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일상 [문화 전반]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는 자연의 치유적 효과
글 입력 2020.09.12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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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에도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위로가 된다”

 

- 에마 미첼, <야생의 위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지 2주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많은 지인들이 ‘코로나 블루’를 호소한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blue)를 합친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기복이 유난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원룸에 살고 있다. 코로나 우울증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왔다. 작은 공간에 가구를 이리저리 재배치해보기도 하고, 안 하던 요리를 하지를 않나, 평생 운동이란 집 밖에서 하던 나에게 유튜브를 보며 따라 하는 요가가 최고의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그럼에도 한 번씩은 짧은 외출을 한다. 산책도 조심스럽지만 생존을 위한 외출이다. 사람이 없는 이른 새벽에 집 근처 하천을 따라서 걷는다. 자연을 보는 것은 우울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일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그렇게 느낀다.


자연이 촉발하는 긍정적인 감정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까? 실제로 뇌와 신체 내부에 측정 가능한 변화가일어나는 것일까?


그렇다. 2007년 마드리드 대학교와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교의 합동 연구서에 따르면 자연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나 정신적 피로의 해소가 촉진되며 질병에서 회복되는 속도도 빨라진다고 한다. 2017년엑서터 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환경 속 식물의 존재는 거주자의 우울증과 불안, 스트레스 인지도를 떨어트린다.


자연과의 접촉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세로토닌은 뇌 신경세포 간의 신호를 전달하는 화합물로, 우울증 환자의 경우 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감소한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저런 연구 결과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이유들, 나의 경험을 조합해 자연환경의 치유 효과를 주장한다. 특히 나는 야생 식물들의 얽히고설킨 세계를 조형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복잡 미묘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를 보다 보면 세상의 근심이 잊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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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눈에 들어온 풍경의 한 조각을 사진으로 찍어 집안으로 들여온다. 그 사진은 그날 작업의 소재가 된다. 사진을 가만히 관찰함으로써 한 번 더 자연을 느끼고, 이후 캔버스에 물감으로 옮긴다.

 

신기한 점은 그림을 그리면서도 자연을 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느끼는데, 물감의 물성과 결이 주는 신비함이 또 속세를 잊게해주고 새로운 디테일의 세계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미디어가 풍부해진 오늘날 자연을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영상뿐 아니라 최근 국제갤러리에서는 ‘별이 빛나는 해변’ (~9월 27일)이라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시각을 압도하는 장대한 파도를 미디어 설치작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시인들에게 자연을 제공하고 싶었다는 작가 유닛 에이스트릭트의 인터뷰와, sns를 통해 퍼지는 인기를 보고 있자니 코로나 블루의 상황에 사람들의 욕구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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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자연을 만나는 방식이라면 ‘야생의 위로’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우울증 환자였던 저자가 써낸 우울증 회고록인 동시에 일 년 열두 달의 자연 관찰 일기다. 매달 계절별로 변화하는 자연과 그에 따른심리, 치유에 대한 기록이다.

 

올해의 가을이라고는 선선해지는 가을바람과 파란 하늘로만 엿볼 수 있었는데, 책 속의 섬세한 가을 묘사와 아름다운 이미지를 보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마음속 깊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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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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