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다이나믹 클래식 Masterpiece Series I : 베토벤 & 라흐마니노프의 위대한 여정

글 입력 2020.05.3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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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런 것들을 살펴보면 분야를 막론하고 대중적으로도 사랑받을 만큼의 요소도 있으면서, 대중성의 차원이 아니라 전문성의 차원에서 보았을 때에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각광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에도 그런 음악가들이 있다. 모든 음악가들이 각자의 세계가 있고, 관객들 역시 그들 나름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음악회의 레퍼토리들은 항상 다양하게 조합이 되지만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사랑받는 음악가들이 분명 있다. 베토벤과 라흐마니노프라면, 정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음악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중적으로든, 전공자들에게든 말이다.


이번에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다이나믹 클래식 Masterpiece Series"로 무대를 기획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다이나믹 클래식 시리즈의 첫번째 무대는 지난 4월 말 경에 있었어야 하는데, 그 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하게 이루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에 공연이 취소되었다. 다소 완화된 생활 속 방역을 시행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이나믹 클래식 시리즈의 첫 무대가 다시금 꾸며지게 되었다. 이번에는 전 달에 최초로 기획했던 무대와는 구성이 조금 달라졌다. 여전히 베토벤과 라흐마니노프를 주축으로 하지만, 4월에 예정됐던 무대에서는 베토벤과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만을 다루었다면 이번 6월 말에 기획된 무대에서는 오페라 아리아들까지 함께 선보이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PROGRAM


S.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피아니스트 문지영)


G. Donizetti O nube che lieve...Nella pace Del Mesto Riposo from Opera “Maria Stuarda”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 중 오 하늘 위를 부드럽게 흘러가는 구름아 (소프라노 이다미)

 

A. Dvořák Měsíčku na nebi hlubokém from Opera “Rusalka”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 부치는 노래 (소프라노 이다미)

 

F. Lehár Dein ist mein ganzes Herz from Operetta “Land des Lächelns”

오페렛타 “미소의 나라” 중 그대는 나의 모든 것  (테너 신상근)


J. Massenet Celui dont la parole... il est doux, il est bon from Opera “Hérodiade”

오페라 “헤로디아드” 중 그는 부드럽고 상냥해 (소프라노 이다미)


A. Catalani Ebben ne andrò lontana from Opera “La Wally”

오페라 “라왈리” 중 그렇다면 멀리 떠나겠어요 (소프라노 이다미)


A. Lara Granada (테너 신상근)


G. Puccini Vissi d'arte, vissi d'amore from Opera “Tosca”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소프라노 이다미)


INTERMISSION


L.v. Beethoven Symphony No.2 D Major Op.36



 

 

이번 공연의 첫 프로그램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시작한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이 작품을, 이번에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협연으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원래대로라면 올 4월 2일에 리사이틀이 예정되어 있었던 피아니스트 문지영은 올 상반기에 예기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본인의 리사이틀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브람스의 작품으로 후기 낭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던 문지영의 아쉬움을 달랠 무대가, 이번 6월 27일로 예정된 뉴서울필과의 협연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라흐마니노프 인생의 굴곡이 담긴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묵직한 피아노의 독주로 시작한다. 어두움, 장엄함, 비장함이 집약되어 있는 1악장은 피아노의 종소리 같은 첫 터치와 그 사이에 배치된 공백만으로도 많은 것을 말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다양하게 들어보면, 연주자마다 첫 대목의 음을 표현하는 강약의 정도 그리고 양손으로 내려친 뒤 왼손으로 낮은 음을 짚는 순간에 두는 텀의 정도가 다르다. 심지어 동일한 연주자여도 무대가 달라지면 그 속도감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새로운 매력이 있다. 카덴차는 생략되어 있지만, 1악장은 카덴차 없이도 충분히 변화무쌍하고 격렬하다.


그런가 하면 2악장은 아름답고도 몽환적이다. 오케스트라의 부드러운 도입에 이어 피아노가 보이는 펼침화음, 플룻과 클라리넷 솔로의 서정적인 선율은 힘들고 지쳤던 라흐마니노프 자신을 위로하는 듯한 느낌이다. 언제 들어도 포근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드는 악장이다. 특히나 2악장의 마지막 부분에 위치한 클라이막스는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딧에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낙관적이면서도 원숙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 뒤에 맞이하는 3악장은 피아노의 현란한 선율과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로 점점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3악장의 클라이막스는 일전의 모든 고난과 역경을 넘어 완전한 극복 그리고 미래에의 낙관이 느껴질 만큼 당당하고 선언적이다. 이 승리의 여정을 뉴서울필 그리고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함께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문지영의 라흐마니노프가 기대되는 이유는 예전에 그가 했던 인터뷰 때문이다. 문지영은 인터뷰어로부터 '내성적인 성격이 좋은 의미로 많이 변했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대해서, 본인의 성격이 내향적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러시아 작품을 잘 안 치게 되는 것도 자신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말고는 잘 안치게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폭발적으로 뿜어내는 외향적인 비르투오시티보다 내면으로 파고 드는 쪽이 좋다고 말했다. 그런 문지영의 라흐마니노프라면, 기교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기보다는 터치 하나하나를 통해 객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연주를 들려줄 것이라 믿는다.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대중들에게도 너무 익숙한 곡이기 때문에 레퍼런스도 많고, 관객 각자의 취향도 다양해서 오히려 연주자 입장에서는 다수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진중하고도 세심한 연주로 듣는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이라면, 분명 이전의 기억들을 넘어서는 또 다른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


