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네 번째 목소리, 작곡가 민찬홍

뮤지컬 <빨래>로 시작해 지금에 오기까지
글 입력 2020.04.0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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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4

작곡가 민찬홍

 


 


뮤지컬이기 때문에 갖는 특징이자 강점은 무엇일까? 여러 요소를 들 수 있겠지만, 결국 ‘뮤지컬’을 ‘뮤지컬’로 만드는 것 중 하나는 그 작품을 위한 일련의 ‘넘버’(number; 작품을 구성하는 개개의 음악적 분류 또는 수록곡 하나하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내용과 메시지가 각 장면에 맞는 멜로디를 타고 전달되며, 대사는 노랫말로 변한다. 이처럼, 넘버를 통한 적극적인 서사 전개는 뮤지컬의 큰 특징이자 많은 이들이 이 장르에 매료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변화무쌍한 넘버는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이번 인터뷰는 무려 15년간 국민 뮤지컬로 사랑받는 <빨래>를 비롯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잃어버린 얼굴 1895>, <신과 함께_이승편>, <랭보> 등 많은 작품에 선율을 붙인 작곡가 민찬홍님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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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찬홍 작곡가
 

Q. 안녕하세요, 찬홍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민찬홍이라고 합니다. 주로 뮤지컬 음악을 작업하고 있고요, 그 외의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찬홍님이 처음 작곡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계속해서 작곡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어린 시절, 집에서는 1년 365일 내내 항상 클래식 라디오 방송이 틀어져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예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으셔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클래식 음악이 남다르게 친숙해지던 10살 무렵에 부모님께서 ‘신사동 브로드웨이 극장’에 데려가서 오페라 음악이 나오는 <가면 속의 아리아>라는 영화를 보여주셨습니다. 제 또래의 친구들은 <우뢰매> 같은 로봇이 나오는 영화를 주로 보고 열광하던 시절 하필이면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영화를 본 것인데요, 이상하게도 영화 속 음악에 강한 끌림과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각종 클래식 음악회를 보러 다니고 LP판과 카세트테이프를 수집하여 소위 ‘덕질’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피아노 레슨을 받았던 것을 바탕으로 혼자서 오선지에 멜로디를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의 눈으로 보면 그야말로 낙서에 불과한 멜로디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중등부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중학교를 올라가면서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면접 때 매우 자상하게 질문해주시던 선생님께 레슨을 받게 되었는데 그렇게 평생의 은사님인 이건용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 본격적으로 작곡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전공을 하고 오랫동안 음악과 함께 숨 쉬어 왔기 때문일까요? 저에게 작곡은 일상을 늘 함께 하는 가족이나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음악과 함께 보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원동력이 없어도 작곡을 하는 일상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익숙함이 가능해진 이유는 작곡을 하는 순간순간이 가장 즐거웠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작곡이라는 작업은 여느 예술과 마찬가지로 고된 작업과 심적 고통을 수반하는 작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는 수학 공식을 푸는 것과도 같은 성취감과 쾌감이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얻어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매 순간 궁금해지고 기다려지고, 작품이 완성되고 발표될 때의 희열과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그러한 즐거움이야말로 작곡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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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 中
 

Q. 그런 다양한 즐거움이 있기에 계속해서 작곡을 해나간 거네요. 그렇게 꾸준히 작업하다 보면 찬홍님만의 관점이 생길 것 같은데요, “뮤지컬 작곡에 있어 정서표현이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찬홍님이 작곡을 할 때 작품과 캐릭터의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A. 뮤지컬 대본에는 항상 음악의 자리가 비어있는데 말이나 연기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음악을 통해 표현하여 전달력을 넓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악을 통해 어떠한 감정과 정서를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표현해줘야 작품이 완성이 될 지 고민합니다. 그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본을 읽고 분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캐릭터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작업실에서 혼자 여러 번 대본을 읽으면서 연기를 해보기도 하고, 곡이 나오면 노래를 불러보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일인 다역을 하는 셈인데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참고가 되는 다른 예술 작품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합니다. 도움이 되는 음악, 공연, 영화, 책 등을 살펴보면서 힌트를 얻다 보면 이 순간만큼은 작업임과 동시에 풍성하게 문화 향유를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어떤 단계보다도 가장 즐거운 것 같습니다.

곡을 쓰지 않는 일상의 시간 속에서도 작품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고 있어야만 합니다. 작품 한 편에 대한 고민을 길게는 몇 년 동안 붙잡게 될 수도 있죠. 샤워를 하거나, 길을 걷거나, 차를 타는 등의 순간에도 좋은 아이디어나 선율이 없을지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그래서 작품의 내용이 기분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깊이 빠져들어 작업하기 때문에 한 작품이 끝나고 나면 빠르게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야 새로운 작품을 만나기가 수월해집니다.
 

