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롭게 탄생한 고전 -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글 입력 2020.02.2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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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아_포스터.jpg

 


선배나 후배는 몰라도 동갑내기 친구들은 모두 그리스로마신화에 참 빠삭하다. 소위 우리 때에는 그 전설적인 책이 있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 최근에는 작화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여하간 그 시절 역사 공부는 더없이 아름답게 빛나는 여신,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남신과 영웅이 가득한 만화책으로부터 이뤄졌다. 기본 지식이 있기에 이와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귀는 쫑긋 눈은 반짝거리고 본다.

 

그런 점에서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에 더 관심이 간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화를 모티브로 한 여러 창작물 중 이 연극이 특히 특별한 이유는 제목에서 나타나듯 세 여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했다는 점.


기존 신화에서 헤라는 제우스의 아내로서 질투의 화신으로 등장하며, 아프로디테는 아름다움 자체를 표상하는 미의 여신이지만 진실한 마음보다 욕망으로 움직이고, 반면 아르테미스는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같은 여자임에도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이들이, 연극을 통해 한 자리에 모인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는 이들의 이러한 성향만 보여주지만 그 내면까지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다르다. 한 자리에서 서로의 밑바닥까지 드러낼 정도로 비난하고 다투면서 꺼내진 각자의 이야기는 점차 그녀들이 그렇게 살게 된 근원을 보여준다. 단순히 아름답고 멋진 여신으로만 비추어졌던 헤라와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세상을 재조명함으로써 신화와 여성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선사한다.

 

 

헤아아 공연사진 1.jpg

 

 

해당 공연의 시놉시스는 아래와 같다.

 

제우스의 명으로 올림포스의 12신이 소집된 날. 모임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게 된 헤라와 아프로디테, 그리고 아르테미스. 과거 아름답고 도도하기로 유명했지만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질투의 화신으로 전락한 헤라, 사랑의 여신으로 불리며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지만, 실상은 매일 밤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욕정의 여신 아프로디테,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오리온을 깊이 사랑하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가벼운 참견으로 시작된 세 여신의 대화는 점차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 변해가며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는데...


본인의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남편 뒤만 쫓는 한심한 여신이 되어버린 헤라, 진실한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듯 색을 탐하는 데만 집중된 아프로디테, 본인의 욕망을 접어둔 채 처녀임을 고집하고 집착하는 답답한 아르테미스. 서로를 비난하던 그들이 마주하는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과연 비난의 칼날을 거둘 것인가?

 

*


2016년 '산울림고전극장' 참가작으로 첫 선을 보인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당시 큰 인기로 앙코르 공연이 이뤄졌으며 그 또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장 공연까지 이어졌던 작품이다.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낸 치밀하고 정교한 대본은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에서 '극작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증명하였다. CJ문화재단 창작지원프로그램 '스테이지업'에 선정되며 공연계의 뜨거운 관심을 이어온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2020년 봄에 다시 한 번 그 막을 올린다.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사랑과 질투, 욕망, 분노 등 삶의 원초적인 모습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닮아있음을 날카롭게 짚어내고 있다. 유쾌하고 거침없는 대화와 짜임새 있는 드라마, 재기 발랄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은 연출로 현대 여성들의 속내를 시원하게 털어놓은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 '페미니즘 입문극'이라는 별칭을 얻은 데서 그치지 않고 지금 우리에게 여전히 필요한 이야기로 진화 중이다.


제1회 한국연출가협회 '젊은 연출가상', 제12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한 대학로의 주목받는 연출가 이기쁨, 인간의 삶을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진 작가 한송희,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창작집단 LAS의 매력적인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관객들이 선사해준 신뢰와 응원의 찬사 '믿(고) 보(는) 라(스)'! '믿․보․라'의 대표 레퍼토리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페미니즘 입문극 -


일자 : 2020.02.29 ~ 2020.03.2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쉼

장소 : 콘텐츠 그라운드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창작집단 LAS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90분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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