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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플레이스>를 보고 느낀 점
글 입력 2020.10.1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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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자주 보는 코미디가 있다. 바로 <굿 플레이스>다. 시즌 4까지 나온 굿 플레이스는 사후세계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천국인 ‘굿 플레이스’와 지옥인 ‘베드 플레이스’ 그리고 그 중간인 ‘미디움 플레이스’로 그들의 세계는 나누어진다. 이야기는 베드 플레이스에 가야 하는 엘리너가 굿 플레이스로 잘못 배정돼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며, 엘리너의 내적 성장을 다룬다.
 
* 이 글은 드라마 <굿 플레이스>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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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플레이스는 총 6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굿 플레이스의 설계자인 마이클, 그의 AI 비서인 재닛, 윤리 교수님인 치디, 수도승인 제이슨, 영국 상류층인 타하니, 그리고 금발 머리의 엘리너가 그 인물이다.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그들이 배정된 굿 플레이스는 사실 베드 플레이스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후 엘리너, 치디, 타하니, 제이슨 (이하 굿 플레이스 4인방)은 ‘진짜 굿 플레이스’에 가기 위해 내적 성장을 하게 된다.
 
얼핏 보기에는 굿 플레이스 4인방이 왜 베드 플레이스에 가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베드 플레이스와 거리가 먼 윤리 도덕 교수님인 치디의 경우는 굿 플레이스에 배정되는 것이 더 올바르지 않으냐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평판이 아닌, 관계적 평판으로 배정받는 곳

 

사회적 평판이 어찌 됐건 그들은 베드 플레이스에 배정되었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치디이다. 치디는 사회적으로 ‘지옥’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실생활에서도 윤리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행동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걱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디의 행동에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디는 어떤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있을 때 자주 배가 아파져 온다. 자신의 소울메이트라고 배정되었던 엘리너가 베드 플레이스에 가야 하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생전 친구의 결혼식과 관련된 결정을 할 때도 치디는 늘 배가 아팠다. 그래서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국 그의 우유부단함은 주변인들의 피곤함을 몰고 왔다.
 
결국, 그는 윤리적 잣대로 먼 사회적 문제를 봤을지언정 자신 주변의 일은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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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영국 상류층의 타하니다. 그녀는 상류층에서 잘 나가는 사람으로, 모두에게 친절하다. 특히나 파티를 열고 사람들이 파티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런 타하니는 언니에 대한 열등감이 높았다.
 
언니의 전시회를 망치기도 하고, 그녀의 파티를 일부러 망치기도 한다. 타하니의 열등감은 결국 자신을 스스로 잡아먹게 되었고, 이후 타하니가 베드 플레이스에 오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두 명 외의 굿 플레이스 4인방 – 엘리너, 제이슨 – 는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일들 – 예를 들면 돈을 훔친다던가, 친구에게 사기를 친다든가 하는 등 –을 많이 했기 때문에 베드 플레이스에 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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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적 변화는 가능한 것일까?

 

많은 시리즈를 거치면서도 드라마는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굿 플레이스 4인방은 과거의 행동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를 도모한다. 그 과정에서 예전의 모습을 못 버리기도 하고, 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들의 행동에 ‘그래 사람은 쉽게 변하지 못하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후 시즌이 거듭되며 바뀌는 그들의 모습에 소소한 감동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극을 주로 이끌어나가는 엘리너는 윤리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설명해주는 캐릭터로 작용했다.
 
생전의 엘리너는 윤리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그랬기에 윤리적이지 않은 행동일지라도 무시하고 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사후의 엘리너는 달랐다. 윤리 교수인 치디를 만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것을 공부하게 되었고, 하루 달리 엘리너는 늘 좋은 모습으로 변화했다.
 
물론 사람의 변화에 있어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고, 사람마다 변화의 여부가 다르겠지만, 굿 플레이스를 본다면 사람에 대한 긍정적 변화를 한 번쯤 희망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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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굿 플레이스>중 시즌 4를 보고 있다. 굿 플레이스 4인방이 실제로 굿 플레이스에 갈 수 있을지, 혹은 갈 수 없을지 그 갈림길에 서 있는 시즌이다. 지금까지 4인방의 행동 변화를 본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지만, 말 그대로 ‘사람 일’이니 늘 가슴 졸이며 드라마를 보고 있다.
 
굿 플레이스는 드라마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익살스러운 요소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코믹 요소만을 가진 드라마가 아닌, 코믹 요소와 함께 철학적인, 혹은 윤리적인 요소들을 적절하게 배분시킨 것이 사람들이 굿 플레이스를 더 많이 찾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시즌의 끝에서는 굿 플레이스 4인방이 ‘진짜’ 굿 플레이스에 갈 수 있기를 바라며, 남은 플레이를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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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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