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올래? 문래! - 그들의 예술 공간 [문화 공간]

글 입력 2020.09.23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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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래동.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그곳은 조용한 동네이다. 딱히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동네가 요즘은 아주 핫플레이스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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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에는 서울 문래 예술촌 다른 말로 문래창작촌이 형성되어 있다.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 모여 자신의 예술을 펼치기도 하며 다른 예술가들과의 협업도 이루어진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어떻게 보면 외진 동네이지만, 그 속은 예술의 혼을 꽉 찬 동네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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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래동은 유서 깊은 예술 동네는 아니다. 급부상한 예술 지대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배경에 소개하고자 한다.

 

문래동은 원래는 대표적인 공업지대였다. 대전 제분이나 (주) 방림이 대표적이며 철공소, 철재 공장들 같은 가게들이 줄이 지어있었다. 한때 문래에는 대규모 공장지대로 호황을 누리며 영등포의 번영을 이끌었다고 한다.

 

또한 놀랍게도 문래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커다란 방직 공장이 있음에 '문익점의 목화 전래지'라는 의미가 붙어 지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문래동의 공업지대들이 철수된 후 재개발이 되기로 했을 무렵 남은 부지에 예술인들이 남아 문래예술 공단을 만들어서 활동 중인 것이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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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에 찾아온 젊은 예술가들은 비어 버린 넓은 공장 건물을 자신들의 무대로 바꿔버린 것이다. 공장 건물은 넓은 공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여 특히 청년 예술가들에게 적합했다.

 

그렇게 모여 현재는 130여 명과 50개의 작업실이 문래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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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는 말 그대로 예술가들에 의해 부흥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뒷배경에는 젠트리피케이션 및 상업화된 홍대 거리 벨트에 회의적인 예술가들이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마냥 좋은 부흥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예술가들이 경제적 문제로 자유롭게 예술을 펼치기 힘들어져 자리를 이동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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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에 방문해본 적이 있는가. 한 번 방문해 본다면, 굉장히 신기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초현대식 공장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음과 동시에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는 철재 상가들, 그리고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공존하고 있다.

 

실제로 그곳을 본다면 이런 공간을 뭐라고 정의해야 하는가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문래는 어딘가 따뜻해 보인다. 공간의 부조화 속에서 살아가는 철재촌 사람들, 주민들, 예술가들의 공존이 그 공간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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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예술가들이 문래동으로 이전해오면서, 문래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그러면서 그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현재는 많은 맛집, 카페들이 줄지어 만들어지고 있고 그 덕분에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등극하여 주 중, 주말할 것 없이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문래의 부상이 예술가들에게는 또 다른 적신호로 돌아올 수 있다. 지금 문래가 변화하는 것이 마치 홍대를 보는 것과 같다. 실제로 최근 문래동 근처를 재개발하겠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문래가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에 그곳의 임대료는 치솟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예술가들은 다른 공간을 찾아 다시 이전 해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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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일을 다시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지 각종 단체에서 문래를 예술 단지로 유지하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 최근 서울문화재단에서 국내 대표 자생적 예술마을인 문래창작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수한 25개 예술가를 선정 및 지원하는 2020 문래창작촌 지원 사업 MEET를 시작했다.

 

이런 사업은 올해가 첫 번째는 아니다. 문래를 유지하고자 하는 각종 사업은 2010년부터 시작되어 문래창작촌에서 총 1600여 명의 예술인이 200여 건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5만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고 한다.

 

이런 지원 사업들이 더욱 확장되면 예술가들은 계속해서 그들의 예술 터에 남아 작업을 할 수 있으며, 문래동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관광객들을 모아 지역 활성화를 달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래 안에서의 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에,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의 대한민국 예술을 이끌어갈 사람들은 우리 청년예술가들이다. 그들에게 예술을 행할 자리를 주는 것은 우리나라의 예술 문화를 위한 일이므로 필수적으로 지켜줘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 예술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그들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

 

특히 문래에 있는 창작촌은 우리나라 대표적 예술 마을이기에 그 타이틀을 지켜내기 위해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예술 마을에는 예술가들이 살아야 하고, 예술가들이 예술 마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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