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국 LA 여행 - 샌디에고 [여행]

LA에 살면서 다녔던 좋은 곳, 샌디에고
글 입력 2020.05.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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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친구와의 대화에서 '진짜 여행 가고 싶다' 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답답함이 커진 요즘이라는 말이겠지. 그 꽉 막힌 마음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말로 표현하는 것뿐이고.


 

미국 LA에서 살게 된 후, 주변 사람들은 내가 매일을 여행과 같은 일상을 보내는 줄 알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미국이라면 훨씬 여유롭고 집을 떠나 여행을 하는 것처럼 자유롭게 살아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미국에 있을 때에도, 기대한 것과 달리 일상은 반복된다. 일상이 반복되다 보면 우리는 금세 현실에 지치고 도피하고 싶어 진다. 그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선택하곤 한다. 여행은 반복되는 매일에 힘을 잃은 우리에게 다시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되어준다.

 

미국이 나에게 일상이 되면서, 나의 꽉 막힌 마음과 답답함을 해소해준 몇 군데의 여행지가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샌디에고다. 샌디에고는 나에게 좋은 날씨와 풍경, 여유로움. 나에게 정말 최고의 힐링 여행지로 기억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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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해안가를 드라이브하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과 길 양 옆에 야자수가 늘어선 길을 달리다 보면 어떠한 근심 걱정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특히 샌디에고는 LA보다 더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기 때문인지 샌디에고 특유의 따스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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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어딘가에 차를 잠시 세워 두고 해안가 산책로를 걸으면 가슴까지 뻥 뚫리는 절경을 볼 수 있다. 미국 서부 해안가는 모두 넓고 푸른 바다를 자랑하는데, 샌디에고의 바다 또한 그렇다. 시원한 바람과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느끼며 산책로를 걸었을 때 느꼈던 평안함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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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하면 생각나는 해변은 바로 라호야(La jolla beach)이다. 라호야 해변은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해변으로 유명하다.


라호야 해변에서 해상 액티비티를 즐긴다면, 바다사자와 함께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스노쿨링이나 카야킹을 하면 바다사자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바다사자와 함께 바다 속을 헤엄치는 상황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낭만적이고 신비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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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바다사자를 마주하는 것이 아직은 두렵고 어렵다면 해변가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바다사자를 보면 된다.


라호야 해변은 일광욕을 하는 바다사자로 인해, 근처에만 가도 꾸리꾸리한 냄새가 진동한다는 단점이 있다. 생각보다도 더 코를 찌르는 악취에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곤히 햇살을 즐기며 잠들어 있는 바다사자를 바라보면서 악취는 더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바다사자들은 조금 다혈질이다. 곤히 자는 것을 방해하거나 심기를 거스르면 큰 소리를 내면서 위협을 해오기도 한다.


실제로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근처에 다가갈 때 주의를 해야 한다. 나는 굳이 다가가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기로 했다. 고개를 들고 꾸벅꾸벅 조는 녀석부터 배를 까뒤집고 햇빛을 만끽하는 녀석까지 바다사자도 각자 잠버릇이 다양한 것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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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nterest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로 유명한 이 키스 동상은,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알리는 동상으로, 2차 세계대전의 종전 소식에 기뻐한 한 수병과 한 간호사가 키스하는 장면을 동상으로 만든 것이다. 이 사람들은 연인이 아니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인데 종전의 기쁨으로 병사가 하는 키스를 간호사가 허락했다고 한다.

