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감정 수업을 통해 마음을 치료받다 - 도서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 수업'

글 입력 2020.08.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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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그림책 테라피스트로 활동해온 저자는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찾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다양한 감정의 파편들을 만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책은 스스로의 감정 표현에 부끄러워하는 우리에게 쉽고 친절하게 감정 찾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겉으로는 감정 표현이 드러나는 듯 보여도 실제 속마음은 내 비추지 않는 나. 이상하게도 기쁘거나 화가 날 때의 감정은 곧바로 표출되지만, 그 외의 감정들은 나오지 않고 멈춰있다는 걸 알아챘다.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지을 수 있는 표정의 개수가 줄어들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진짜 내 감정을 알고 싶었고, 이를 표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감정의 파편들을 만나는, 더 나아가 감정을 찾는 여정을 다녀왔다. 여러 가지 그림책들과 함께 말이다.

 

 

 

감정 일기


 

핵심감정을 만나는 4가지 방법의 하나인 감정 일기. A4 종이 위에 상황, 감정, 행동, 생각 등을 기록하면 된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해왔던 일들을 떠올려보며, 그때 어떤 감정을 느끼고 행동했는지를 생각한다.

   

 

현재 일어나는 힘겨운 감정 또한 알아주고 해소해주지 않으면 무의식에 저장되어 언젠가 나를 괴롭히게 됩니다. 매일 감정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면서 내 면과 만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밥을 먹듯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알아주는 방법을 몸에 익혀서 소중한 나를 보호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첫걸음입니다.

 

- p.51 ‘화가 났을 때는 나와 감정을 분리하라’ <천천히 걷다 보면>

 

   

초등학교 때까지는 다이어리를 사용했다가 그 이후에는 핸드폰 일기장을 사용해서 내 하루를 기록했었다. 꾸준하게 적기가 어려웠던 탓에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나는 여러 가지 앱을 사용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감정을 기록하는 일기장이었다.

 

이는 그날의 감정을 선택하고 그 후에 글을 적는 방식이었다. 내가 기뻐요, 슬퍼요, 그냥 그래요, 우울해요 등의 선택지를 고르고 나면, 날짜별로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한 주 혹은 한 달 동안의 내 감정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대체로 잘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그래요’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우울해요’였다. 생각보다 힘든 나날들을 보냈다는 걸 깨닫고 ‘기뻐요’가 가득 찬 날들이 찾아오길 바랐던 것 같다. 물론 그런 날은 오지 않았지만 말이다.

 

감정 일기는 종이 위에 기록하는 것만 다를 뿐, 내가 사용했던 감정 일기장과 거의 같은 형식이다. 다만 일기장으로는 내 감정이 해소되는 듯한 느낌은 받지 못했달까. 오히려 감정 쓰레기통으로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쁜 날엔 글씨가 춤추는 듯했는데, 우울하거나 슬픈 날에는 글씨마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듯했다. 아마도 이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감정에 치우쳐 이성 따윈 날려버린 타이핑을 했으니 말이다.

 

찬찬히 나의 감정을 되돌아보며 기록한다면, 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그 일기장을 다시 한번 깔아봐야겠다. 최근 들어 쌓인 우울한 이 감정들을 모두 흘려보내 버리고 싶기 때문이다.

 

 

 

슬플 땐 울어도 돼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눈물을 흘릴까요? 슬플 때, 힘들 때, 무서울 때, 속상했을 때 등 안 좋은 일을 경험했을 때 눈물을 흘립니다. 또 기쁘고 행복할 때,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을 만났을 때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것을 달갑게 보지 않는 문화 속에 살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 운다는 것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곤 합니다. 정서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에 툭하면 울컥하는데도, 괜히 마음을 다잡고 이성적인 척, 안 그런 척하며 당찬 사람 행세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일 인간이 울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눈꺼풀은 말라서 빽빽해지고 눈병은 물론 각종 마음의 병이 생기겠지요.

 

- p.55 ‘눈물의 힘’ <울면 좀 어때>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가슴 한쪽이 쿡쿡 쑤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딱 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원체 눈물이 없는지, 눈물샘이 모두 말라버린 건지, 눈물 버튼이 고장 나버린 건지.

 

나는 눈물을 흘려본 적이 거의 없다. 기쁨의 눈물? 안 그래도 눈물이 없던 터라 기뻐서 눈물이 나온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진정 기뻐서 흐르는 눈물을 보이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고 말이다.

 

또한 남들 앞에서 강해 보이고 싶어 온갖 당당한 척, 무너지지 않는 척 연기하는 게 일상이었기에 더욱 그런 것 같았다. 한 번쯤은 맘 놓고 울어보고 싶은 내 속마음과 다르게 말이다. 슬픈 소식을 접할 때도 맘껏 울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는 내가 안쓰럽기도 했다.

