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원 월드, 원 헬스 (One World, One Health) [도서]

글 입력 2020.07.02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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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시작된 지 벌써 육 개월을 넘어간다. 이제 코로나19 현상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를 말하는 지금, 우리가 생태계를 바라보는 개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환경과 수의 분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질병)의 창궐은 어느정도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말한다. 그 심각성과 전염성을 예측할 수 없었을 뿐 2003년의 사스, 2009년의 신종플루, 2010년의 메르스, 2016년의 에볼라까지 세계적 감염병은 주기적으로 계속 발생했다.

 

이런 감염병의 위험성을 간파하고 일찍이 수의학계에서 시작된 보건 관점이 원헬스(One Health)다. 원헬스란 인간, 동물, 자연의 운명이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뜻으로, 인간과 동물을 비롯해 이들이 살아가는 환경까지 건강해야 한다는 운명 공동체적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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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증가하면서 사람이 자연 생태계를 침범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인수공통감염병이 계속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는 기후 변화,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된 야생 동물이 농가로 내려오고, 야생 동물 밀반입, 도축 등의 행위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동물을 숙주로 삼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넘어올 확률이 가파르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이종(種) 간 전파가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공장식 축산이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대량으로 사육하는 소, 돼지, 닭 등의 단일 품종 가축은 집단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이런 가축과 접촉하는 인간 역시 바이러스에 계속 노출되고 신종 플루, 코로나19와 같은 범 전염병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는 가축 살처분, 백신 개발 등의 대책을 사용했지만 이런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동물을 관리하는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바이러스 질병은 꾸준히 생길 테고, 살처분으로 인한 엄청난 수의 동물 사체가 기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은 반복된다.

 

이젠 원헬스 관점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바라보는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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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헬스를 위해선 예방 보건 체계에서의 정책 변화가 필수적이긴 하지만, 개인이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원헬스를 실천할 수 있다.

 

동물의 삶의 질이 인간의 삶과 분리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통해 누구나 원헬스를 실천할 수 있다. 육류 소비 줄이기, 에너지 절약, 쓰레기 줄이기 등이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그 외에도 동물 실험 제품 쓰지 않기, 동물 복지 식품 구매 등의 방법도 있다.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일주일에 한번 비건 식단을 먹는 일이 정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사소한 행동의 효과는 미미할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기형적인 착취 구조에 ‘적어도 나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 없이 여론은 생기지 않고, 여론 없이 정책이 먼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일상에서 행하는 작은 실천이야말로 중요한 한 걸음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은 우리가 무시하고 있던 진실, 인간도 동물이며 우리가 동물을 단순한 이용 대상이 아닌 건강을 함께하는 대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씁쓸하게 알려준다.

 

2004년 각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원 월드, 원 헬스(One World, One Health)라는 슬로건처럼 지구는 하나뿐이고, 이제 인류의 운명은 우리가 다른 생명과 맺는 관계에 달려 있다. 포스트 코로나가 이 오래된 목소리에 더 주목하는 시대가 되길 바란다.

 

 

[김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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