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창을 통해 보는 관객참여형 스릴러, 이창 [영화]

씬 분석을 통해 보는 색다른 스릴러
글 입력 2020.06.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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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콕, 그는 누구인가?



 

 

'이창'을 만든 알프레드 히치콕은 '스릴러의 최고 거장', 혹은 '서스펜스 영화의 대가'라는 수식어로 소개되는 인물이다.

 

히치콕은 1922년부터 영화감독 일을 시작하여 화면과 화면을 결합하는 편집 기교면에서 독창적인 실험을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영국 무성영화의 시각적 어휘를 늘렸다. 이는 몽타주 미학과 독일 표현주의 미학을 절충한 실험 정신이 돋보여 꽤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멜로 드라마와 코미디를 오가며 다양한 장르를 찍다가 34년부터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에 집중해서 영화를 찍었다. 이때부터 원죄 의식, 성에 대한 강박감, 위협받는 무고한 개인 등의 주제를 추구하게 되며 그의 명성이 동시에 높아졌다.

 

스릴러 중에서도 '살인'을 주로 다뤘는데, 그 핵심은 가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살인을 당하는 인물들은 모두 편안한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기가 아는 사람들에 의해 능욕을 당한다.

 

히치콕과 관련된 일화에 대해 말해보자면, 사전에 완벽한 구상을 해두고서 촬영에 임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하나의 쇼트라도 그림까지 곁들인 촬영계획을 가지고 임했기에, 불필요한 재촬영을 제일 싫어했다고 한다. 또한 배우들에게 인물 해석을 일체 못하도록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배우가 관객들의 정서를 대신하는 '대용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작품 '이창'은 평범한 사람이 우연히 범죄나 음모에 말려들어서 겪게 되는 일상 속에 도사린 공포와 위협을 그려낸다.

 

 

 
 
 

'이창'의 줄거리


 

제프리라는 기자는 다리에 깁스를 해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할 일이 없는 그는 집 안에서 하루종일 창밖의 이웃들을 관찰한다. 그러다 어느 날 새벽에 가방을 들고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한 수상한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외판원인 쏜워드로 아픈 부인이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그녀를 돌보는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심지어 그녀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후 제프리는 그가 집안에서 신문지를 칼에 싸는 등 수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부인을 쥐도새도 모르게 살인한 용의자라고 확신한다. 애인 리사와 간호사 스텔라에게 이를 털어놓고,  형사 도일에게 요청을 구한다. 도일은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오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며 회유하였기에, 그를 제외한 셋이 합심해 증거를 찾게 된다.

 

결국 결정적인 증거인 부인의 결혼반지를 리사가 쏜워드의 집안에서 발견하고, 쏜워드는 제프리의 집을 찾아가서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에게 체포된다.

 

다시 평화로운 이웃 사람들의 모습이 나오고 두 다리를 깁스하게 된 제프리가 창 밖이 아닌 집안을 바라보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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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으로 카메라가 이웃들의 모습을 순서대로 비춘다. 롱테이크임에도 불구하고, 팬과 틸트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들이 입고 있는 의상과 집 안에 놓여진 소품을 통해 어떤 직업과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다. 속옷만 입고 발레 춤을 추는 발레리나, 베란다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부부까지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그들의 모습을 자연광을 사용하여 진실되게 드러낸다. 스릴러 답지 않게 상당히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면서 말이다. 이에 경쾌하고 밝은 음악을 깔아 아직 사건이 시작되기 전 평화로운 상태임을 나타낸다.

 

현실에서 창 건너편에 이웃의 모습들이 훤히 보인다고 생각해보자. 누구나 당황할 금치 못할 것이다. 이처럼 '이창'은 적나라하게 타인의 모습을 나타내며, 마치 몰래 관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따라서 영화를 보다 보면 괜히 죄를 짓고 있는 기분이 든다. 카메라의 시선을 관객의 시선과 동일시 시키는 시선일치 몽타주 기법을 활용해, 관객이 제프리 혹은 그 다른 누군가가 되어 영화 속 세계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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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리사, 그리고 도일이 쏜워드의 살인 여부에 관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장면이다. 대부분 미디엄 쇼트로 나타내었으며, 그림자와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사용하였다. 따라서 그들의 연기는 가장 극대화되어 드러난다. 증거 부족으로 완전히 살인 혐의를 부정하는 형사 도일, 여자만의 직감으로 그가 범인임을 확신하는 리사, 자신이 발견한 증거를 확신하는 제프리까지. 세 배역을 맡은 배우는 각자의 리얼리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이를 카메라 무빙을 통해 대사를 치는 인물에 조명을 비춤으로써 의견 대비를 극명하게 볼 수 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관객은 자신이 셋 중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지 알게 된다. 또한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을 영화 내내 응원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과감 없이 알 수 있다. 이처럼 '이창'은 또 한 번, 관객을 참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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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가 그의 집안에서 증거를 찾기 위해 쪽지를 보내고, 리사가 직접 쏜워드의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 영화 내내 수동적인 태도로 멀리서 지켜보던 제프리가 드디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첫 장면이다. 줌인을 통해 그가 쓰는 쪽지를 보여주며, 하이 앵글로 나타내 압박감을 준다. 이후 페이드 아웃과 인을 통해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쏜워드의 집에 증거를 찾으러 간 리사를 비춘다. 제프리는 카메라 렌즈를 망원경처럼 사용해 그녀를 지켜본다. 일종의 텔레포토 쇼트인 셈이다. 이를 집안에 들어오는 쏜워드와 그녀를 지켜보던 제프리를 교차편집을 사용해 번걸아 나타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격해지는 빠른 템포의 BGM과 긴장감으로 인해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쪽지를 보낸 것은 제프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행동이었다. 실제로 움직였던 인물들에 비해, 시작부터 끝까지 밖을 지켜보기만 했던 제프리가 사건 해결의 주역이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기존 스릴러 양상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무조건 정답만은 아님을 알게 한다.

 

이처럼 제프리가 실제로 취한 액션에, 마치 내가 사건의 해결에 한 발짝 나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이처럼 관객의 참여는 영화 내내 계속되다가 쏜워드가 체포됨으로써 끝을 맺는다.

 

 

 

정리


 

'이창'은 전체적으로 통일성을 지닌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세트장에서 사건이 진행되었지만, 그럼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그만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창 안과 창 밖으로 나누어진 공간에서의 카메라 앵글과 무빙은 관객이 참여하는 느낌을 극대화해준다. 그래서 '관객참여형 스릴러'라고 논한 것이다. 고전 영화임에도 색다른 스릴을 즐길 수 있는, 현대에 찾아 볼 수 없는 참신한 소재를 감독의 뛰어난 촬영 기법으로 나타낸 '이창'이었다.

 
 
[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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