Q. 작곡이 찬홍님의 일상인 만큼, 오랜 시간 함께한 작품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아요. 대표작인 뮤지컬 <빨래>는 23차 프로덕션까지 제작되며 누적 공연 5천 회를 돌파하는 등 그야말로 창작 뮤지컬의 산 역사를 자랑하는데요, 찬홍님에게 <빨래>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A. 저에게 <빨래>는 늘 감사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빨래>는 원래 추민주 연출님의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들어졌던 작품입니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전해보자는 의도로 친한 학생들끼리 의기투합해서 즐겁게 공연을 올렸던 건데, 이렇게 오랫동안 공연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 했었죠. 그 이후 연출님이 극단을 만들고 초연을 올리게 되면서 오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뮤지컬 작품으로 데뷔할 수 있었고, 오랫동안 공연을 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빨래>를 시작으로 다른 다양한 작품으로까지 인연이 닿을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의미는 <빨래>와 함께 제가 성장해왔다는 것입니다. <빨래>가 지난 15년 동안 공연되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프로덕션과 경험들은 저에게 공연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알려주고, 나아가서는 인생을 알려주는 좋은 지침이자 스승이었습니다. 공연에 참여했던 무려 155명의 배우들과의 만남도 즐거웠고, 물론 훌륭한 스텝들과의 만남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솔롱고 역할을 했던 홍광호 배우가 자신의 콘서트에서 <빨래>의 넘버인 ‘참 예뻐요’와 ‘안녕’으로 처음과 끝을 장식했을 때 무척 감동 했던 기억이 나고요. 주인할매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며 ‘연기의 신’이라고 불렸지만, 때론 술 한 잔 기울이며 인생 상담을 해주던 멘토 같은 선배인 이정은 배우님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랐을 때 내 일처럼 기뻐하며 눈물지었던 것도 생각이 납니다. 투어 공연을 통해 전국 각지를 동료들과 함께했던 기억들. 일본과 중국에서의 라이선스 공연 초연에 참석했을 때의 언어를 넘어서 감동을 나눴던 기억들도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빨래>를 통해 만난 가장 감사한 기억은 역시 15년 동안 작품을 지켜주셨던 78만 명의 관객들이었습니다. 2008년 오픈 런 공연을 시작했던 첫 주에는 몇 줄 되지 않는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날도 있었는데, 몇 달 되지 않아 입소문을 내주시고 객석을 꽉 채워주셨던 순간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 뮤지컬 <빨래> 中 '참 예뻐요'
 

Q. 와, 한 작품의 역사를 고스란히 겪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겠죠?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을 하셨는데, 찬홍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혹은 도전적이었던 작품은 무엇인가요?

A. 매우 도전적인 작품은 많이 혹은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였습니다. 첫 대극장 작품이었고 많은 역사적 사건을 무대로 하고 있으며, 거기에다가 처절하고 고독한 인간의 내면까지도 담아내야 했기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과 매우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을 맡은 폭발적인 가창력의 차지연 배우에게 어울리는 노래, 서울예술단 단원들의 박력 있는 군무에 어울리는 춤곡도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서정적이고 대중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해왔던 것과 달리 클래식하고 진지하며 다소 어두운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이지나 연출님이 모던한 스타일로 연출을 하면서 음악에도 참신한 스타일을 여러 차례 요구한 덕분에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었습니다. 일본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한 여인의 너무나도 파란만장한 생애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손쉽게 표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기에 인기를 얻었던 영화도 매우 실험적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영화와 비교가 많이 되었기에 또 다른 활로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뮤지컬은 매우 감정을 절제하고 차가운 톤으로 각색 방향을 잡았습니다. 음악으로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어서 초반에 매우 애를 먹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형적인 뮤지컬의 어법보다는 좀 더 실험적이고 다양한 어법을 많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다양한 음악 장르를 한 작품에 쏟아부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음악적 다양성에 많은 관객분들께서 호응해 주심으로 인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차태현, 남상미 주연의 영화 <슬로우 비디오>였습니다. 영상 작업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작업이었는데, 김영탁 감독님이 직접 쓰고 연출한 시나리오와 편집본이 매우 감동적이었기 때문에 욕심이 많이 났던 작업입니다. 특히 미술과 풍경이 아름다운 멜로 영화였기 때문에 음악의 중요성이 컸고, 감독님도 전형적인 영화음악과 다른 개성이 드러나는 음악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6개월의 후반 작업 동안 40여 곡의 영화 삽입곡을 위해서 감독님의 끝없는 수정 요청을 받으며 백 몇십 곡을 작업하였습니다. 작업하는 동안은 길고 지난한 시간이었지만 덕분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 중간에 <빨래>의 넘버 ‘참 예뻐요’가 남상미 배우의 목소리로 깜짝 삽입되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中 '잃어버린 얼굴'

 
Q. 낯선 작업에도 꾸준히 부딪히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어떤 마음으로 도전을 대하는지 궁금합니다. 도전 과정에서 스스로 느꼈던 변화 혹은 깨달은 것이 있다면?

