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적 감정조절 [도서]

버거운 감정을 손쉽게 이해하고 스스로 조절하는 비법
글 입력 2020.09.04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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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보이지 않는 괴물로 간주하고 회피하기보다는, 비유컨대 나 스스로 '내 인생의 작가'가 되어 '내 마음의 종이' 위에서 그 감정을 주요 소재로 삼아 한 점의 작품을 그리거나, '내 인생의 감독'이 되어 '내 마음의 스크린' 속에서 그 감정을 주요 배우로 삼아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해보자. 이와 같이 이를 조절하고 관리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활용하는 편이 여러모로 훨씬 낫다. 누가 뭐래도 내 삶의 주인은 나이기에.

 

- p.41

 

 

알록달록한 표지에 현혹되어 책을 펼쳤다. 그러자 생각보다 난해하고, 어려운 단어들이 눈 안으로 파고들어왔다. 책을 처음 열어젖혔을 때 든 느낌이었다.

 

 

예술적 감정조절(임상빈)_입.jpg


 

서두를 지나 <이론편>으로 들어가면 난해함은 더 고조된다. <이론편>에 나오는 '감정조절표'가 내 안의 '난해한 감정'을 나름대로 시각화해서 이해하고, 나아가 고질적인 마음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고안되었다고 하는데, 내 안에 있는 난해한 감정을 찾기도 전에 어려운 용어들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책을 읽으려면 마음 준비를 단단히 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이다.

 

<이론편>은 좀 어렵지만 이를 지나 <실제편>으로 넘어가면 한결 재밌어진다. 실제편에서는 실제 작품을 보고 기운을 해석하며 진단을 해보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두 개의 미술작품을 나란히 보여주어 설명하고, 작품 속 특정인이 느낄 법한 감정들을 연상하며, 이를 <감정조절표>에 의해 분석하고 해석하는 식으로 말이다.

 

왜 하필 미술작품 속 특정인을 활용할까?

 

의문이 들었을 때 저자는 바로 다음 장에서 이를 풀어준다. 저자가 말하는 미술작품 속 특정인을 활용했을 때의 대표적인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흥미를 유발한다. 둘째, 다양한 관점이 가능하다. 셋째, 기초적인 훈련으로 적합하다. 넷째, 예술적인 창작에 유리하다. 미술작품 속에 있는 인물들은 누구나 공평하게 접근 가능하며, 미술작품 속에 나와 있는 것은 한정적이기에 그것을 보고 혹시나 틀리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이 덜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 방법론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이 처음부터 사람의 마음을 대상으로 이론을 적용하다가는 불필요하게 감정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불평을 가질 수 없는 미술작품 속 인물을 사용함으로써 기초 훈련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크기변환]IMG_3559.jpg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책의 방법론과 자신이 한 해석을 고정불변의 정답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앞의 이론편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실제편을 따라서 나의 난해한 감정을 찾는 과정은 색다르게 느껴져 재밌다. 나는 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보면 화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 그의 자화상을 볼 때도 그랬고, 별이 빛나는 밤이나 밤의 카페 테라스를 볼 때도 그랬다.

 

특히 밤의 카페 테라스의 경우가 그랬다. 왜 화나는 것이고 슬픈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깨달았다. 고흐와 카페 테라스에 있는 사람들의 거리가 확연히 느껴져 쓸쓸했다는 것을. 그래서 화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는 것을.

 

 

미술작품 속 인물들은 말이 없다. 따라서 미술작품은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 p.141

 

 

위에서부터 이 책을 펼쳤을 때 복잡한 느낌이 들었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다시 한번 말하면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논문을 보는 줄 알았다. 책 제목에 쓰인 "예술적"이란 말에 속은 느낌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감정에 관한 여러 책과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감정도 설계가 된다》,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 수업》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심리학 관련 책이나 그림 관련으로 알아보는 감정에 관한 책 등을 읽어봤지만, 전문 서적으로 보이는 이런 책은 처음이었다.

 

감정에 관해 <감정조절표>를 만들고, 그것을 음기와 양기로 나누고, 형태, 상태, 방향 등으로 분류하여 분석한 책. 그래서 한 번 읽었을 때 다소 이해가 안 갈 수 있다.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책 읽는 것을 도중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만 꾹 참고 끝까지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다 읽었다는 성취감과 함께 이 책의 목적인 '마음을 개성대로, 자유자재로 그리도록 하는 방법'에 한 발자국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언제나 감정이 존재한다. 이는 도무지 사라지는 법이 없다. 긍정적인 감정이건, 부정적인 감정이건,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게 마련이다. 즉, 이를 슬기롭게 이해하거나 활용한다면 여러모로 장점이 될 수가 있다.
 

*

예술적 감정조절
-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


지은이 : 임상빈

출판사 : 박영사

분야
예술일반

규격
153*225

쪽 수 : 512쪽

발행일
2020년 07월 30일

정가 : 24,000원

ISBN
979-11-303-1056-5 (03600)
 
 
[김승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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