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삶이란 무엇일까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
글 입력 2020.10.2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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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이란 무엇일까. 영화도 삶도 버거울 때가 있는데 영화 같은 삶은 얼마나 무거운 것일까. 소위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왜 항상 극적이어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우리 사회는 서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드라마틱하지 않은 일명 ‘예술 영화’들은, 그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대부분 대중에게 버림받고 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야깃거리에 대한 갈망은 비단 영화나 예술 영역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 사회는 인간 개개인에게도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요구한다. 우여곡절을 거쳐 목표를 성취하는 삶은 물론 가치 있겠지만, 그것만이 아름다운 삶은 아니다. 잔잔히 흘러가는 소소한 삶도 그런 대로 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나 또한 영화 같은 삶을 꿈 꾼다. 다만, 그 영화 속의 서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영화는 일종의 스토리텔링이고, 내가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스토리’가 아닌 ‘텔링’의 요소이다. 어떠한 일을 겪고 살아가건,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과 편하게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그런 삶이라면 혼자만의 스토리는 비록 단출할지라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엮인 스토리는 그런대로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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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에는 이러한 '영화 같은 삶'이 녹아 들어가 있다. 프랑스 누벨바그 운동가로 활동하며 평생을 영화 제작에 헌신한 그녀는, 55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JR 감독과 친구가 되어 프랑스 곳곳을 누빈다. 그들은 영화로써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를 보이는데, 그 방식이 무척 낭만적이다.

 

그들은 시민들 저마다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삶의 모습들을 다정한 시선에서 담아낸다. 삶의 세월이 가득 묻은 주름살, JR 감독은 이것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바르다 감독은 그 소통의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여기서 감독은 일종의 해설자 역할이 되어, 시민들의 삶의 '스토리'를 부드럽게 '텔링'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시민 저마다의 분주한 삶을 포근한 시선에서 엿볼 수 있다.

 

인간 개인의 삶을 담은 영화, 그 영화 속에서 드러난 삶의 파편 몽타주를 보며, 관객은 마침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 '내 삶은 어떠했는가?'

 

당연한 반응으로 느껴지는 이 질문은 삶의 '스토리텔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스스로에 대한 질문도 일종의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당신은 부담을 가질 필요 없다. 당신의 삶은 충분히 영화답다. '영화 같은 삶'이란 당신의 그것으로 완성된다.

 

 

[한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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