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완벽한’ 엔딩 [TV/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주인공’ 상태의 성장
글 입력 2020.08.1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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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상태와, 엄마에게 ‘넌 형을 돌보기 위해 낳은 아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강태, 엄마의 정서적 학대로 인해 감정을 배우지 못한 문영이 서로를 통해 서로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상태, 강태의 엄마를 죽인 사람이자 문영의 엄마인 도희재의 정체와 그 개연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최종화가 방송된 후에 시청자들은 ‘완벽한’ 결말이었다고 평했다. 그 이유는 아마 도희재의 정체와 무관하게 상태와 강태, 문영의 성장이 첫 화부터 짜임새 있게 서술되었고, 최종화에서도 역시 그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잘 마무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상태의 성장이었다. ‘이 드라마에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상태의 성장을 16화에 걸쳐 밀도 있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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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는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도희재의 옷에 달려 있던 나비 브로치를 보고 나비를 극도로 무서워하게 된다. 그리고 매년 봄이 되면 나비가 쫓아오는 악몽을 꾼다. 그래서 상태와 강태는 1년마다 이사를 하며 나비를 피해 도망 다닌다. 그러면서 상태는 매번 이사 다니느라 힘들어하는 강태를 위해 캠핑카를 사려고 돈을 모은다.
 
캠핑카를 살 마음은 있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할 용기는 없는 상태는 ‘보기보다 어리지만, 애는 아냐’, ‘형만 믿어 형만, 형 있으면 든든하니까’라는 말을 하면서도 강태의 보호막 안에 있길 원한다. 강태가 문영과 사랑을 시작하고, 문영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상태는 강태를 빼앗기는 것 같은 기분에 불안해한다.
 
불안감이 극도로 치닫자, 어릴 때 물에 빠진 자신을 두고 망설이던 강태의 모습을 기억하고 사람들에게 ‘내 동생이 형을 죽인다’고 소리치며 강태를 자신 곁에만 두고 싶어 한다. 악몽을 쫓아주는 망태 인형을 두고 싸우면서도 망태는 양보해도 강태는 양보할 수 없다고 말하며, ‘내 동생은 내 거’라고 고집한다.
 
그러던 상태는 잠자는 강태의 얼굴을 보고 처음으로 진짜 행복한 강태의 표정을 본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상태는 동생의 행복과 강태라는 존재를 존중해야 함을 깨닫는다. 강태에게 먼저 밥은 먹었냐고 물으며 밥도 사주고, 용돈도 주는 상태는 더 이상 강태에게 보호를 받는 사람만이 아닌 강태의 보호자이자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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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적에 없으면 가족이 아니라며 계속 밀어내던 문영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문영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상태는 강태가 아닌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배운다. 그리고 상태는 강태의 보호자뿐만 아니라 문영의 든든한 오빠가 되어준다.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상태는 나비를 그리는 연습도 하고, 표정을 그리는 연습도 하면서 내면의 상처를 점점 치유해간다. 그래서 도희재가 다시 나타나 강태와 문영을 해치자 성장한 상태는 ‘내 동생들 괴롭히지 마’라며 동생들을 지켜낸다. 사이코를 의미하던 도희재의 나비를, 치유를 의미하는 상태의 나비로 덧칠하면서, 상태는 문영과 함께 그림책도 완성하고 캠핑카를 타고 여행도 떠난다.
 
상태는 자신만의 나비를 완성했고, 강태와 문영도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했기에 그토록 원하던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는 행복한 세 사람의 모습이 나오자 그것이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즐겁게 여행하던 중 삽화 작가 제의를 받은 상태는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짐을 따로 챙긴다. 강태가 그것을 보고 같이 집에 돌아가려고 하자 상태는 ‘문강태는 문강태 거, 나는 내 거’라며 ‘너는 계속 놀’라고 한다.
 
상태는 이제 강태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 아닌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강태와 문영을 뒤로한 채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상태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여 드라마가 완전히 끝난 지금도 계속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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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와 상태가 탄 차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갈라져 가고, 함께 우산을 쓰고 가는 세 사람의 모습으로 문영과 상태의 동화도 마무리되면서, 드라마도 끝났다고 예상했지만, 이것도 끝이 아니었다. 드라마는 다시 상태가 떠나기 전의 장면으로 돌아와 ‘커피 마시고 간대, 커피’라고 말하는 상태와 인물들의 일상적인 모습으로 끝이 난다.
 
상태는 이제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고 각자의 길을 걸으며 살게 되겠지만, 여전히 서로의 일상에 남아 웃고, 싸우고, 의지하며 살 것이라는 걸 이 짧은 장면을 통해 엿볼 수 있어 더 완벽한 결말이라 느꼈다.
 
경찰에 붙잡힌 뒤, 인간은 너무 약해서 아픈 거라는 도희재의 말에 오지왕 원장은 ‘약하니까 같이 있는 거야, 서로 기대 사는 게 인간이야.’라고 답한다. 그의 말처럼, 한없이 약해서 아프던 세 사람은 서로에게 곁을 내주고 함께 있었기에 ‘행복해질 용기’를 내어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었다.
 
상처를 딛고 일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면서도 서로의 일상에 스며들어 함께 할 세 사람의 엔딩을 통해, 시청자들 또한 그들의 삶을 응원하며, 곁에 있는 이들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각자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용기를 얻은 것 같다. 약해도, 아파도,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약하고, 아프고, 괜찮지 않은 사람들끼리 서로 기대어 있으면 '행복해질 용기'가 생길테니까.

 

 



[정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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