1부의 첫 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끝나고 나면, 이어지는 작품들은 모두 오페라 아리아들이다. 소프라노 이다미와 테너 신상근이 나서서 각각의 아리아들을 부를 예정이다. 총 7곡이 예정되어 있는데, 5곡은 소프라노 이다미가 부르고 2곡은 테너 신상근이 부르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다.


루살카의 "달에 부치는 노래"나 미소의 나라의 "그대는 나의 모든 것",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는 익숙한 곡들이다. 제목을 모르더라도 들어보면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곡들일 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곡들은 정말 생소했다. 오페라 아리아들을 잘 듣지 않아서 그런지 곡들을 찾아 들어보아도 이전에 들은 적이 없는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아름다운 아리아들이었다. 아마 콘서트홀에서 들으면 더욱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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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아름다운 베토벤 교향곡 2번으로 가득하다. 1부에서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주곡, 오페라 아리아의 반주를 하는 모습으로 다른 연주자들과 앙상블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2부는 뉴서울필의 순수한 저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관현악곡 중에서도, 뉴서울필은 베토벤을 선택했다. 그 중에서도 2번을 선택한 것은 인상적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선택을 내렸으니 베토벤의 작품을 선택할 때에는 조금 변화를 준 것일까? 베토벤 교향곡 하면 자주 연주되는 레퍼토리들을 택하지 않고 2번을 선택한 것이 사뭇 색다르게 와닿았다. 특히나 지난 4월에 최초로 예정했던 무대에서는 3번 "영웅"을 선곡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베토벤 2번을 이번 다이나믹 클래식 시리즈의 첫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선곡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청력의 상실이 시작되어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던 베토벤이 그 힘든 시기에 작곡한 교향곡이 이토록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것은 언제나 놀라운 대목이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어려워진 이 난관을, 함께 긍정하며 극복해가자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다독이는 마음이 조금은 느껴지지 않는가. 게다가 전통적인 교향곡의 양식을 정교하게 구현해 내면서도 최초로 스케르초 악장을 시도하여 이후 교향곡들에 꾸준히 영향을 미친 이 작품의 업적을 생각한다면, 교향곡 2번의 선곡은 의문이 아니라 당위로 귀결되는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1악장은 느린 서주로 시작해서 풍부한 화성으로 가득찬다. 1악장은 하이든에게 영향을 받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악장이기도 한데, 부드러우면서도 대담하다. 2악장 라르게토는 느린 가운데 온화하고 포근한 서정성이 충만하다. 3악장은 당시에 전통적이었던 미뉴에트가 아니라 스케르초로 만들었다. 지금에서야 3악장이 스케르초 악장인 게 어색하지 않지만, 이는 베토벤이 교향곡 2번에서 시도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보기 힘들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심정적으로 가장 바닥을 향해 내리 꽂았던 순간에도 음악적인 유머를 잃지 않았던 베토벤의 재치 덕분이다. 이를 이어받은 4악장 역시 유머러스하다. 도입부가 아주 익살스럽다. 그리고 발전되어 가는 선율은 우아하다. 모든 음이 매듭 지어지는 그 순간마저, 과장되는 것 없이 품격있게 끝나는 모습을 보면 어려움 속에서도 존엄성을 잃지 않은 악성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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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91년 설립되어 창단 29주년인 올해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순수 민간 교향악단이다. 국내 민간 교향악단 중에서는 최고로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2700여회 이상의 다양한 음악회를 개최하거나 초청연주를 하여 최다 연주경력까지 있는 오케스트라다. 특히 국내 민간 교향악단 중에서는 최초로 200회 이상의 정기연주회를 개최한 이력이 있을 정도로, 그 역사와 경력이 유구한 오케스트라다.


피아니스트 문지영, 소프라노 이다미 그리고 테너 신상근과 함께 시작하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다이나믹 클래식 시리즈. 화려한 협연 라인업과 더불어 풍성한 프로그램 구성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이번 무대는 다가오는 6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다.


 



2020년 6월 27일 (토)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다이나믹 클래식 Masterpiece Series I

베토벤 & 라흐마니노프의 위대한 여정


R석 8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약 12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사)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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