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따뜻한 힘이 되어주는 음악들 [음악]

글 입력 2020.09.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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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들은 말이죠


 

내게 있어 인생을 살아갈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음악’. 나는 음악을 통해 많은 것들을 얻는다. 위로, 용기, 힘, 감동, 재미, 기쁨 그 무엇이든 말이다. 나는 그중에서도 내게 따뜻한 힘이 되어주었던 음악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를 언제부턴가 혼자 간직하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음악들을 통해 누군가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고, 누군가는 따스한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자신의 곁을 지켜줄 편이 생기길 바란다.

 

내가 소개할 3가지 음악은 모두 다른 나라(한국, 일본, 미국)의 음악이다. 각기 다른 나라의 음악을 가져온 데는 이유가 있다. 언어가 달라도 누가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게 바로 음악의 힘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멜로디를 듣고, 다음으로는 가사를 곱씹고, 마지막으로는 음악 자체를 온전히 감상해보길 바란다.

 

 

 

윤하의 바다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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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바다아이

아티스트 | 윤하

수록앨범 | Just Listen

발매일 | 2013.05.02

작사 | 조현아(어반자카파)

작곡 | 권순일(어반자카파), 윤하

 

  

이 곡은 윤하가 심리적으로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발매한 곡이다. 그래서 그녀가 현실에 가로막힌 어른이 아닌 순수하고 맑았던 아이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심정을 드러내는 가사가 나타나 있다. 이를 처음 접한 건 <위키드>에 나온 오연준의 예심 영상이었다. * 위키드 : 2016년에 Mnet에서 방영한 어린이들이 나오는 음악프로그램

 

어린아이만 낼 수 있는 꾸밈없는 목소리, 청아하고도 슬픈 음색으로 많은 이목을 끌었던 영상이다. 아이답지 않은 감성으로 무장한 오연준이 부르는 ‘바다아이’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예쁜 가사와 다르게 구슬픈 멜로디가 계속해서 맴돌았다.

 

그러다 보니 원곡이 궁금해졌다. 어린아이가 전하는 ‘바다아이’와 어른이 전하는 ‘바다아이’는 상당히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사에서 봤듯이 “아이가 되고 싶다.”라는 외침을 전하는 곡이니 말이다. 그렇게 듣게 된 윤하의 ‘바다아이’. 전주가 시작되고 “숨을 참고”라는 가사가 나오자마자 “아!”하는 탄성이 튀어나왔다. 그 정도로 도입부부터 확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는 그녀가 전하는 가슴 아픈 고백이자 세상에 전하는 외침 같았다. 같은 곡임에도 아주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두 버전을 모두 들어보길 추천한다.

    

 

숨을 참고 눈을 감고 귀를 닫고 그곳으로 갈 거야

너를 안고 손을 잡고 그곳으로

 

세상은 나에게 내 삶을 말하지 어른이 되면 되어 갈수록

세상의 얘기로 정해질 거라면 나는 아이가 되어 바다로 갈 거야

 

  

‘바다아이’는 막막한 현실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듣는 노래이다. 노래가 시작되면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누군가가 같이 돌아가자며 내 손을 잡고 이끈다. 미약할지라도 조금씩 전진해나가며 그가 말한 바닷속을 함께 헤엄쳐나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바라던 것(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감)을 이룬다.

 

우리는 모두 때 묻지 않은 아이 시절을 겪었다. 누구에게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을 것이다. 이는 그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담은 노래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듣는 사람은 바라왔던 그 여정을 잠시나마 떠날 수 있다. 정말 좋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유명하지 않아서 아쉬웠던 마음이 컸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그 여정을 함께했으면 좋겠다.

 

 

 

KK의 그것이 당신의 행복이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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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것이 당신의 행복이라 할지라도

아티스트 | 메구리네 루카 (보컬로이드)

작사, 작곡 | Heavenz

발매일 | 2013년 4월 2일

 

  

종종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음악들을 추천받는다. 그러다 보니 새롭게 알게 되는 좋은 곡들이 참 많다. 어느 날 유명한 우타이테(불특정의 곡들을 자신의 목소리로 부르는 사람들) 중 하나인 KK(카미키타 켄)의 곡 ‘그것이 당신의 행복이라 할지라도’를 접하게 되었다. 이는 자살하려는 사람을 붙잡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라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인생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가사들이 잔뜩 실려있었다.

