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마음을 대신 읽어준 책 -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 수업

마음 따뜻해지는 조언과 공감을 얻다.
글 입력 2020.08.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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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성인이 되고 나서 그림책을 다시 꺼내 봤던 날은 마음이 무척 힘든 때였다.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는데 머리가 복잡해서인지 글씨가 읽히지 않아 어린이 그림책 코너로 나도 모르게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여러 권의 책을 넘기며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었는데 그 날을 계기로 가끔 마음이 복잡할 때는 동네의 어린이 도서관을 방문하기도 하고, 해외에 나가면 외국 동화책을 종종 사오기도 한다. 아이들만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에게 가르침을 주거나 위로해주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였을 땐 어른이 되면 뭐든 잘 할 수 있고 다 알 것만 같았는데 정작 어른이 되고 나서도 나는 늘 소심한 겁쟁이 쫄보에 모르는 것 투성이다. 특히 관계에 있어는 매 순간 쉽지 않다. 내 부모님과 관계는 아직도 어긋나 있는 부분이 많고, 새로운 가족인 남편과 시댁과의 관계도 서로 이해하지 못해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이유 없이 화가 날 때도 있으며 상사 동료와의 관계에서 자꾸만 위축되는 나를 느끼기도 한다. 내 감정과 삶을 내가 컨트롤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관계에 의해서 흔들리는 순간 울분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어른이 되면 다 알 거 같던 나의 마음이 제일 어렵다. 그런 순간 어쩌면 조금 유치하고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방법으로 위로와 공감, 교훈의 메시지를 그림책은 내게 건네 주곤 했다.

 

오랜만에 감정에 대한 책을 읽었다. 이 책도 그림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의 감정을 더욱 쉽게 설명하는 책이라 마음에 들었다. 꽤 읽고 싶어 지는 그림책들을 새로 알게 되어 이기도 하고 상당히 현실적이고 따뜻한 공감이 넘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마도 다 개인마다 자신에게 가장 와 닿는 부분이 다를 것이다.

 

그 중에서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에피소드는 <가만히 들어주기, 조용히 끄덕여주기> 부분이었다. 나는 어린애 같이 누군가의 공감과 사랑을 받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마음을 내려놓는 노력만 해봤지 반대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공감해준 적이 있긴 있었나 하는 자기 반성을 한참 했다. 지금껏 생각해보면 내가 건넨 위로는 어설픈 위로 “괜찮아질 거야. 힘내!” 정도의 힘 하나도 안 되는 말만 전하는 소극적인 위로들이었다. 내가 충분히 사랑받고 이해 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타인도 그렇게 공감하는 데까지는 미쳐 신경 쓰지 못하고 지내왔던 듯하다.

 

특히 책의 에피소드와 비슷하게 요즘같이 큰 아버지의 암투병으로 힘든 아빠의 우울감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속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인데 아빠까지 계속 우울하면 어떡해.” 답답해만 했다. 나에겐 가족조차 너그럽게 지켜봐 줄 여유도 사랑도 부족했던 것이다. 내 감정만큼 내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는 더 큰 마음이 되도록 마음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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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공감이 가장 갔던 부분은 내 무기력한 기분을 알아차렸던 챕터였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이라는 부분에서 이유없이 맞기만 하는 아이가 나오는데 마음속의 분노와 억울함이 있지만 그것을 표출하지를 못하고 있었다.

 

아마 누구라도 이런 억울한 상황에서 말도 못하고 답답함을 속으로만 삭혀 왔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는 상하관계가 분명한 직장내에서 그러한 분노를 억눌러왔었는데 어느 순간 쉬는 날 내내 무기력함이 지속되는 날들이 이어졌다. 직장을 벗어나서도 해소되지 않던 감정은 나를 위축시켰고 한 때는 작은 비난의 말들도 이겨내지 못한 순간들도 있었다.

 

내 경험으로도 어릴 때이건 지금이건 해소되지 않았던 감정은 지금 나의 행동들을 저항하는 한 축이 되고는 했다. 물론 내가 내 감정을 알아차리기까지도 오래 걸렸고 지금도 알아차리고 해소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노력 중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책을 보며 가슴이 먹먹함을 느껴 나도 침대위의 베개를 때리며 악을 써 보기도 했고 노래도 지르고 발악을 해보았다. 지금 당장은 위축되고 무기력한 상태가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는 오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고 싶기에 발악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내 마음의 크기도 비례해서 커졌으면 좋았을 뻔했지만 그러질 못해서 늘 마음공부 중이다. 그래도 이렇게 마음 따뜻하게 만드는 책들과 주변의 좋은 인연들이 있기에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여기에 소개된 그림책들도 한 번씩 찾아보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수업
- 내 감정은 소중하다 -


지은이 : 송귀예

출판사 : 빌리버튼

분야
인문>심리학

규격
153*225

쪽 수 : 288쪽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정가 : 15,500원

ISBN
979-11-88545-89-6 (03180)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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