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5년 동안 살아온 대치동의 노른자 동네2 [장소]

글 입력 2020.10.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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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Opinion] 15년 동안 살아온 대치동의 노른자 동네1 [장소]의 이어지는 두 번째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동네의 특징을 잡아 그 동네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개강 5주 차로, 프로젝트 수업도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다. 이 글에 대해서 처음 쓴 것이 개강 1, 2주 차였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 주 지난 지금 프로젝트에 대한 프로세스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원래는 한 학기 내내 큰 프로젝트 하나를 진행하는 것이니 생각보다 굉장히 깊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하나의 제대로 된 브랜드 또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노동력의 투자가 필요하였고 그것은 한 학기에 완성하기에 벅찬 수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의 페이스는 굉장히 빨랐고 과제도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교수님도 이것을 아셨기에 서비스를 현실적으로 구체화하는 것보다 시각화하는 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길 바라셨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굉장히 깊게 들어가고자 하는 다짐은 조금 무너진 것 같지만, 절충점을 찾아 끝까지 밀어 가 보려고 한다.

 

원래는 과제도 하고 그것에 따라서 느낀 점들과 중간중간의 과정들을 여유롭게 작성하려고 하였지만, 시각 실험을 하는 데 있어서 너무 벅찼기 때문에 뒤늦게 복기하며 작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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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의 정원에서 내려다 본 한티마을

 

 

처음 1, 2주는 지역을 돌아다니고 그것에 대한 문헌 연구를 하면서 찾았던 지역의 특징들을 나만의 시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시각 언어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감정, 그리고 사회적 배경 등이 개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감정이나 생각이라는 것이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것을 효과적으로 시각화시키는 데에는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였다.

 

꾸역꾸역 지역의 패턴을 시각화시킨 후에 해야 했던 것은 이 지역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였다. 수업 자체의 최종 목표가 시각화시킨 요소들을 가지고 서비스 디자인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서비스 기획도 되도록 구체적으로 진행하여야 했다. 이 시기에는 아이디어 기획과 서비스에 관련한 시각화를 하였다.

 

그렇게 남게 된 시각화의 결과물은 ‘지역 패턴’ 그리고 ‘서비스 패턴’이었다. 이 두 큰 결과물들을 맥락에 맞게 합쳐서 서비스를 디자인하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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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이사이의 식물이 있는 공간들

 

 

서비스를 기획함에 있어서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한 가지 단단히 착각한 것이 있었다. 나는 분명히 대치동에서 15년 이상 살아온 주민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내가 한티마을을 조사함에 있어서 아무런 혜택이 되지 않았다.

 

한티마을은 대치 2동 안에 있긴 했지만 과거에 한 번도 방문해 본 적 없는 이질적인 동네였다. 그 때문에 나 자신을 투사하여 정확히 동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없었다. 결국 지인들을 통해서 과거 학창 시절에 한티마을에 살았었던 분들과 인터뷰를 하고 겨우 니즈를 알게 되었다.

 

서비스를 생각하기 전에는 그저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추억에 잠기거나 관찰자로서 감탄하기만 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한티마을을 바라보는 데에 있어서 충분한 관점이자 정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였던 한티마을 주민들과 실제 살았었던 분들의 입장이 다르자 그것이 오산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방인이 주민 행사를 하다가 민망해진 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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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울타리에 들어찬 나무

 

 

한티마을 분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된 후에 집 사이사이에 있는 잉여 공간에 주민들이 식물을 함께 가꾸는 서비스를 생각하게 되었다. 주택가의 특성상 굉장히 많은 잉여 공간들이 발달되어 있었고 그의 비해 주민들은 그 공간들을 정리하거나 꾸미는 데에 다소 벅참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티마을이 예전에 공동체 문화가 발달했었던 동네였어도, 대치동의 특성상 지금 주민들 사이에는 별다른 교류가 없는 점도 아이디어 도출에 있어 한 몫을 하였다.

 

긴 과정이었고 나의 지역에 대한 착각도 깨뜨리게 된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다음 주에 도출된 패턴들의 스몰 전시를 위해서 또다시 박차를 가해야 한다. 특히 시각화하는 것에 큰 부담을 가지고 매몰되다가 힘들게 생각해낸 서비스의 중심을 스스로 내치지 말도록 해야 된다.

 

물론 항상 시각화가 골치 아픈 부분이 되었기 때문에, 나와 학우들이 지치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노지우 태그.jpg

 
 
[노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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