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떠오르는 마스크 패션 [패션]

코로나 19 후의 시대, 패션 아이템이 된 마스크
글 입력 2020.04.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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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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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질병과 관련 없이 마스크를 사용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었다. 감기와 같은 질병과 관련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민낯을 가리거나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혹은 패션으로도 마스크를 사용한다.


하지만 유럽, 미국과 같은 서양에서는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사용하는 아이템, 혹은 범죄자가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서양 국가는 이런 문화적 차이로 인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을 꺼려했고, 심지어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한 동양 국가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우 발 빠른 대처로 코로나 19 문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간 반면 다른 일부 서양 국가들은 뒤늦게 방역망이 뚫리기 시작했고, 그 원인을 마스크 착용 여부에서 찾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마스크에 대한 문화적 선입견이 조금씩 옅어지고 많은 서양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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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로 마스크 수요량은 급증했고 이에 많은 기술력이 도입된 각종 마스크들이 시장에 쏟아졌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패션 브랜드에서 선보였던 마스크 디자인을 다시 재조명하고자 한다. 마스크 디자인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에도 런웨이에 모습을 드러냈었지만,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착용하기엔 문화적 차이가 큰 장벽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마스크나 헤드피스 같은 경우 런웨이 위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아이템 정도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모두들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지금, 패션 브랜드에서 선보였던 개성 넘치는 마스크 패션은 새롭게 다시 해석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기술력이 도입된 기능성 마스크에 더해 패션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패션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마스크 패션에 주목해야 한다.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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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F/W Marine Serre RTW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미세먼지 이슈에 대비하여 나온 디자인이지만 마스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지금 재조명되는 마린 세르의 컬렉션이다. 기능성이 결합된 마스크로서, 공기 흡입기에 마린 세르 특유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결합했다. 미세먼지에 대비해 섬유에 얇은 세라믹 입자를 더한 제품이다.

 

2019년에 나온 디자인인 만큼 미세먼지뿐만이 아니라 바이러스까지 차단 가능한지는 알 수 없으나, 현대의 기술력을 도입하면 충분히 상용화 가능한 제품이라고 판단된다. 작년 시즌에 나온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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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S/S Marine Serre RTW

 


마린 세르는 2020 S/S 시즌에서도 마스크를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마린 세르의 2020 S/S 컬렉션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모두 업사이클 소재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소재로 컬렉션의 절반을 채웠다고 하니 환경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로 제작된 데에 더해 우리의 건강까지 지켜줄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이라면 요즘 세대의 이목을 충분히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컬렉션에서 디자이너 마린 세르는 '기후 전쟁 끝에 살아남은 사람들'을 표현했다고 한다. 나는 '살아남은 사람'이 비단 '기후 전쟁으로부터' 살아남은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인 우리에게 또한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나의 견해로 보자면 2020 S/S 시즌 마린 세르의 디자인은 우리의 심정을 대변하는 비장하고 결연한 컬렉션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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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S Alexander Wang

 


2019 S/S 컬렉션에서 알렉산더 왕은 이민 1세대인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녹여냈다고 한다. 미국 풋볼 유니폼과 챔피언 반지를 포함해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요소들을 녹여내 컬렉션을 구성했다. 이번 패션쇼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가족의 이야기로, 자부심과 희망으로 가득 찬 90년대의 미국을 재해석했다. 이는 알렉산더 왕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도 한다.


레이스로 제작된 펑크 스타일의 얼굴 마스크를 사용하여 우아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룩을 연출했다. 특히 얼굴에 별과 스트라이프를 그려 마스크를 쓴 듯한 착시를 일으킨 것이 이목을 끈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룩에 잘 어울리는 연출이다. 2019 S/S 컬렉션에서는 메이크업으로 마스크를 쓴 듯한 효과만을 주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제작된다고 해도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없는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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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S/S Louis Vuittion

 


마크 제이콥스 X 리처드 프린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리처드 프린스의 오마주 런웨이로 유명하다. 기능적인 부분에선 마스크로서의 큰 역할을 못하지만, 간호사를 컨셉으로 한 이 런웨이에서는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마스크를 더욱 강조했다. 기능적인 부분만 보완된다면 패션 아이템으로서 손색없는 잇템(It-tem)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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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퀸(Richard Quinn)

 


리차드 퀸은 2017년 H&M 디자인 어워드(Design Awards)부터 지금까지 얼굴 전체를 뒤덮는 과감한 마스크 디자인을 시그니처로 선보이고 있다. 플라워, 기하학적 도형 패턴의 전신을 감싸는 디자인은 그의 시그니처로, 마치 모델이 아닌 마네킹이 움직이는 듯한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코와 입을 가리는 마스크에 더해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도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지금의 마스크는 방독면을 연상시키는 투박한 디자인부터 방충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까지 다양하게 소비되고 있다.


반대로 얼굴에 밀착되는 리차드 퀸의 복면도 기능적인 부분이 보완된다면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급부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실생활에서 착용하기엔 과하게 아방가르드한 패션이지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는 예측할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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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무라야마 (SHIN MURAYAMA)

 


TWONESS라는 브랜드의 디자이너이자, 자신 스스로를 마스크 메이커라고 소개하는 디자이너이다. 나이키 양말로 만든 헤드피스나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완성도가 높은, 그야말로 작품을 만든다. 실생활에서 쉽게 착용할 수 있는 마스크 디자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마스크를 주제로 하는 예술적인 작품을 제작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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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가수 혁오의 앨범 자켓 제작에 무라야마 신 디자이너가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키나 스투시와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리폼하여 마스크를 제작하거나,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마스크 디자인에 주목하는 만큼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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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Healthy Breath 사의 MEO 마스크

 


앞에서 살펴본 마스크 디자인은 모두 예술적인 패션 아이템에 중점을 두었다면, MEO 마스크는 실제로 판매 중인 기능성 마스크이다.

 

양모 필터 제조로 알려진 뉴질랜드 LANACO 사의 Helix 필터를 개발, 적용하였다. 미세먼지 차단 성능과 박테리아 차단 효과와 관련해 미국의 NELSON 연구소로부터 제품의 안전성도 입증 받았다.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된 마스크 프레임은 피부에 빈틈없이 밀착되어 공기의 유입을 최소화했다. 디자이너 Karen Walker 와의 협업을 통해 미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위의 모든 디자인들은 런웨이 위에서만 사용되었던 것에 반해 MEO 마스크는 기능성까지 입증되어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이미 사용 중이라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특히 MEO 마스크는 내장된 필터를 교체하여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제품이라고 보여진다.

 

 

 

OUTRO


 

앞으로는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의 세대로 나뉠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까지는 오로지 기능성만을 중시한 마스크, 코와 입을 가리는 용도의 마스크만이 시장에 유통되었지만 이후에 어떤 디자인의 마스크가 우리 생활에 만연하게 될지 모른다.


헤드피스라고 불리는 복면은 런웨이의 전유물이었고, 그 누구도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코로나 19 이후로 우리는 이미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시작은 헤드피스가 마스크로서 일반적으로 사용될 것을 예고하기도 한다. 코로나 19 사태를 트리거로 기능성 마스크와 패션브랜드의 협업이 더욱 증가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제 전세계적으로 마스크가 더 이상 낯설고 어색한 것이 아니게 되었고, 우리는 참신하고 신박한 마스크 디자인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 기능적으로 우리를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방어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마스크 디자인을 찾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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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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