A. 작품을 쓰면서 변화나 깨달음은 늘 찾아옵니다. 제가 작품을 쓸 때 항상 명심하는 사항은 늘 새로운 것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동안 익숙하게 해왔었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중에서 아직 써보지 않은 것들을 꺼내서 쓰는 것이 저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며 폭을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의 한계를 한 뼘씩 넓히는 과정인 것이죠. 그러한 도전이 매번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은 막막한 기분을 느끼게도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완수하고 나면 과감한 도전이 좋은 결과를 안겨준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Q. 그렇게 한 뼘씩 넓혀온 것이 지금에 도달한 거네요. 다양한 작업을 거듭하다 보면 아무래도 어려운 순간 또한 생길 것 같은데, 혹시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달리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요?

A. 곡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자주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어쩌면 약간 무식해 보일 수는 있지만, 곡이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쓰는 것입니다. 물론 적당한 환기와 휴식을 통해서 좋은 컨디션은 유지해야만 합니다. 정해진 마감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 방법을 써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만족스러운 곡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해답을 찾지 못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을 억지로 발표하는 것을 상상해보면 정말 생각만 해도 괴롭습니다.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에 나오는 ‘여기는 어디인가’는 작품의 마지막 넘버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곡이었습니다. 앞부분은 한 번에 쓰였는데 그에 이어지는 후렴 부분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 넘버를 작곡하는 데에 걸린 석 달의 시간 동안, 이 넘버를 위해서 이십여 곡을 쓰고 마지막으로 쓴 곡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 하나 전전긍긍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 나오는 넘버 ‘마츠코 살해사건’은 반대로 첫 넘버이기 때문에 오래 붙잡고 있었습니다. 작품의 전체 톤을 잡아줘야 하는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아서 한 번 써놓고 한 달 동안 계속 수정을 했습니다. 첫 곡이 완성된 후에야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른 곡들은 손도 대지 못한 채로요. 한 달째 되어서야 마음에 들어서 두 번째 넘버로 힘겹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中 '마츠코 살해사건'
 

Q. 그야말로 ‘창작의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찬홍님의 무구한 열정이 전해지는 것인지 팬들은 찬홍님을 ‘민짜르트’, ‘민토벤’이라고 부르며 응원하기도 하는데요, 찬홍님의 곡을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관객에게 일러주고 싶은 넘버 감상 팁이 있을까요?

A. 팬들의 응원은 늘 무대 뒤에 존재하는 저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과분한 별명으로 불러주시는 것은 사실 매우 황송한 일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응원들 때문에 늘 혼자서 작업실에서 싸워야 하는 외로운 작업에서 큰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뮤지컬 감상법은 드라마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뮤지컬에서 넘버는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작업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넘버에 집중해서 보고 싶다면 음악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음악이 어떠한 감정과 느낌을 강조하려고 애썼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같은 선율을 어느 부분에서 다시 사용했는지 찾아보는 것도요. 그에 따라서 작곡가가 그 작품과 캐릭터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있는지 추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Q. 오, 저도 꼭 기억해서 감상해 봐야겠는데요? (웃음) 혹시 찬홍님이 가장 애정 하는 시간이 있나요?

A. 요즘에는 작업하는 시간을 비롯한 하루의 모든 순간이 대체로 즐겁기 때문에 가장 애정하는 시간을 고르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써 골라보자면 주로 휴식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집에서 혼자 뒹굴면서 취미를 즐기는 시간도 좋고요.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맛집에 가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요. 그 달콤한 시간들을 열심히 작업한 후에 얻어낸 보상이라고 생각하면 더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찬홍님의 삶에는 늘 에너지가 깃들어 있는 것 같아요. 아직 해보지 못한 분야 중, ‘한 번쯤 해보면 재밌겠다’라고 생각한 것이 있을까요?

A. 2018년에 ‘대명 팩토리 콘서트 시리즈’로 <컨택트>라는 이름의 단독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뮤지컬 작품이 아닌 저의 곡들을 한자리에서 엮어서 선보이는 자리였어요. 저의 음악을 더 집중해서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것에 많은 매력과 보람이 있었습니다. 공연의 형태로도 그러한 작업을 이어가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음반의 형태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뮤지컬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음반을 내기는 했지만 주로 OST 음반이 대부분이었거든요. OST가 아닌 독립된 음악으로 꾸며진 음반 작업도 많이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우연하게도 멋진 아티스트들과 음반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조금씩 생겨서요. 아마도 앞으로 선보일 기회들이 생길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을 해왔지만, 음악의 스타일과 장르뿐 아니라 음악을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더 다양하게 폭을 넓혀가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Q. 온전히 찬홍님이 담긴 앨범 꼭 들어보고 싶네요. 어느덧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빈칸을 채워 주시겠어요?

“작곡은 ~다.”

A. "작곡은 내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자,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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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뮤지컬에는 반드시 매력적인 넘버가 동반된다. 그리고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넘버들 뒤엔 음악에 대한 작곡가의 무한한 애정과 도전이 있다. 작곡가가 자신의 삶에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작품에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인터뷰였다.

공연을 보고 나서 며칠이고 흥얼거리게 되는 넘버들이 있다. 만약 유난히 귀를 행복하게 했던 넘버가 있다면, 오늘은 그 멜로디가 어떻게 장면을 대표하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대만의 선율을 찬찬히 그려 보길 바란다.
 

 


 
 
무대 밖, 그들의 목소리를 담다
과정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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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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