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총보다 강한 실, 실과 우리 역사의 관계를 밝히다

새롭게 조명하는 실과 우리 역사의 관계
글 입력 2020.03.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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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강한 실」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총보다 강한 ‘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총, 균, 쇠와 같은 표면으로 보이는 요소들에 집중했다. 그러나 「총보다 강한 실」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인류에게 총보다 강하게 균보다 강력하게 쇠보다 오래 연관되어있는 실은 인간에게 강한 영향을 주고 역사까지 움직였다. 「총보다 강한 실」은 이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 나라 그리고 여러 시대를 분석해 13개의 단원을 냈다. 이 글에서는 간단히 3개 정도의 단원을 골라 단원별로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를 언급하고 싶다.

 

첫 번째로 정한 단원은 책의 맨 처음에 나온 ‘1. 동굴 속의 섬유’이다. 옷감 짜기의 시초를 다루는데 동굴 속에서 발견된 실의 흔적들을 언급한다. 줏주아나 동굴의 원시인들이 식물을 이용해 실을 만들었다는 놀라운 증거는 실의 역사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크바바제가 발견한 섬유 가닥들이 놀라운 기술로 꼬아졌다는 것 그리고 색깔이 입혀져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선사시대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직물이 생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실의 역사가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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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원은 ‘3. 선물과 말: 고대 중국의 비단’이다. 나는 이 단원이 내가 모르던 사실을 알려주어 흥미로웠다. 흉노족과 한족이 있고 이 두 무리가 갈등하기도, 화해하기도 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이면에 실, 비단이 있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한족은 흉노족의 침입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흉노족에 조공한다는 약속을 했는데 주로 비단을 많이 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흉노족에는 비단이 갈수록 많이 쌓여 후에는 비단이 흉노족 계층의 상징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나는 여기서 ‘원숭이 꽃신 이야기’가 생각났다. 처음에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던 원숭이가 꽃신을 신고 그 편안함에 익숙해져 꽃신 없이는 살 수 없었다는 이야기인데 아마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한족에서 흉노족으로 망명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들은 한족의 계략에 놀아나고 있다”

 

그만큼 비단은 유용하고 소중하고 두 무리 간의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또한, 비단이 옷의 용도뿐만 아니라 소혜, 황제 휘종 그리고 한족의 황제가 했던 것처럼 유혹의 매개체로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고른 단원은 ‘11. 압력을 견뎌라: 우주여행에 적합한 옷’이다. 앞의 단원들이 실과 천의 역사였다면 이 단원은 미래와도 연결되기에 가져와 보았다. 이 단원 안에는 작은 소주제들, 예를 들면 ‘화성 탐사를 위해’ 같은 것이 나열되어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우주복에 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우주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실, 그리고 옷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옷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한데 마이콜 콜린스가 우주비행사와 우주복의 관계를 애증으로 표현했다고 하니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주복을 계속 입고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간다. 이 단원에서는 우주복이 어떻게 완성되었고 어떤 합성섬유를 썼는지 등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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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강한 실」은 쉽고 재미있게 예시를 들어 지식을 전달하기 때문에 여느 정보 전달책과 다르게 첫 문장을 보고 다음 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또한, 「총보다 강한 실」은 단원 앞에 단원의 주제와 관련한 명언이나 속담 등이 나와 있다. 친근한 문장은 그 단원은 쉽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읽다가 중간에 모르는 글이 나왔을 때도 그 문장을 떠올리면 이 단원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글을 쓸 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기존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책의 다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총보다 강한 실」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사실, 「총보다 강한 실」과 같은 지식을 전달하는 목적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알 필요가 있기에 읽어보는 것을 제안한다.

 

또한, 나는 「총, 균, 쇠」와 「총보다 강한 실」을 둘 다 읽은 독자에게 이 두 책 모두 다양한 시각으로 우리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고 어떠한 옳고 그름을 논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실제로 총, 균, 쇠가 우리의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고 실이 우리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도움을 준 핵심일 수도 있다.


「총, 균, 쇠」는 총, 균, 쇠에 대해 주목했다면 「총보다 강한 실」은 실에 대해 주목하고 있을 뿐이다. 역사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읽고 실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총보다 강한 실」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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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강한 실
-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


지은이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옮긴이 : 안진이

출판사 : 윌북

분야
역사 / 세계사

규격
145*220mm

쪽 수 : 440쪽

발행일
2020년 02월 10일

정가 : 17,800원

ISBN
979-11-5581-258-7 (03900)





저역자 소개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Kassia St Clair)
 
기자, 작가. 2007년 브리스톨 대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에서 18세기 여성 복식사와 무도회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책과 미술' 담당 편집자로 일했다. 그의 첫 책 『컬러의 말』은 12여 개국에 번역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두 번째 책 『총보다 강한 실』에서 그는 그동안 다뤄진 적 없었던 '실의 역사'에 주목한다.
 
이 책은 그의 저널리스트적 집요함과 연구자로서의 전문성이 더해진, 감각적인 필치의 역사서이다. 발간 후 영국 BBC의 Radio 4에서 이 주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영국 《선데이 타임스》 올해의 책, 서머싯 몸 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댈러스 미술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소호하우스 같은 국제 행사장에서 색과 직물, 실의 역사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안진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혼의 순례자 반 고흐』, 『헤르만 헤르츠버거의 건축 수업』, 『타임 푸어』, 『마음가면』,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컬러의 힘: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언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김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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