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타로, 내 운명을 부탁해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02.13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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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 명사. 14세기경부터 유럽에서 사용된 그림 카드. 본래 22매의 우의화(寓意 ) 카드와 56매의 점수 카드로 되어 있으나 지금은 점수 카드를 32매로 줄였다. 점치기나 게임에 사용한다.



여태껏 단 한 번도 타로를 보러 타로 집이나 점집을 가 본 적이 없다. 어렸을 적, 친구로부터 돈을 덤터기 맞았다느니,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의 느낌으로 말했다거나, 좋은 이야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안 좋은 이야기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며 끊임없이 괴롭힌다느니 하는 느낌과 이야기들 때문에 그런 점집을 기웃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나쳐갔던 것 같다.


그런데, 잠시 멈춰 섰다. 시작은 유튜브였다. 과거에 언젠가 몇 번 추천 영상으로 떴을 것이다. 그때마다 늘 그렇듯 자연스레 지나쳤을 것이다. 그런데, 2020년이 되고 슬쩍 본 내 띠의 오늘의 운세가 나쁘지 않았었다. 그렇게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오늘의 운세를 비롯해 직업 운, 애정 운, 미래의 내 모습, 우정을 포함해 여러 주제로 나뉜 ‘타로의 세계’로 내 발을 이끌었다.


댓글은 신세계였다. 번호를 고르면 몇 칸의 띄어쓰기 후, 긴 영상 속 말을 요약해 간단히 정리해 놓은 사람들의 댓글, 기 받아 가라는 메시지, 딱 맞아서 놀랐고, 실제로 해당 일이 일어났다는 댓글들 등. 서로서로 응원하는 한편,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토닥임도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미래에 대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얻고자 옹기종기 모인 작은 마을의 사람들 같아서 귀여웠다.


취업, 사랑, 이별, 우정, 나의 매력 등 큼직한 몇 개, 아니,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들었던 몇 가지 문장.

 


빛나는 꽃길만 남았다, 네 자체로 매력 있는 사람이다, 굳이 애쓰려 하지 마라.



나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기분을 좋게 할 문장들이다. 실제로 그렇지 않게 되더라도, 말이라도 이러한 말을 들으면 괜히 내일이 기대되고, 이번 주가, 이번 달이 설렌다. 오히려 더 탄력받아 용기를 얻거나 으쌰 으쌰 힘을 낼 수도 있다. 말의 힘이, 생각의 힘이 작용한다.


바짓가랑이라도 붙드는 심정으로 약해진 멘탈 회복을 위해 유튜브 타로 채널을 방문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한 마디에 심장이 쿵 내려앉고, 한 마디에 용기 폭발하는 말의 힘과 토닥임의 응원의 힘이 타로가 가진, 타로 채널 속 댓글들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나는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기운이 돌면 스킵 한다. 앞날이, 사는 게, 가시밭길이라도 기분 좋고 긍정적인 말은 날개를 달아주니까 되도록 편파적으로 들으려 한다. (하하)


타로 채널 안에서 처음 듣는 말이 있었다. ‘제너럴 타로.’ 사람과 면대 면으로 직접 보고하는 것이 아닌 보통의 평균치를 가진 타로란 뜻이다. 백 퍼센트 정확하진 않으니 너무 많은 관심과 상심은 금물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순전히 ‘재미로’라기엔 약간 신경이 쓰이고, 아니라기에는 괜히 기대하게 만드는 타로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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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 요즘이다. 숨을 열심히 쉬는 중이다. 타로에 대해 무관심한 내가 가끔 들어가 용기를 얻거나 작은 미소를 머금고 나오는 요즘이다. 모두가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도, 나도. 고개를 넘고 넘어도 여전히 어려운 인생과 사람, 사랑, 우정, 나에 대한 이야기에, 한 줄기의 작은 설렘과 기대가 독자와 나의 곁에 함께 하길 바란다.

 

타로 채널은 방대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 삼아 즐기기엔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일 것이리라. 가끔 들어가서 기분전환으로 삼기에 흥미로운 타로 채널. 명심하라, 좋은 것은 듣고 나쁜 건 되도록 흘려듣기.

 

 

[서휘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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