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 우리에게 예술이 필요한 이유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04.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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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예술인들의 생계가 위험해졌다. 예술인 10명중 9명은 수입이 감소했으며, 취소 및 연기된 행사는 약 2,500여건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많은 문화기관과 민간단체들이 문화예술 생태계를 보호하고자 후원과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먹고 살기도 힘든데 예술이 무슨 소용이냐”라고 묻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 아직까지 보통의 사람들에게 예술은 단순 가치재, 부차적인 것, 고급 취미이기 때문에 후원에 의문을 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설득은 위기 속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번 오피니언에서는 과거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예술인이 재난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살펴볼 것이다.
 
 

스페인독감후의자화상.jpg 

스페인독감 후의 자화상, Edvard Munch, 1919
 
 
위 작품은 뭉크가 스페인독감을 이겨낸 후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퍼져 2,500만명에서 1억명 정도의 사망자를 남긴 무시무시한 질병이었다. 가깝게 지내왔던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까지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하자 뭉크는 심각성을 느꼈고 위생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여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뭉크는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의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질병으로부터 승리한 그의 모습은 병마와 싸우는 국민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굉장히 위험하고 심각하지만 노력과 예방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한다.

장문의 글과 언어보다 한 폭의 예술이 훨씬 강력할 수 있음을 느낀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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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Arnold Böcklin, 1898
 
 
뵈클린은 유럽을 휩쓴 페스트의 공포를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남자가 박쥐의 등에 앉아 낫을 휘두르고 있고 여성은 쓰러져 있으며, 길가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있다. 이 작품은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 한다. 그 당시의 참혹함과 무력함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을 정도로 심각했음을 알리고 있다.
 
예술은 가장 생생하고 특수한 역사적 기록물이다. 강자에 의해 쓰이고 편집된 줄글의 역사책보다 솔직담백하기 때문이다. 진실은 작가가 정성껏 포장한 미적 은유에 쌓여 시간이 지나도 온전한 형태로 보존된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과거의 한 시점을 읽으려 할 때 예술 작품을 살피곤 한다.

이렇게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한 시대를 기록해 후대에게 정확한 지침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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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ight, 艾未未(Ai weiwei), 2008
 
 
대지진이 쓰촨 지역을 덮쳤고, 계속되는 여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구조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7만 명이 사망하고 2만 명이 실종되는 대참사는 사람들에게 끔찍한 트라우마를 남겼다. 천재지변 앞에 속수무책이 되어버린 인간들은 지진이 끝난 후에도 장기간 동안 공허함과 허탈함을 느꼈고,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야만 했다.
 
작가 아이웨이웨이는 예술로 전 국민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벌쩡 상처를 넘기거나 덮어두지 않고 마주하게 하여 건강하게 재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했다.

대지진으로 무너진 학교의 터에서 모은 얇은 철근들을 모두 곧게 펼쳐놓았고, 전시장 벽면엔 희생자들의 명단을 빼곡하게 채웠다. 국민들은 대지진을 받아들이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했다. 예술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상황을 보듬어줄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

재난을 그린 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았다. 이들은 예술이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한 시대를 가장 뚜렷하게 기록하며, 상황과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을 놓지 않고 지원하고 지지해야 한다.

물질의 회복과 정신의 회복이 함께 이루어졌을 때, 그때 우리는 “코로나19를 완전히 이겨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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