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She was free [영화]

당신은 상상일까, 사랑일까?
글 입력 2020.07.2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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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루비 스팍스>


 

천재 작가 캘빈은 꿈속에서 자신의 이상형인 루비를 만난다. 그 꿈을 꾼 이후 캘빈은 자꾸 루비를 떠올린다.

 

한편 캘빈은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아 스트레스로 인해 주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는데, 정신과 의사의 권유로 꿈에서 만난 루비에 대해 글을 쓰게 된다. 그렇게 루비라는 이상적 연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와 자신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한 캘빈.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집 부엌에 이상형인 루비가 그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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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현실인지.

 

캘빈은 자꾸 헷갈려, 길 가는 사람을 붙잡아 그녀가 보이냐고 묻기까지 한다. 캘빈의 그런 행동에 서운하고 화가 난 루비는 그대로 뛰쳐나가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캘빈은 그녀의 존재가 진짜라고 믿게 된다.

 

그 후 캘빈은 지금까지 상상해왔던 것들을 실제로 이어나간다. 루비와 함께 영화를 보고, 같이 오락실에 가서 놀고, 춤을 추는 등. 그녀와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캘빈은 점점 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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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루비의 존재를 확인하던 날, 캘빈은 타자기로 그녀에 대해 소설을 쓰게 되면 그녀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녀에 대해선 안 쓸 거야."

 

 

캘빈은 루비가 자신이 생각한 완벽한 이상형이기에 사귀면서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기에 타자기로 그녀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 그러나 모든 연인이 그렇듯 둘의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캘빈은 문제점이 생길 때마다 문제를 해결할 생각보단 그녀를 바꾸려 든다.

 

자신의 글로 그녀를 탄생시켰듯, 자신의 글로 그녀를 바꾸고 통제하려고 한 것이다.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만약 내 눈앞에 완벽한 이상형이 있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또한 이상형이 나를 좋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 이런 생각에서 이 영화는 참 잘 만들었구나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 상상해봤을 일을 기반으로 만들었으니까.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분명 신날 것이다. 내가 꿈꿔온 완벽한 사람이 나를 좋다고 한다면 더욱 그렇다. 마치 모든 걸 가진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온전한 내 편이 생긴 느낌이 들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누구라도 알아볼 값비싼 액세서리를 두른 듯 우쭐 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내 말에 순종적이고 싫으면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옆에 뒀다 해서 그걸 사랑이라 얘기할 수 있을까? 그게 진짜가 될 수 있을까?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실존 인물. 그건 정말 실존하는 인물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욕심과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게 바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지독한 짝사랑을 하게 된다면, 처음엔 누구나 그 사람의 빈 껍데기만이라도 좋으니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빈 껍데기를 얻게 되다 보면, 처음과 달리 그 사람의 마음까지 얻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이다.

 

그렇게 욕심은 끝이 없고 멈추지 못한다. 완벽한 이상형이라 다 잘 될 줄 알았지만, 안 맞는 부분이 있자 루비를 바꿔버리는 캘빈처럼 말이다.

 

 

 

She was free


 

 

"난 자기면 돼.

다른 사람은 필요 없어."

 

"부담되네."

 

 

시간이 흐를수록 루비는 점점 지쳐간다. 캘빈이 일에만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루비는 미술 학원과 같은 취미 생활을 만들며, 일주일에 한 번은 그녀의 집에서 자겠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루비와 사귄 이후 처음으로 혼자 자보는 캘빈은 깊은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미 루비는 캘빈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가기 시작했고, 그렇기에 캘빈은 더욱 루비에게 집착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루비에 관해 쓰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캘빈의 결심은 무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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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게 외로워진 그는 루비의 성격을 의존적이게 변화시켰고, 그렇게 변화시킨 이후로는 너무 자신한테만 의지하는 루비가 버거워 다시 타자기에 손을 댄다. 그렇게 루비는 망가져가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보는 캘빈 또한 모든 게 허무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캘빈은 그녀에게 모든 사실을 말한 후 놓아주게 된다.

 

사랑이란 건 뭘까. 사랑에 대해 논한 사람들은 많다. J.A.Lee 박사는 사랑의 유형을 열정적 사랑, 유희적 사랑, 친구 같은 사랑, 소유적 사랑, 실용적 사랑, 헌신적 사랑이 있다 주장했고, 스턴버그는 사랑의 유형을 삼각형 이론을 내세워 정리했다.

 

당신의 사랑은 어떤 유형이며, 어떤 형태를 보이고 있는가. 혹 내가 하는 사랑이 상대방을 틀에 가둬두고 있진 않은가. 영화 <루비 스팍스>를 보고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김승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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