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송하십니까? [도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
글 입력 2020.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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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합니다’, 누구라도 한 번쯤 들어본 이 말은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신조어이다. 이과생에 비해 문과생의 취업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회적 현상을 통해 문과생들이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이과생들이 문과생들을 무시하고 조롱할 때 쓰이고 있다.

 

신조어란, 현재 사회의 흐름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취업시장에서 인문계열 출신 학생들의 채용 수요가 점점 낮아지면서, 자연스레 인문학을 간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문과생들의 고개를 떨구게 만든 사회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을 꼭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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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작가의 책 '비즈니스 인문학'을 통해 알아보는 융합의 중요성

 

‘엔지니어’는 ‘머릿속에 꾀가 잔뜩 든 천재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로부터 생겨난 단어라고 한다. ‘안’을 의미하는 ‘in’과 ‘천재, 타고난 사람’을 의미하는 ‘genius’가 합성되어 ‘in-geniu-ior’ 즉, ‘engineer’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들었을 때에는 기술자, 혹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 등 창의적인 사람의 이미지보다는 정해진 공식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엔지니어 직에 고용되는 사람들은 원래 예술가들이었다. 누구보다도 창의적이고 섬세한 사람들이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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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인문학과 기술은 애써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가 곧 인문학자였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엔지니어들의 창의력은 이과와 문과의 구분을 허물 수 있는 넓은 지적 호기심에서 나왔다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유로 빠른 사회가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 빠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요구되는 수 많은 기술과 기계의 발전으로 인해 취업시장에 있어서만은 이과생들을 치켜 세우는 분위기가 구성되었지만, 사실 이 두 분야의 적절한 융합 없이 한 쪽으로 편향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안정적인 인간의 삶을 이루기 힘들 것이다.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수많은 신기술들과 사업체들은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세계의 문화와 전통, 철학, 정치 등 인간은 물론이고 인간 세계를 간파하는 시야를 가지고 있어야만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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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이과라는 틀을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창의력을 개발시키는 가장 쉬운 출발일 수도 있다.”
 
“예술 작품을 평가할 때 예술가의 인생관, 철학을 함께 보듯, 엔지니어의 인생관과 철학도 창의성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그 때문에 서양 인문학은 엔지니어들을 예술가로 존중하는 조직들이 역사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음을 증명해 준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지식과 실력으로 사회를 발전시키는 능력자도 결국 사람 냄새가 나는 매체를 통해 힐링을 얻는다. 책, 음악, 영화, 공연 등 공식과 기술로는 뚝딱 제작할 수 없는 것들이 인간에게 여유로움과 행복감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인문학은 ‘힐링’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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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일수록 미술과 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인문계 전공자일수록 과학을 많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중요성을 비교하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적절한 비율로 구성된 사회가 구축되고, 다양한 분야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을 존중할 수 있는 시대가 왔을 때, 가장 이상적인 인간세계가 구성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이다.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가지는 무게를 인지하지 못한 채, 가볍게 사용한다면 인문학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굳히는 것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모순점에 대해 파악한 뒤, 당당히 ‘문송하지 않다’고 외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송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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