, 지코 는 2017년 연간 55위이다. 이 외에도 비와이의 dayday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내 새벽은 원래 일몰이 지나고

 

하늘이 까매진 후에야 해가 뜨네 / 내가 처량하다고 다 그래 / "야 야, 난 쟤들이 돈 주고 가는 파리의 시간을 사는 중"이라 전해 / 난 이게 궁금해 / 시계는 둥근데 날카로운 초침이 / 내 시간들을 아프게 / 모두가 바쁘게 / 뭐를 하든 경쟁하라 배웠으니 / 우린 우리의 시차로 도망칠 수밖에 / 이미 저 문밖에는 모두 그래

 

‘야, 일찍 일어나야 성공해, 안 그래?’ / 맞는 말이지 다 / 근데 니들이 꿈을 꾸던 그 시간에 / 나도 꿈을 꿨지 두 눈 똑바로 뜬 채로

 

 

우원재의 시차는 자기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시차’로 설명한 곳이다. 다른 생활 패턴으로 사는 것부터, 그 차이로 이루어낸 결과를 ‘시차’를 중심으로 가사를 전개한다.


위와 같이 구체적인 일화를 열거하면서 자신과 타인의 시차를 강조한다. 다른 이들이 잠든 시간에도 음악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꿈을 실현하기 위해 ‘두 눈 똑바로 뜬 채’로 표현한다.

 

그리고 곡의 말미에 가서 ‘모두 위험하다는 시간이 우린 되려 편해 / 밝아진 창문 밖을 봐야지 비로소 맘이 편해 / 모두가 다 피하는 반지하가 우린 편해’라고 말하면서 타인과 다른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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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자신이 이룬 성취나 차지한 위치가 아니라 솔직하게 혼란스럽다고 밝히는 노래도 있다. 밴드 혁오의 <톰보이>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이 노래는 2017년 가온차트 연간 58위를 달성한 곳이다. 아이유의 팔레트 앨범이 나온 해에, 동갑내기 아티스트들이 23살의 자신을 다룬 곡을 써서 화제가 됐었다.

 

그런데 두 음악의 대답은 다르다. 아이유는 자기 탐구가 어느 정도 이뤄진 모습을 보이지만, <톰보이>에서 밴드 혁오는 불안함을 노래한다.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꺼져 가는데 /아아아아아’가 반복된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혼란을 나이테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다.

 

*

 

가온차트는 스트리밍과 온라인 감상 횟수가 주된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스트리밍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세대의 취향이 주로 반영된다. 가온 차트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을 때 최근 음악들이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과거의 자신과 대면하려는 경향은 곧 2030의 경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워도 결국 평생 함께 살아야 하는 스스로를 외면한다면 누가 나를 온전히 바라봐줄 수 있을까. 나를 가장 먼저 봐줘야 하는 것은 '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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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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