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움직임을 향한 화가 알렉산더 칼더의 열정 - 알렉산더 칼더 展

글 입력 2020.02.08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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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K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칼더 온 페이퍼> 전시에 다녀왔다. 키네틱 아트의 대가이자 모빌의 창시자인 칼더를 주제로 한 전시지만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회화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의 대표작인 모빌을 만날 수 없어 아쉬움이 들었지만, ‘그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새로운 기대감이 함께했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난 칼더는 ‘움직임’에 매료된, ‘움직임’을 햐안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Installation View, ⓒ K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19_06.jpg

 

 

움직임1. 서커스

 

전시는 칼더의 드로잉으로 시작된다. 칼더는 드로잉을 통해 예술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삽화가로 활동하던 시절, 2주간 서커스를 취재하게 된다. 칼더는 서커스에 출연하는 동물들, 곡예사, 광대 등을 드로잉하며 그 순간적인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집중했고, 이는 이후 그의 작품 세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커스는 칼더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그로 하여금 직접 서커스 공연을 열게 한다. 이 서커스 공연은 ‘미니어처 서커스 공연’으로 철사, 가죽, 천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칼더 자신이 직접 조종할 수 있었다.


전시에는 이 서커스 공연을 영상으로 담은 영상기록을 관람할 수 있는데, 영상을 보면 칼더가 얼마나 ‘움직임’에 관심이 많은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서커스를 좋아함과 동시에 서커스를 통해 ‘움직임’을 읽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Installation View, ⓒ K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19_05.jpg

 


움직임2. 몬드리안

 


몬드리안의 작업실을 처음 봤을 때, 한 방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고 아름다운 작업실은 그 자체로도 이색적이었다. 하얀 벽에는 검은 선으로 나뉜 칸막이가 그려져 있었고, 원색의 사각형도 몇 개인가 그려져 있었다. 그 위로는 빛들이 서로 교차하며 들어왔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 이것들이 전부 움직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 1930년 10월 몬드리안의 작업실을 방문한 이후의 칼더


 

1930년 10월, 알렉산더 칼더는 몬드리안의 작업실을 방문한다. 칼더는 몬드리안이 예술적인 실험을 위해 계속하여 배치한 직사각형의 색깔 종이들을 보고 큰 감명을 받는다. 칼더는 몬드리안의 영향을 받아 몬드리안이 주로 사용하였던 빨강, 파랑, 노랑 등의 강렬한 원색과 검정, 흰색을 사용하여 추상화 작업을 이어 나갔다.


몬드리안의 작업실에서도 ‘움직임’에 대한 영감을 얻은 칼더는 몬드리안에게 추상미술을 움직이게 만드는 작업을 제시하지만, 몬드리안은 자신의 작품은 이미 충분히 빠르다는 이유로 거절한다. 이에 굴하지 않고 칼더는 혼자 이 작업에 착수하기에 이르고, 곧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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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보는 것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보는 것의 문제일 뿐이다. 당신이 뭔가를 상상하고 만들 수 있다면, 그 즉시 당신은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우주는 존재하지만, 당신은 우주를 볼 수 없다. 당신은 그것을 상상해야만 한다. 무언가를 상상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그 무언가를 현실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다.

 

- 칼더


  

전시를 통해 만난 칼더는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예술은 재밌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칼더가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주장한 이유가 새로웠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우리의 상상으로 현실이 되고 우리는 현실주의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칼더는 실제, 자신의 상상을 실제로 구현했다. 서커스와 몬드리안의 작업실에서 느낌 작품의 ‘움직임’을 상상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하여 ‘모빌’을 창시하기에 이른다.


그의 드로잉작품을 시작으로 추상미술까지의 과정은 결국 이 ‘모빌’을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칼더는 모빌을 ‘삶의 기쁨과 경이로움으로 춤추는 한 편의 시’라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이 모빌은 그의 예술관을 모두 집약한 것이 아닐까?

  

칼더의 대표작품인 모빌이 전시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아쉬움으로 시작한 전시는 이 모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망라한듯한 내용에 새로움을 느끼며 마무리되었다. 전시는 비교적 짧아 4-50분이면 충분히 돌아볼 정도였다.


사진촬영이 허용되고, 포토존으로도 이용가능한 몇몇 공간들이 있어 사람들이 많을 경우 조금은 혼잡할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전시장 내부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꼼꼼하지 못했던 점들이 조금은 아쉽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칼더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평소 칼더를 좋아하지만 그의 대표작인 모빌 외의 다른 작품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칼더를 깊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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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칼더 展
- Calder on Paper -


일자 : 2019.12.13 ~ 2020.04.12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K현대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초등학생 : 10,000원
미취학아동 : 8,000원

주최
K현대미술관
 
관람연령
만 3세 이상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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