 

이 동상은 직접 보면 꽤 큰 크기를 자랑한다. 사진으로만 보았을 때는 그렇게 클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크고 감동적이어서 조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비록 서로 모르는 사람들의 키스를 동상으로 남긴 것이긴 하지만, 푸른 하늘 아래에서 그 동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괜스레 몽글몽글하고 간질간질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전쟁의 끝이 주는 기쁨과 사랑이 느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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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티 스테이션(Liberty station)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명소는 아니다. 나 또한 우연히 이 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넓은 정원에 다채로운 물건을 파는 시장과 브런치 가게, 카페가 자리잡고 있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장소에서 큰 만족을 느껴서 인지, 나는 지인이 샌디에고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이 장소를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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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an Diego 공식 사이트

 


마켓에는 색다른 물건을 팔기도 하고 새로운 음식을 팔기도 해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충분하고, 야외 정원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마켓에서 먹고 싶은 몇가지를 구매하고, 요긴할 거리를 조금 사 들고 나와, 버스킹 공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로 부드러운 선율을 노래하는데, 내용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일상에 지쳐 있던 내 모든 마음이 치유되고 있었다. 정말 그 때의 분위기와 평화로움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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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샌디에고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먹거리 중 하나인 필스 바베큐! 바베큐 위에 얹어져 있는 소스와,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가 일품이었다. 하루 종일 걷고 돌아다니면서 조금은 피로하기도 했는데, 맛있는 음식을 맛보니 또 다시 힘이 샘솟았다.

 

필스 바베큐는 인기가 아주 많아서, 입장하려면 줄을 서야 한다. 나 또한 줄을 오래 기다린 후에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과연 이렇게 기다린 정도의 값어치를 할까 투덜댔지만, 바베큐를 한입 베어 문 순간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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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isit California

 


샌디에고의 또 하나의 명소, 발보아 파크(Balboa park). 넓은 공원 안에 궁전같은 건물들과, 꽃, 나무들이 만발한 곳이다.


산책하는 사람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굉장히 붐비는 곳인데 불구하고 여유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많고 복작거리는 곳은 조금 산만하고 소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음에도, 발보아 파크는 붐비는 와중에도 그만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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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이 되어서, 선셋(sunset) 명소인 코로나도 해변(Coronado beach)이다.


운전해서 코로나도 섬으로 넘어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여유롭게 모래사장에 앉아 있다 보면, 드넓은 수평선 너머로 해가 숨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내가 샌디에고를 방문했을 때엔 구름에 해가 가려 드라마틱한 선셋을 보지는 못했지만, 구름에 가린 채로도 충분히 황홀한 경치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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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소는 바로 올드 타운이다. 멕시코 국경과 맞닿아 있는 샌디에고는 멕시코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올드 타운은 들어서자 마자 이곳은 미국이 아니고 멕시코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멕시코 특유의 화려하고 열정적인 거리들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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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nterest

 


맛있는 멕시코 음식과 노래, 기념품이 가득한 곳이었다. 멕시코에 가본적은 없는데도 마치 멕시코를 잠시 체험해본 듯했다. 샌디에고의 따스한 기후와 열정적인 멕시코의 문화가 어우러져 굉장히 독특하고 신나는 기억을 갖게 해준 곳이다. 올드 타운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작은 공간에서 독특한 문화와 색다른 것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

 

*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과 쌓여가는 피로 속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었다. 여유를 만끽하고 잠시 동안 편안하게 쉬고 싶어서 떠난 여행이었는데, 원하던 바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던 여행이었다.


매일을 여행을 떠나 온 것처럼 신나고 색다르게 만들 수는 없다. 결국 나의 일상은 반복되기 마련이고, 현실은 쓰디쓸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무의식 중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말을 한다.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좋은 영향들을 알고 있으니, 힘든 상황 속에서 여행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나의 힘겨운 때에 샌디에고 여행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다시 내일의 일상을 힘차게 나아갈 힘을 얻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여행지로부터 반복되는 일상을 이겨낼 원동력을 얻는다.


미국 생활을 이어가는 나에게는 샌디에고, 다른 곳에서 머무는 다른 누군가에겐 그 나름의 다른 어떠한 여행지가 있다. 반복되는 매일에 지친 여러분 모두, 코로나 사태가 조금 진정되고 나면 우리에게 힘을 주는 각자의 여행지로 잠시나마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가 명시되지 않은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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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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