 

또한, KK의 목소리는 멜로디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곡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감미롭고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를 전하니 감동이 배로 오는 듯했다. 가슴 어딘가를 툭툭 두드리는 당신이-않을까로 반복되는 후렴구와 이를 이끄는 KK의 감정선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이 곡에 푹 빠져버렸다. 누군가로부터 살아갈 용기를 얻고 싶다면 당장 들어보길 권한다. 사람이 아닌 음악이라 할지라도 이는 꽤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或る未来笑いあえてる未来

아루 미라이 와라이아에테루 미라이

어느 미래 함께 웃고 있는 미래가

 

あと数日後の未来だったのなら

아토 스-지츠고노 미라이닷타노나라

며칠 후 맞이할 미래였다고 한다면

 

あなたが抱えてる明日は辛くはないか

아나타가 카카에테루 아시타와 츠라쿠와 나이카

당신이 끌어안은 내일은 괴롭지 않을까

 

 

あなたが旅立つ場所へ行かせたくはないな

아나타가 타비다츠 바쇼에 이카세타쿠와 나이나

당신이 떠날 그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아

 

例えばその先で静かに眠れても

타토에바 소노 사키데 시즈카니 네무레테모

설령 저 너머에서 조용하게 잠들지라도

 

それがあなたの幸せとしても

소레가 아나타노 시아와세토시테모

그것이 당신의 행복이라 할지라도

 

 

자기가 죽으면 행복(도피처)이 올 거라고 믿는 사람들. 그들에겐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오늘’을 버티기도 힘들기에 ‘내일’이란 건 안중에도 없다. 따라서 어떻게 그려나갈지도 모를 미래. 어쩌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미래가 없는 것이다. 이 곡의 화자는 그들의 내일이 아주 고통스럽고 괴로울 걸 예상했기에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한다. 그것이 그들의 행복일지라도 말이다.

 

 

あなたが抱えてる今日は救えやしないか

아나타가 카카에테루 쿄-와 스쿠에야시나이카

당신이 끌어안고 있는 오늘을 구할 수는 없을까

 

それでもその肩に 優しさを乗せたなら

소레데모 소노 카타니 야사시사오 노세타나라

그래도 그 어깨에 다정함을 실어준다면

 

その愛を感じられるだろうか

소노 아이오 칸지라레루다로-카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지는 않을까

 

  

따라서 그들의 ‘오늘’을 구해줄 수는 없냐고 묻는다. 자신이 도와주겠다면서 말이다. 이 곡은 계속해서 “절대 포기하지 말고 살아갈 용기를 가져라.”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를 통해 누군가는 웃고 있는 미래를 맞고 있지 않을까? 나 역시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에 관한 의문이 들 때 이를 듣고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다면, 이 곡을 듣고 새롭게 나아갈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임지수의 You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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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you say

아티스트 | Lauren daigle

장르 | CCM

수록앨범 | Look Up Child

발매일 | 2019.01.18.

 

  

<보컬 플레이>라는 프로그램을 들어본 적 있는가? * 보컬 플레이 : 대학생 뮤지션들이 음악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이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인해 시청하게 된 프로그램이었다. 원체 음악 프로그램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나와 같은 대학생들이 나와서 겨루는 서바이벌이었기에 더욱 흥미롭게 보았던 것 같다.

 

내가 소개할 ‘You say’는 바로 <보컬 플레이> 학교 대표 준결승전에서 임지수가 부른 곡이다.

   

 

 

 

임지수의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560" 음색이 듣기 좋았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선택한 곡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버클리 음대에 다니는 뛰어난 실력의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그녀. 그녀는 이 곡의 가사처럼 자신에게 “너는 사랑받고 있고, 강하고, 멋진 존재야.”라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정말 감정이 풍부하게 실린 곡이 완성되었다.

 

원곡은 빌보드 차트 CCM 부문에서 몇 개월 동안이나 1위에 오르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그러나 나에겐 임지수의 여파가 너무 컸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You say’를 듣는 것과 아무런 정보도 없는 원곡을 듣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원곡을 몇 번이나 들어봐도 그녀의 노래를 통해 받았던 감동보다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이 곡에 관해 말해보자면, 일단은 가사가 정말 좋다. 가사 하나만으로도 음악의 반은 완성되었다고 본다. 이는 항상 ‘내’ 편에 서주시겠다는 주님의 말씀과 이를 믿겠다는 ‘나’의 말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다 보니 자존감이 한창 떨어졌을 때 이 곡을 들으면 모든 게 괜찮아지는 듯하다. 이처럼 단순히 반복되는 구성임에도 직접 듣게 되면 큰 울림을 받는다. 후반부에 가면서 점점 극대화된 감정이 고음을 통해 표출되기에 단조로울 틈이 없다.

    

 

You say I am loved when I can't feel a thing

주님께선 내가 아무것도 못 느껴도 사랑받는 존재라 말씀하셔

 

You say I am strong when I think I am weak

주님께선 내가 약한 존재인 것 같아도 강하다고 말씀하시지

 

You say I am held when I am falling short

주님께선 내가 부족해도 다 지켜주신다고 말씀하시고

 

When I don't belong, you say I am yours

내가 겉돌고 있어도, 주님께선 그런 나를 당신의 것이라 말씀하셔

 

 

And I believe, I believe

난 믿네, 난 믿네

 

What you say of me

주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들을

 

I believe

난 믿네

 

  

CCM이라 해서 교회를 다니는 사람만 듣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준 곡이다. 물론 내가 천주교인이다 보니 큰 거부감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한 번쯤 자신의 편이 되어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들어보길 추천한다. 이는 잊고 살던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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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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