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의 공간은 어떤가요 - 더 터치(The Touch) [도서]

당신의 공간은 어떤가요?
글 입력 2020.08.01 10:4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좋은 디자인이란 시각적으로만 매력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감각과 이어진 것이어야 한다.

 

 

겉은 중요하다. 책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이다. 꼭 필요한 전공 서적 같은 경우 어쩔 수 없지만, 그 외 대부분은 표지가 예쁜 책을 고르게 된다. 예쁜 표지가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물건도 그렇고, 집 또한  마찬가지이다. 외관이 예쁜 것은 더 시선이 가고 애착이 간다. 그래서 우리는 아기자기한 예쁜 물건들로, 별 쓸모는 없고 그저 장식품인 물건으로 집을 꾸민다.

 

집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집은 '나'를 가리킨다. 즉, 집을 디자인하는 건 '나'를 가꾸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외부인이 집에 온다 하면 급히 청소를 한다. 치우지 않는 집을 외부인에게 보여준다는 건 '나'의 치부를 들키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집=나'가 아니더라도 집은 중요하다. 집은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며, 안락함을 준다. 아마 인간이 삶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공간 대부분이 '집'일 것이다. 그런 집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있을 때 마음이 놓이고,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더 터치 The Touch>(이하 '더 터치')는 사람을 편안히 해주는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인간의 감각과 이어진 디자인이란 무언인지, 그리고 그런 디자인을 통해 인간의 감각이 얼마나 섬세해지고 풍부한 경험을 느끼는지 말해주고 있다.

 

 

[크기변환]20200709222903_mwwuzpax.jpg

 

 

 

빛, 자연, 물질성, 색, 공동체 : 기억에 남는 디자인


 

<더 터치>는 빛, 자연, 물질성, 색, 공동체를 주제로 총 25개 건축물의 디자인을 소개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을 담은 공간부터 자연 속에 묻혀있는 공간, 그리고 질감을 더한 색 등. 책 안에 있는 사진을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리고 한 번이라도 좋으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 관련 책도 아닌데, 꼭 여행을 한 느낌이다.

 

빛은 오로지 빛이기에 아름다운 것도 있지만, 어둠이 있기에 더 그 진가가 돋보이는 것도 있다. 일본의 소설가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이런 말을 했다. “선조들은 어두운 방에서 살 수밖에 없었으며 그러다 보니 그림자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두운 곳에서 희미한 빛이 있었기에 그림자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던 것이다.

 

빛은 공간의 분위기를 시시각각 바꾼다. 그런  ‘빛’의 목록 중 기억에 남는 건축물은 바르셀로나에 있는 코르베로 소유의 건축물이었다.

 

 

[크기변환]IMG_2789.jpg

 

 

이 건축물 안에는 현무암이고 분홍색 대리석으로 만든 코르베로의 조각품들이 있다. 햇빛이 중앙에서 천천히 이동하면 집 안의 작품들이 하나씩 빛을 받으며 강조된다고 한다.

 

 

[크기변환]IMG_2788.jpg


 

또한 개인 숙소 바깥쪽에 있는 방들은 유흥과 전시를 위한 곳이라 한다. 현대적인 가구들이 놓인 복도의 벽이 수도원처럼 흰색인 곳도 있는가 하며, 아라베스크식의 곡선으로 윤곽이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17세기 에스파냐의 분위기를 풍기는 단단한 나무 문들이 있다거나, 리모컨으로 여닫는 신기한 문도 있다는 것이다. 코르베로는 가짜 벽과 허공으로 통하는 가짜 계단으로 방문객들을 미로에 빠지게 만든다고도 한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디자인은 자연 챕터에서 본 노르웨이에 있는 예비크 하우스였다.

 

 

그림1.jpg

아무 곳에도 없지만 어느 변두리에는 있다.

 

 

노르웨이의 외곽, 소나무 숲과 북방 아한대 지역에 파묻힌 예비크 하우스는 놈 아키텍츠의 작품이다. 주변 환경과 함께 점차 낡아 가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도록 지었다고 한다.

 

예비크 하우스는 오픈 플랜, 즉 건물 내부가 벽으로 나뉘지 않는 구조를 대체할 창문이 있다. 그 창문 너머로 노르웨이 예비크 마을의 미에사 호수가 훤히 보인다. 놈 아키텍츠는 이 집을 독립적이면서도 주택의 일부가 서로 통하는 연결성 있는 구조로 디자인했다. 상자처럼 생긴 여섯 개의 각기 다른 크기의 구조물들이 겹쳐져 평면도로 보면 많은 구석과 틈이 보이는, 클러스터 주택인 이곳은 이러한 공간적 특성 덕분에 각자의 은신처에서 조용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물질성 챕터에서는 '이브 생 로랑 박물관', 색 챕터에서는 '시사이드 어보드' 등이 기억에 남는다. 크고 두꺼운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탐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당신의 공간은 어떤가요


 

25개의 공간은 제각각 개성이 있고 돋보인다. 건축가가 정성 들여 디자인했다는 생각이 확 다가온다. 그렇다면 당신이 머물고 있는 공간은 어떤가? 사실 책에 있는 25개의 공간은 나 같은 일반 독자에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정말 영화나 꿈에 나올법한 공간일 뿐, 이게 현실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니면 여행을 갔을 때 길을 걸어가면서 봤을 법한, 인상적인 디자인. 딱 그뿐이다. 당장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공간은 7, 8평 남짓한 한 칸짜리 방일뿐이다. 그래서 책 속에 있는 건축물들을 보고, 짐을 둘 곳도 없어 구석에서 쌓여만 가는 물건을 보면 기분이 참 묘하다.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방을 어떻게 꾸밀까 고민했을 것이다. 처음 방을 갖게 된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서 각자의 방을 꾸미기란 불가능하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박나래가 집을 발리 느낌이 나게 꾸미는 것처럼 바꾸는 것도 힘들다. 그러니 집을 어떻게 꾸밀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 이름만 보고 혹해서 선택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건축 관련에 흥미를 느끼고, 집에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또는 눈이 즐겁기 원하거나,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자인인지, 어디에서 머물고 싶은 느낌이 드는지 알고 싶다면 고민하지 말고 이 책을 선택하면 좋겠다.

 

 

더 터치

- 머물고 싶은 디자인 -

 
원제
The Touch
- Spaces Designed for the Senses

지은이
킨포크, 놈 아키텍츠
 
옮긴이 : 박여진

출판사 : 윌북

분야
건축, 디자인, 사진

규격
210*288mm

쪽 수 : 288쪽

발행일
2020년 06월 30일

정가 : 29,800원

ISBN
979-11-5581-282-2 (03540)

 

 



[김승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06456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