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상식을 부수는 기발한 상상력,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전시]

글 입력 2020.05.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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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콩드, 1953, 캔버스에 유채.jpg

르네 마그리트, '골콩드', 1953년

캔버스에 유채, 80.7 x 100.6 cm

 

 

어린 시절 나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세계 미술의 거장들, 이를 테면 램브란트, 모네, 고흐, 피카소 등의 그림들이 도대체 왜 좋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사실에 가깝게 그리지도 않는데, 이게 정말 아름다운가?


집 앞의 국립현대미술관에 주구장창 나를 데리고 다니던, 나의 예술적 감각을 길러주려 어린이를 위한 위대한 화가의 만화나 도록 따위를 그렇게나 많이 사놓았던 부모님께 미안하게도, 아무리 귀가 닳도록 들어도 이 그림 한 장이 무엇이 아름다운지, 무엇하러 그렇게나 볼 것이 많은지 그때의 나는 의아하기만 했다. '예쁜 것'을 찾으려면 차라리 순정만화를 찾았지. 그런데 다소 반항적이던 어린 시절의 나의 눈을 다시 비비게 만든 작가가 있었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1898-1967)였다.

 

아마도 초등학교 미술 시간이었을 것이다. 주위에서 말하는 그 거창한 '미술'이라면 고리타분하게 여겼던 나의 눈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었다. 화면 정중앙에 파이프를 떡하니 '잘' 그려놓고, 밑에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당당히 써놓은 그 유명한 작품, '이미지의 배반'. 이것이 왜 파이프가 아닌지, 마그리트가 의도한 바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시는 선생님의 설명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당시의 나에게 그 그림만큼 "이거 뭐지?" 싶은 충격적인 그림은 없었다.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마그리트의 유명한 작품들, 하늘에서 양복을 사람이 쏟아진다든지('골콩드', 1953), 말을 탄 사람이 나무 뒤에 있는 건지 나무가 말을 탄 사람 뒤에 알 수 없다든지('백지위임장', 1965), 머리는 생선이고 몸통은 인간인 어떤 생물이 바닷가에 쓰러져있다든지(집합적 발명', 1953) 하는 그림들은 어렸던 나의 상상력을 한껏 돋워주었다.


르네 마그리트가 펼쳐보인 세계는 어딘가 괴이하면서도, 너무도 신기해서 홀린 듯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순례자_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1967.jpg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1898-1967)

 

 

벨기에 출신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20세기 초현실주의의 거장이다.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20세기의 문학·예술사조(출처: 두산백과)'로, 1919년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 1896~1966)이 최초로 초현실주의 작품을 창작한 이후 1930년대 절정을 맞이한다.*


초현실주의의 전성기를 주도한 화가 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의 주창자인 브르통,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1904~1989)와 시인 폴 엘뤼아르(Paul Éluard, 1895~1952) 등과 교류하였으나 192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꿈의 세계, 무의식을 중시한 프랑스 초현실주의자들과는 다른 시각 예술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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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르네 마그리트, '이미지의 배반'

1929년, 캔버스에 유채, 60 x 81 cm

(우) 르네 마그리트, '잘못된 거울'

1935년, 캔버스에 유채, 19 x 27 cm

 

 

그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이라 하여, 친숙한 대상들의 예기치 않은 결합을 통해 상식을 깨고 사고의 일탈을 유도하는 작품들을 창작한다. 그가 택한 사물들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과, 담배 파이프, 중절모, 새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사물들을 전혀 엉뚱한 곳에 배치한다. 사과를 잘 차려입은 사내의 얼굴 한복판에 놓는다든지, 맑은 하늘을 뒤집힌 우리의 눈알 속에 넣는다든지. 그리고 드디어 '이미지의 배반', 누가 봐도 파이프인 물건을 두고 파이프가 아니라고 한다든지. ‘화가’보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했던 마그리트는 항상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7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느껴지지 않고, 여전히 기발하고 새로운 느낌을 준다. 그의 작품은 현재까지도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오마주되기도 하고,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마그리트의 작품들은 잭슨 브라운의 앨범 [Late for the sky(1974)]의 커버, 영화 <매트릭스>의 포스터 및 극중 장면들,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속 '하울의 성'에 영감을 주어, 다시금 또다시 위대한 예술 작품들로 끊임없이 재탄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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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영화 <매트릭스 2-리로디드>(2003) 포스터

(우)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리고 지금, 마그리트의 세계에 정말 '온몸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 4월 29일(수), ‘인사 센트럴 뮤지엄’(Insa Central Museum)에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이 개최되었다. 9월 13일(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문화복합몰 ‘안녕인사동’에 위치한 ‘인사 센트럴 뮤지엄’(Insa Central Museum)에서 진행된다.

 

 

포스터 시안 6-06.jpg


 

이번 특별전은 회화, 사진, 다큐멘터리 등 총 160여 점에 달하는 주옥 같은 작품들로 이루어진 아시아 최초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다. 그의 작품을 멀찍이서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그리트가 형성해낸 그 상상의 세계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들이 구비되어 있다.


특히 네번째 세션 <인사이드 마그리트 Inside Magritte> 전시는 밀라노와 피렌체에서 크게 흥행한 바 있으며, 이탈리아 영상 디자인 스튜디오인 페이크 팩토리(Fake Factory)가 감독하고, 크로스미디어(Cross Media) 그룹과 브뤼셀 마그리트 재단이 직접 지원 및 전시 기획에 참여하였다.

 

총 5개의 세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단순히 마그리트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의 일생을 따라 가면서 그의 예술적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건과 주변인물에 대한 설명도 함께한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리트의 인생과 작품을 경험하는 이 전시를 통해 상식을 부수는 기발한 상상력을 가진 마그리트의 작품세계를 온 감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이민수, <사조와 장르>, 네이버캐스트.

 

      

포스터 시안 5 세로-01.jpg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Inside Magritte -

2020.04.29 ~ 2020.09.1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휴관일 없음

 

장소

인사 센트럴 뮤지엄

 

티켓 가격

성인(만 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 13~18세) : 13,000원

어린이(만 7~12세) : 11,000원

미취학아동, 만 65세 이상 : 6,000원

 

주최

크로스 미디어

지엔씨미디어

 

 

[장은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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