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눈사람] 코로나 시대 학교의 최전방엔 교사가 있습니다.

열두 번째 눈사람: 학교를 지키는 코로나 전사들을 위하여
글 입력 2020.08.22 21:0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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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2020년 1학기가 막을 내리고, 이름도 무색한 여름방학이 왔다. 코로나19는 교육계에 치명타를 가했고, 학교는 이례 없는 온라인 수업의 시작과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대책들을 논하기 시작했다.


3월 코로나19의 심각한 확산으로 인해 등교를 계속해 미루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고,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온라인 수업과 등교를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등교 시, 학업 평가를 위한 수행평가와 시험을 위주로 진행되었고, 대부분의 수업은 온라인 영상으로 대체되었다.

학교의 방향성을 두고 한 학기 내내 여러 의견이 오갔다. 악평도 많았으며, 특히 실효성에 관한 질문이 많이 던져졌다. 교육, 평가, 친목, 생활 관리 등 학교의 여러 역할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 기능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도 갈렸다.
 
당연히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지만, 공교육이 막연히 출석에만 의의를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학교 밖에서 수많은 논의가 오가는 사이에도 학교는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불안정했던 학기의 시작부터 짧게나마 얻어낸 방학까지, 학교의 최전방엔 바로 교사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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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처음인 이 상황에 대한 답은 없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세상의 기술은 발전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확신을 갖기엔 여전히 코로나 시대는 낯설었다. 필수적으로 기능해야 하는 공교육은,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했다. 학교는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학기 내내 교사들은 각종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고, 근무 외 시간을 투자해 수업을 위한 추가적인 실험을 해야 했다.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 부정 수강, 수업 오류 등에 대해서도 학생, 학부모와 쉴 새 없이 통화했고, 매일매일 학생들의 건강 상태 확인을 했다. 학생과의 대면은 줄었지만, 그 이상의 추가 업무가 생겨났고, 전투적으로 상황을 헤쳐나가야 했다.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코로나19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고, 새로운 시대에 맞게 직업적 적응을 하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모든 혁신을 교사가 오롯이 해내고 있다는 데 있다.

교사는 새로운 업무에 적응할 새도 없이 빗발치는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수업의 질이 낮다.", "체계가 불안정하다.", "과제가 너무 적다." 등 온라인 수업의 진행을 두고 여러 비난이 오갔다. 교육의 기능이 중요한 만큼 안타까운 일이지만,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하기에 학교에게도 시행착오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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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분노는 당연하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온라인 강의는 존재했고, 상당히 높은 퀄리티의 강의를 안정적인 서버로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학원 인터넷 강의 한 번쯤은 들어보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 정도의 수업과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공교육에게 거는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공교육의 온라인 강의 시스템은 오직 교사들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EBS 강의 영상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각 학교의 교육과정과 잘 맞지 않기가 다반사였고, 대부분은 새롭게 영상을 제작해야 했다. 어떤 플랫폼으로 제공할지 역시 정해진 바가 없었으며, 출석 체크나 조종례 방식 통일된 시스템은 없었다.

학원 인터넷 강의의 경우, 학원마다 통일된 플랫폼과 안정적인 서버로 제공되며, 판매되는 상품인 만큼 인터넷 강의만을 위한 여러 담당 인력이 존재한다. 영상의 편집, 콘텐츠 제작, 영상 업로드 등의 업무는 주로 담당 부서에서 이뤄지고, 강사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 강사가 수업에 집중함으로써 고퀄리티의 수업으로 이어지고, 강의 서비스의 품질 역시 최상을 유지할 수 있다.

학교에는 이런 인력이 없다.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본 사람도 없고, 컴퓨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도 많다. 그들은 자신의 수업에 전문가일 뿐이다. 생전 처음 해보는 영상 제작과 플랫폼 관리가 하루아침에 완벽히 될 리 없다. 젊은 교사들의 주도로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지만, 안정성과 통일성의 확보는 교사의 영역 밖의 문제이다.
 
어쩌면 가장 먼저 해결됐어야 하는 부분이 여전히 혼란인 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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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교사가 모든 기술을 익힐 수 있다 해도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공교육은 계속해 자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 노력의 최전방에 교사만을 앞세워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맡기는 것은 결과적으로 비효율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장기전을 본다면, 교육계도 새로운 시대를 대비한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은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코로나19 기간에 놓친 학습이 그 이후 연쇄적인 학습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소한 평가의 차이로 입시의 결과 역시 달라질 수 있기에 학생과 학부모, 학교에게 전부 민감한 문제이다. 따라서 교육의 질을 유지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볼수록 중요하다.

또한, 학교의 기능은 학생의 생활 및 인성 관리에도 있다. 잦은 대면이 어려워 학생의 생활을 확인하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꼭 필요한 부분이다. 부모와 교사는 서로 다른 위치에서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사가 학생에게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업무의 배분이 필요하다.
 
*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맞춰나가야 한다.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었지만, 또 많은 이들은 과한 업무에 지쳐가고 있다. 비효율 속에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적절한 업무의 균형이 필요하다. 어려운 일이지만, 궁극적으로 모두를 위하는 일이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이며, 교사는 전사가 아니다. 그들이 조금 더 그들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제는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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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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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김한미
    • 힘들면서도 힘들다고 어디에 말도 못하고 욕만 먹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입에 발린 소리로만 고생이 많다는 말이 아닌 구체적으로 핃요한 것을 콕 찝어 얘기해주시니 속이 시원합니다.지원인력이 절대적으로필요합리다.
    • 0 0
    • 댓글 닫기댓글 (1)
  •  
  • 응원합니다
    • 2020.08.23 01:34:11
    • |
    • 신고
    • 김한미언제나 일선 현장에 계신 분들을 응원합니다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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