 

그래서 내게 아주 작은 마음의 병이 생겼나 보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없는 병’ 말이다. 슬픈 감정들이 조금씩 쌓여가는 게 느껴진다. 언젠가 펑하고 터져버릴 줄 알았던 이 감정들은 여전히 내 안에 고여있다. 밖으로 흘러나오길 바라고 있지만, 언제쯤에야 가능할지 모르겠다. 정말 “울면 좀 어때.”. 당장에야 바뀌기 쉽진 않겠지만, 작가의 말에 위안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은 바로 내 안에 있습니다. 그것을 알아보고 감사해하며 나아가는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일 것입니다. 행복도 재능도 세상을 향해 펼칠 꿈도 모두 내 안에 잠재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얼마나 꺼내어 펼치느냐는 나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홀로 가기 버거울 때 까망이의 몸에 황금열쇠를 대어주었던 새처럼 앞서가신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이끌어줄 멘토를 찾는 것은 당신이 가는 길의 어려움과 시간을 단축시켜 줄 것입니다.

 

- p.163 ‘나는 태양처럼 빛나는 존재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인생을 살면서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이다. “너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이야. 깎다 보면 다이아몬드가 돼서 빛을 낼 거야.”

 

당시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갈등을 겪어 자존감이 한창 낮아진 상태였다. 그 어떤 말도 내게 와닿지 않았을 때, 선생님께서 건넨 말만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그저 한심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날 온전히 믿어주시는 말씀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나는 그 말 덕분에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 있다.

 

내 안에 있는 보석을 선생님 덕분에 발견할 수 있었다. 항상 나의 잠재력을 의심해왔는데, 그 말 한마디로 종결된 것이다. 그리고 이 구절을 읽으면서 그날의 기억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나는 이미 멘토를 찾았으니 이를 꺼내어 펼치기 위해 열심히 달려나가야지.

 

 

 

게으름이 있는 완벽주의자


 

 

일을 미루고 게으름을 피우는 경우는 대부분 그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싶은 욕망 때문입니다. 대충해서 잘못했다고 평가를 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인정보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무언가를 완벽하게 처리해서 비난을 면하려고 하기 때문에 시작이 두렵습니다. 완벽하게 해야 하는 시간이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무의식에서 말합니다. 그 두려움이 그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게 합니다.

 

- p.224 ‘엄마의 사랑은 살아갈 수 있는 힘이다’ <엄마의 선물>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단점인 게으름. 이 때문에 피를 본 적이 상당히 많다. 단지 내 성격인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니. 어린 시절 인정보다 지적을 더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이 바로 나다.

 

우리 가족은 서로 칭찬하기보단 지적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나를 항상 칭찬해 준 것과 다르게 말이다. 그래서 집에 있다 보면 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억지로 칭찬을 요구해서 들으면 오히려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다 보니 그게 익숙해져 버린 탓에 딱히 칭찬을 바라지도 않게 되었다.

 

그리고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 이 역시 맞는 말이다. 나는 완벽주의자라서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보려 한다. 문제는 그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무언가를 실행하기까지 끊임없이 망설이곤 한다.

 

그래도 일을 시작하게 되면 몇 시간이 걸리던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그림이 나올 때까지 열과 성을 다한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와서 뿌듯하긴 하지만, 항상 조금만 더 빨리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내가 이렇게 된 이유에 어린 시절이 영향을 끼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적혀진 글자들은 나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었다. 칭찬에 인색해진 나임에도 무의식적으로 더 큰 칭찬을 바라기 위해 채찍질해온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조그만 것에라도 칭찬을 받았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이미 겪어버린 시절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굳어져 버린 습관을 고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그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나를 멈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몇 가지만 골라왔지만, 모든 내용이 값졌다. 감정 수업인 동시에 마음 치료를 받는 듯했다. 책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이런 기분일까? 이름밖에 모르는 작가와 몇 시간 동안 상담 치료를 진행한 것 같았다. 읽는 사람을 끊임없이 위로하고, 공감하고, 힘을 불어넣어 준다. 여러 동화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교훈을 통해서 말이다.

 

읽기에도 굉장히 수월한 책이라서 책 읽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금방 푹 빠져들 듯하다. 심리에 흥미가 있다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책 소개처럼 “관계 속에서 상처받는 내 마음 회복하는 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읽어보길 추천한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 어떻게 사는 것이 나의 나머지 인생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사는 방법일까?'

 

'나 자신의 행복과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내가 이 땅에 와서 뭔가를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p.246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수업
 내 감정은 소중하다


지은이 : 송귀예

출판사 : 빌리버튼

분야
인문>심리학

규격
153*225

쪽 수 : 288쪽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정가 : 15,500원

ISBN
979-11-88545-89-6 (0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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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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