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하나의 육체를 공유하는 11개의 인격 [영화]

글 입력 2020.10.17 11: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해리성 정체장애는 흔히 다중인격으로 불리는 병으로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 흔히 다중인격이라고 불리는 이 질병을 앓는 사람들은 하나의 육체에 완전히 다른 인격들을 가지고 있다. 한 육체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게 진짜일까? 평소에 아무개가 슬플 때 혹은 기쁠 때의 행동이 다른 딱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 실제 예를 들면 실명인 A의 자아가 중간에 있을 때면 앞을 못 보지만 B의 자아가 나오면 다시 앞이 보이는 시력을 가지게 된다. 정말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독립체끼리는 상대방과 이야기하듯이 담소를 나누며 기억을 공유하거나 싸우기도 한다.
 
 
 

아이덴티티, 2003


 

131.jpg

 

해리성 정체성(이하 다중인격)을 다루는 영화들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그중 오늘 기고할 영화는 ‘아이덴티티’이다. (23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가 3명의 소녀를 납치하는 영화 ‘23아이덴티티’와는 다른 영화이다)

 

이 영화는 두 가지 상황을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한가지는 폭우가 심하게 내리는 밤 외딴 모텔이 배경이다. 이곳에는 폭우로 발이 묶인 총 11명의 사람이 모인다. 리무진 운전사와 그가 태우고 가던 여배우, 경찰과 그가 호송하던 살인범, 매춘부와 신혼부부, 엄마 인격인 패리스와 어린이 티모시, 모텔 주인까지.

 

또 다른 교차 상황은 말콤 리버스사건이다. 그는 살인범이고 그의 죄를 묻고 싶은 판사와 사형을 막으려는 의사, 범인인 그가 대면하고 있다. 왜 의사는 살인범에게 살인죄를 따지지 않는 걸까? 살인범 말콤리버스는 어린 시절 모텔에서 엄마에게 버려진 후 보육원에서 자란다. 이 스트레스로 그는 방어기제로 수많은 자아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의사가 그가 무죄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어떤 인격이 육체를 지배하느냐에 따라 그의 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격들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곳이 첫 상황이다. 즉 비가 오는 날 모텔에 갇힌 11명의 사람은 모두 실존인물이 아닌 그(말콤 리버스)의 머릿속에 있는 인격들이다. 이것을 알면 모텔 살인 사건은 그의 인격들을 스스로 죽여가는 과정인 것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질병을 알고 있는 의사는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 인격이 아닌 착한 인격을 불러낸다. 그리고 “너는 다중인격이고 모텔 살인 사건은 너의 망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인지시키며 살인자 인격을 찾아서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진범만 찾아서 그 인격을 없앤다면 현실에서 더 이상의 살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빌리 밀리건


 

commonOL12329T.jpg

 

 

어떻게 되었는지는 영화를 직접 보며 추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나는 그가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대사로 끝이 난다. 현실에서도 영화처럼 다중인격을 앓는 범죄자가 존재하며 ‘빌리 밀리건’이 대표적이다. 사진에 보이는 그가 여자 3명을 강간한 범죄자이다, 하지만 그는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24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생김새, 국적, 학식, 나이, 성별 등 모든 점이 다른 독립체들이다. 물론 처음에는 모두가 ‘참 연기를 잘한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피해자들은 범죄자가 안지증(동공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병)을 앓고 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인격들을 조사할 때 그러한 증세는 보이지 않아서 의아했다고 한다. 그러다 범죄자 인격이 나오면서 자백을 할 때 눈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즉 그들은 하나의 육체에 있는 독립체들이다.

 

또한, 그들은 각자 행동하기 때문에 다른 인격들과의 대화가 없다면 기억도 공유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 빌리 밀리건의 본래 인격도 호출된다. 그의 마지막 기억은 7년 전 유서를 쓰고 뛰어내리는 순간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그래서 호출이 되자마자 “제가 왜 살아있죠?”라는 말을 했다. 몇 년간 다른 인격들이 육체를 지배한 것이다. 이를 참작하여 “빌리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 정신치료감호 10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 후 그는 정신병원에서 10년을 치료한 결과 완치가 되었다.

 

 

 

 

그가 다중인격을 앓을 때 인격이 육체를 지배하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가운데 빛이 나는 자리에 앉으면 그 인격이 육체의 주인이 된다. 그때 다른 자아들은 쉬거나 자거나 개인행동을 하고 있다.” 이 사건과 판결은 한국에서도 화제성을 모았다.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실제로 ‘심신미약’이라는 단어는 자주 볼 수 있는 단어이다. 심신 미약이란 심신장애로 인하여 시비를 변별하고 또 그 변별 때문에 행동하는 능력이 상당히 감퇴하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인성검사, 성격평가, 질문지 등의 다양한 검사를 하고 의사 7명과 담당 공무원 2명으로 구성된 정신 감정 진료 심의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신감성서가 작성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선 범죄자가 술을 먹으면 심신미약으로 연결되는 판결이 발생하고 있다. 처벌보다는 교화에 의의를 두는 한국에서 심신미약이 판결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면, 빌리밀리건과같은 사례에서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에디터 명함.jpg

 




[문소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63596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