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만화책으로 봤던 <작은 아씨들>을 20여 년이 지나 다시 접하게 됐다.
흐릿한 기억으로 기억해낸 <작은 아씨들>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개척해 나가는 잔잔한 네 자매의 성장소설이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접한 <작은 아씨들>에서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보였고 기혼 여자의 삶과 미혼 여자의 삶 어딘가와 자신의 꿈과 시대적인 정서 사이의 한계들이 보였다. 특히 욕심 많은 ‘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누구보다도 당당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여자였다.
‘작은 아씨들’의 또 다른 매력은 4명의 자매가 각자의 성격이 판이하다는 것이다. 동시대에 태어나 같은 부모 아래서 자랐지만,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과 목적에 따라 진취적으로 움직인다. 조와 메그, 에이미와 베스까지 각기 다른 이들 자매의 삶을 엿보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9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술술 읽혔다.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즈음 영화 '작은 아씨들' 을 영화관에서 관람했는데 영화 속에서는 시간상 중간에 뛰어넘어 애매하게 표현되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부분이 책을 읽으니 앞뒤 내용이 꽉 채워졌다. 책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책으로 보고 읽은 작은 아씨들은 이래서 지금까지 사랑받는 명작이구나 싶을 정도로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한편으로 씁쓸한 부분도 있었다. 영화 속에서 ‘조’가 자신의 원고를 들고 출판부 편집장을 찾아갔을 때 “여성 인물은 모두 결혼을 해야 한다. 아니면 죽든지.”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비혼을 외치던 ‘조’는 결국 마지막엔 결혼을 하게 된다. 독자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21세기 여성에게 결혼이란 선택이지만 소설 속의 시대에서 여성에게 결혼이란 ‘생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이해한다.
1800년대에 쓰인 작은 아씨들의 고민과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가난과 부, 사랑과 이별, 실패와 좌절 등 누구나 하는 고민이 네 자매의 삶 속에도 녹아 있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 아닐까 싶다.
삶의 해답을 고전에서 찾을 때가 종종 있다. 문학작품 속에서 배우고 성찰하기도 한다. 소설은 단순히 재미와 감동을 넘어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나에게 <작은 아씨들>은 그런 작품이었다. 이 세상의 수많은 여성에게 이 책이 읽혔으면 한다.
작은 아씨들
- Little Women -
루이자 메이 올컷
옮긴이 : 공보경
영미소설 / 고전
124*178mm
2019년 07월 30일
979-11-5581-217-4 (0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