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예술과 지속성을 위하여

우리는 더 노력해야 한다
글 입력 2020.04.1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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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지속성을 위하여

우리는 더 노력해야 한다


Column 민현


 

 

1. 코로나와 문화예술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모두가 다 힘든 나날을 보내겠지만 문화예술인들에게는 그 걱정이 조금 더 크다. 실제로 한 공연기획사에 입사한 필자의 친구는 무기한 휴직 권고를 받았다.


봄과 여름동안 개최될 축제와 콘서트는 중단되었고, 설령 위험을 무릅쓰고 공연 전시를 보러가고 싶은 사람들도 선뜻 발길을 떼기 힘든 상황이다. 대학로 근처 소극장 역시 문을 굳게 닫았으며 평소에는 방문객들로 붐비는 인사동의 상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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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 상황을 보고 작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비전2030이 생각났다. 국가의 문화예술 정책을 대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미래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관련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K-콘텐츠를 필두로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왜 문화예술은 늘 배고프고 경제 침체에는 항상 직격탄을 맞을까? 그리고 그 누구도 문화예술 산업에 뛰어든 사람들에게 쉽사리 낙관적인 전망을 해주지도 않는다.


그 이유는 일전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음원 사재기 사건이 말해주듯, 문화예술은 정치적, 경제적 문제 앞에서 뒷전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이 성장가도를 걷고 있는 와중에도 산업의 건전성과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물론 언젠가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시 경제가 살아나고, 사람들이 다시 문화예술을 찾는다면 이 위기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문화체육관광부의 슬로건처럼 ‘문화로 행복한 국민’이 되기 위해서 문화예술인으로서 우리는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예술의 지속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그리고 다시 이러한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문화예술 산업에 종사하는 모두가 생각해보아야한다.

 

 

 

2. 지원과 후원



국가의 지원으로 예술인들의 힘든 상황을 단기적으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인들이 배고픈 이유는 창작의 노력에 비해 받는 값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은 시장에 있는 다양한 상품들처럼 값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예술가들은 자신이 만든 창작물에 가치를 부여하고 합당한 값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소위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대부분은 작품에 쏟은 시간과 노력 만큼의 값을 받지는 못한다.


그러나 창작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 곁에 있고, 넓은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예술이 창조한가치를 누린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예술 행위 자체는 값을 받지 않아도 그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문화예술의 성장에 일조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한 문화예술과 그 가치를 당연히 누려야 될 권리로써 누릴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치로 문화예술의 질적 성장이 이루어지면, 사회에도 긍정적 가치가 확산되며 사회의 성장을 가능하게한다. 그렇기에 문화예술은 국민에게 있어서 꼭 지켜야 할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 권리와 의무를 위해 우리는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문화예술 지원 정책이 만들어진다.


문화예술 지원 정책의 근간은 위와 같다. 따라서 문화예술 창작 지원 기금은 물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복지’의 영역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원이 필요한 문화예술인들은 자신의 예술과 문화의 발전을 위해 권리와 의무로써 국가의 지원을 꼭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작품이 나라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을 자랑스럽게 받아가야한다. 또한 모든 국민이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것처럼, ‘문화의 의무’를 지닌 국민들은 흔쾌히 그들을 위해 세금을 지원할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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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국가와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로 피해입은 문화예술계 지원 정책을 일찍이 발표했다. 생활이 어려운 예술인들을 위한 긴급 융자 대책 뿐만 아니라 오랜 절차를 기다리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긴급 대책을 시행한다.


서울문화재단은 이에 따라 총 45억원의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긴급지원을 시행했다. 창작자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일이 끊긴 기획자들에게도 지원을 약속했다.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지원이 아닌, 각 분야당 100명 내외의 상황이 힘든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이 필요한 예술인들에게는 단비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혹시 자신이 내는 세금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면, 문화예술 후원에 참여하는 건 어떨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인 1예술나무 키우기’라는 슬로건 아래 ‘예술나무 범국민 참여 캠페인’을 후원하고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후원을 통해 문화예술인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사회 개발, 사회 통합 등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문화예술의 지속을 희망하는 문화인이라면 예술나무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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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온라인 플랫폼



새로운 문화예술의 활로로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을 생각해보았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는 원래 기획했던 공연을 취소한 대신 방구석 콘서트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했다. 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을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등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퍼포먼스를 온라인으로 ‘송출’했다. 이에 더해 수많은 학교에서는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실시간 온라인 방송 시스템은 그 영역을 개인 방송 스트리밍의 영역을 넘어 각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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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체와 온라인 스트리밍 시스템이 합작해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이 아이디어를 평소에도 활용한다면 문화예술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미 완성되어 있는 플랫폼들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특정 분야의 문화예술은 소수의 향유자들에게만 열려있었지만, 온라인 스트리밍과 함께라면 그 영역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장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클래식이나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그 장벽이 너무나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그 장벽을 낮추고, 나아가 오프라인에서도 그들을 확보하면 어떨까.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예술인들과 함께 온라인을 통해 송출한다면 기대해볼만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다.


문학이나 전시같은 경우에도 온라인 큐레이팅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유튜브와 같은 양질의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향유자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입문자들에게는 조금 더 매력적인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을 담아 한 챕터씩 책을 읽고 실시간 독자들과 생각을 공유한다면 꽤 괜찮은 콘텐츠가 될 것 같다. 혹은 큐레이터가 전시장현장을 스트리밍한다면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시적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 향유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저작권의 문제와 사람들이 작품과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새 시대에 새로운 기술과 함께하는 미래의 문화예술은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자와 관리자 등 외부 인력이 기존의 역할과 더불어 이러한 문제점을 관리하고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면 발생가능한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4. 결국 문화예술은


 

평소에도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문화예술 공간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바쁜 생업부터 시작해서 학업, 육아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다보면 공연장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코로나 이후로, 그리고 또다른 어떤 경제적인 문제로 문화예술이 타격을 입더라도 건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한다. 모든 문화예술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민간을 가리지 않고 협업해야 할 것이다.


조금은 낙관적일 수 있지만 한국 문화예술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문화예술인들은 한국 콘텐츠의 독자성과 세계성을 지금도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가의 지원과 기술과의 협업으로 문화예술을 지속성을 확보하고 미래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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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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