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과 함께 걷다. - 출판저널 516호

글 입력 2020.04.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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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9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1년간 성인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52.1%, 독서량은 6.1권으로 2017년에 비해 각각 7.8포인트, 2.2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연간 독서율이란 1년간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을 나타낸다. 즉,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1년에 1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통계치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지만, 나 역시도 평균 연간 독서량인 6.1권에 못 미치는 독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할 말이 없었다. 2019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서 국민들이 독서하기 어려운 이유로 제일 많이 꼽은 것은 성인의 경우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 학생의 경우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였다. 나의 학창시절과 대학 생활을 생각해보면 정말 공감이 간다.


중ㆍ고등학교에 다닐 때를 떠올려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책을 읽는 것 외에 순전히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시간은 거의 없었다. 책을 읽는 게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독서를 하는 시간은 낭비처럼 느껴졌다. 풀어야 할 문제가, 들어야 할 인터넷 강의가 너무 많았으니까.


대학교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것이라 다짐했지만, 다른 미디어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진득하게 독서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어렸을 적 독서를 정말 좋아하던 나는 어느새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어버렸고, 책을 안 읽어버릇해서 긴 글을 읽는 게 점점 어려운 일이 되어 갔다.


한 사람의 독서 습관이 망가지고, 국민 전체의 독서 문화가 무너져 간다는 것이 악영향을 불러올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그 위기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이 가는 길을 함께 가며 책문화 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출판저널>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2020 연중특별기획



<출판저널> 516호에서는 2020 연중특별기획으로 ‘팬덤북스’의 박세현 대표. ‘버찌책방’의 조예은 책방지기,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의 석정연 작가를 소개한다.

 

 

- 출판이란 무엇인가


‘팬덤북스’의 박세현 대표는 출판기획이 무슨 책을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무슨 책을 팔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책과 대중인문서를 기획출판하고 싶어서 ‘팬덤북스’라는 출판사명을 지었지만, 필자는 이미 만들어진 ‘팬덤’을 어떻게 집중하게 만들 것인가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출판기획의 핵심은 ‘큐레이션’인 것이다. 그는 플랫폼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트랜드미디어 시대에서 출판 콘텐츠의 성공은 큐레이션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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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책방 전경

 


- 서점의 미래


‘버찌책방’의 조예은 책방지기는 자신의 책방을 단순히 책만 파는 상점이 아닌, 이야기와 꿈을 담은 공간으로 가꾸어나간다. 책방지기는 독서모임 ‘자기만의 방’과 북토크, 작심일년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며 ‘버찌책방’이 특유의 매력을 가진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한다.


얼마 전 처음으로 독립 서점을 방문하며 서점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작은 책방에는 대형 서점과는 다른 소박한 매력이 있다. 그곳에는 책방지기가 책과 소소한 이벤트들을 통해 전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조예은 책방지기가 자신의 책방이 일상에 쉼표를 찍는 책 휴게소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가졌듯, 책방은 책방지기가 바라는 각자의 다양한 콘셉트를 담고 책으로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는 공간이다.



- 도서관 이야기


석정연 작가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가진 의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도서관이 독자의 내적 성장 역할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면, 찾아가서 책 한 권을 읽힐 수 있다면, 스스로 자립할 힘을 기를 수 있다면 공공성을 실현하는 궁극적 목표가 아닐까. 삶의 실천 의지가 없거나 삶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해서 방활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을 주고받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고간이며 도구이다. 바로 도서관이며 책이다."



사유와 공유의 장으로서, 차별 없는 모든 사람에게 도서를 나누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존재 의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책문화생태계 모색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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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16호에서는 ‘대학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특집좌담의 주제로 삼는다. 대학의 위기는 국가의 토대가 되는 지식의 위기이기도 하며, 좋은 책을 저술하고 읽는 환경의 바탕에는 대학의 도서관과 대학 출판부가 있기 때문에 책문화생태계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조동성 국립인천대학교 총장은 조직이 혁신을 해야 하는 이유와 혁신의 방법에 대해서 말한다. 2018년에 교육부가 우수한 교육과정 혁신 사례로 꼽았던 국립인천대학교에서는 매트릭스 칼리지 등의 교육제도를 도입하고, 조직도와 조직 문화에서의 언어 혁신과 다양한 변화를 통해 성과를 내고자 한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사회가 대학의 존재 근거를 박탈해버리는 것이 대학의 진정한 위기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SK그룹, 포스코, 삼성 등 여러 기업이 기존 대학을 대체하는 기업대학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교육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대학이 취업을 위한 공간으로 전락하다 못해 존재 근거마저 사라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환경이 바뀌고 있기에, 대학은 다양한 방법으로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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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에서는 책문화생태계를 위해 부단히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을 뿐만 아니라, Magazine in Magazine 형태로 독서매거진 <독서경영>을 수록하여 출판과 독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듀얼 매거진으로서 기능한다.


연중특별기획, 컬럼, 인터뷰 등으로 책문화와 출판 관련 이슈를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간 도서에 대한 정보도 풍부하다.


책과 함께 걷는 <출판저널>을 통해 책문화 부흥을 위한 땀방울들을 보았고, 나 역시 책문화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지난 날을 반성하며 책이 가는 길을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저널 516호
- Publishing & Reading Network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mm

쪽 수 : 224쪽

발행일
2020년 03월 10일

정가 : 24,000원

ISSN
1227-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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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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