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결말을 내다보는 방관자 [문화 전반]

당신은 어떤가요
글 입력 2020.08.2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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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에서는 이번 주 상황을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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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7일 기준 코로나 19 관련 현황

 

 

확산 추세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8·15 광화문 집회 영향이 크다. 그 날, 광화문에 몰린 인파를 보고 경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중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신도는 639명이며 이들의 검사율은 32%, 양성률은 33%에 달하는 수치다. 확진자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모두들 일상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 시점에 그들은 존재만으로도 시렸다. 희망이 얼어붙다 못해 깨져버린 듯한 이 감정은 말로 다 담아낼 수도 없다. 누구에게 이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 할까.


심지어 올해 54일간이나 이어진 장마는 기록적인 폭우와 함께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까지 안겨주었다. 이토록 힘든 2020년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아니, 이런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 2020년일 것임을 상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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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후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돌이켜보면 인간이 자초한 일들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다.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수많은 영역을 침범하면서 시작된 환경파괴는 그 가속도가 점점 붙어만 간다. 인간과 동물의 접촉이 점점 늘어나면서 일어나는 인수공통감염때문에 새로운 질병들도 계속 늘어난다.


2020년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와 같은 상황을 경고해왔었다. 지구의 파괴 그 자체를 막을 수 없으니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다행성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마치 지금까지 우리가 소비해 온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과정에 놓인 것 같다. 결국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결말이 죽음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받아들이고 있듯, 지구가 마주할 결말이 결국 멸망이라는 것을 모두가 받아들여 버린 것이 아닐까?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자세가 저마다 다르듯이 지구의 멸망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모두 제각각일 것이다. 그저 주어진 현재에 충실한 자와 주어진 결말을 바꾸고자 하는 자가 대립하는 모양새는 명백히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이제 그 기울어짐을 바로 잡아야 할 때다.


이미 우리의 일상은 위협받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을 하고 나오는 영상 속 사람들의 모습은, 어색하게까지느껴질 지경이다. 그 와중에 공존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북적거림까지 역사를 변화시킨 광장 앞에 모였다.


이제는 남의 일이라는 듯이 방관하고 있을 새가 없다. 나도 2020년의 3분의 2가 지나는 시점에서 뒤를 돌아보면 평범했던 일상이 이토록 그리울 줄 몰랐다. 내 편리를 위해 이 지구상의 무엇이 위협받고 있는지 몸소 느껴보고 나서야 깊게 깨닫게 되었다. 위기는 현실에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위기 속을 살아내고 있다.


인간의 죽음 그 너머에 있는 인류의 미래는 앞으로 지속될 수 있을까. 우리의 일상은, 지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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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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