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출판저널 515호

책을 일상생활에서 가까이하는 방법
글 입력 2020.03.0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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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집에 있는 책을 보고 싶다고 하면 부모님은 숙제를 우선 끝내면 보게 해줄 거라고 하셨고 책을 사달라 하면 이번 시험 마치면 사줄 거라고 하셨었다. 독서 활동보다 학교 수업이 우선이었고 그런 환경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더욱 심해져서 돌이켜보면 10대 청소년 시절에 책을 읽었던 기억이 거의 없다.


책을 읽을 시간에 수학 문제, 영어 문제 한 개라도 더 풀어 입시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었던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나, 나는 그런 환경 속에서 자연스레 책과 멀어졌고 대학을 다니며 개인적인 여유가 생기기 전까지 책과 멀리하며 살았다.


이번 출판저널 특집좌담에서 정승욱 교수는 앞서 내가 겪은 사회적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며 문제 삼았다. 청소년들이 책을 읽어서 정신적인 자양분으로 삼고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입시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독서와 교육이 분리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독서가 곧 교육인데 환경적으로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어릴 적 나는 책이란 남는 시간에 읽어야 한다는 편협한 생각을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쉽다. 적어도 내가 다닌 학교에서는 독서를 장려하거나 독후감을 써오라고 하거나 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책을 제공하고 읽을 시간을 마련해 준다면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더욱 잘 알고 느끼고 배우고 단단한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잘 만들고 남녀노소에게 읽히게 하는 사회적 환경이 구축된 곳은 강대국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이 그러하며, 그 나라에서는 아동, 청소년부터 책 읽기를 습관화시키는 프로그램이 많으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독서 활동을 장려하고 예산도 편성해준다. 필자와 같은 환경 속에서 자란 대다수의 한국 청소년, 한국인들이 지금의 나처럼 다시 책과 가까워지게 될 일이 얼마나 될까.


청소년 독서장려를 하기 위해서 먼저 우리의 잠자고 있는 사회적 의식을 깨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서가 곧 공부임을 알고 학교, 학부모를 넘어서 정부, 출판사, 들의 도움의 필요하다. 물론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한국은 ‘직지심체요절’이라는 최초 금속활자를 발명한 나라다. 금속활자를 만든 이유는 선인들의 문화 의식 때문이었고, 배우기 쉬운 한글의 발명으로 활자는 더욱 보편화 되었다. 우리는 이미 좋은 여건과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독서 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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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이란 무엇인가 ‘책 읽는 귀족’



책 읽는 귀족의 대표인 조선우 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선우 씨는 ‘나에게 출판이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나의 존재 방식’ 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물질을 만드는 행위가 아닌 영혼을 만드는 일이며 인간의 정신을 담고 있는 하나의 우주라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그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

 

한 권의 책이 출시되어도 사람마다 고유의 생각 양식에 영향받아 파생되는 책의 영향력은 수십, 만개의 생각 그 이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게는 출판을 위한 책을 선정할 때의 나름의 기준도 확고하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종이책을 대신하는 전자책, 오디오북 등이 출시되고 있지만, 책은 시대에 맞는 옷을 갈아입을 뿐 영원하며, 언제 어느 때나 출판인은 ‘책’을 어떠한 식으로든 만들 것이라고 본다. 그게 ‘출판의 미래’에 대한 진실이다.

 

 

 

서점의 미래 ‘번역가의 서재’



서울 마포에 번역서만 전문으로 파는 서점이 있다. 양질의 번역서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번역가로서의 사명감으로 시작한 이곳은 당연히 국내 도서는 취급하지 않는다. 이런 독특함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서점 주인이 번역가이고 읽어 본 책을 소개하는 서점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더 나아가서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오가며 들리고 나만의 서재처럼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번역서는 번역가의 재량이 가장 중요하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가장 어렵기도 하다. ‘번역가의 서재’ 주인 박선형 씨는 번역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안목을 믿고 양질의 번역본으로 서점을 꽉꽉 채워 넣었다. 다른 나라의 문화의 색깔을 경험하고 싶을 때, 번역가의 서재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도서관에게 듣는 도서관 이야기 ‘바람 숲 그림도서관’



봄과 가을에 꼭 들러보고 싶은 도서관이 생겼다. 바로 강화군에 위치한 ‘바람 숲 그림도서관’이다. 교통도 좋지 않고 오픈 행사도 없이 조용히 문을 연 이곳은 삐뚤삐뚤 정성스럽게 적힌 이정표를 보고 동네 한 아이가 엄마를 졸라 어렵게 찾아왔고, 그렇게 시작되어 지금은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먼 곳에서도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그림책을 들고 해먹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책을 보는 생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바람과 숲 그림책 도서관은 도서관 이외에도 라오스에 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와 어린이 작가 교실,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모임 ‘시시콜콜’ 활동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림책은 영유아만의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볼 수 있는 매체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번 봄 따뜻한 주말에 바람 숲 도서관에서의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보고 싶다.

 

 

 

2020년 출판산업 전망


 

앞서 책 읽는 귀족 인터뷰에서 책이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칼럼에는 교보문고 이은호 씨가 미래의 출판산업 전망에 대해 다양한 시장의 성장과 그에 따른 책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테크콘텐츠의 확산에 따른 책의 활용방안, 초고령화 시대에 맞게 중장년층 소비자들을 위한 시장디자인 어디서든 간편하게 들을 수 있어 반응이 좋은 오디오 북이 출판업계에 미칠 영향, 그리고 셀프퍼블리싱의 활성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몇 년 전부터 책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시대에 접어들었다. 개인출판도 많아졌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더불어 종이책뿐 아닌 오디오, 전자책, 웹 등 다양한 형식으로 출시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 예상한다.

 


[전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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